'구속 면한' 유아인…날로 느는 '디지털 성범죄'[사사건건]
by김범준 기자
2023.05.27 09:00:00
''마약'' 유아인 영장 기각…경찰, 재신청 검토
''n번방 방지법''에도…디지털 성범죄 증가세↑
경찰, 박지원·서훈 ''채용비리 의혹'' 수사 착수
[이데일리 김범준 기자] ‘마약류 5종’ 상습 투약 혐의로 구속 기로에 섰던 배우 유아인(37·본명 엄홍식)씨가 일단 구속을 면했습니다. 경찰은 추가 소환 조사 등 수사를 보완해 유씨에 대한 구속영장 재신청을 검토할 방침입니다.
디지털 성범죄물 유통을 막기 위한 이른바 ‘n번방 방지법’ 시행 3년이 지났지만, ‘제2의 n번방’ 등 온라인 성 착취 범죄는 오히려 늘어났고 증가세도 가팔라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한편 경찰은 부정 채용 혐의를 받는 박지원(81) 전 국가정보원장과 서훈(69) 전 국가안보실장 각각 자택에 이어 국가정보원 본청을 압수수색했습니다.
| 마약 상습 투약 혐의를 받는 배우 유아인(37·본명 엄홍식)이 지난 24일 밤 구속영장 기각 후 서울 마포경찰서를 나서며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사진=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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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일 경찰에 따르면 서울경찰청 마약범죄수사대는 유씨가 앞서 법원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에서 진술을 번복하고 코카인 투약 혐의를 부인한 만큼 조만간 추가 소환 조사를 진행할 예정입니다. 또 수사 전개 상황에 따라 유씨에 대한 구속영장을 재신청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습니다.
앞서 지난 24일 서울중앙지법 이민수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유씨의 마약류관리법 위반(향정) 혐의 영장심사를 열고 “방어권 행사의 범위를 넘어 증거를 인멸하거나 도망의 염려가 있다고 단정하기 어렵다”며 구속영장을 기각했습니다. 이날 오전 10시30분쯤 법정에 출석한 유씨는 낮 12시40분쯤 심사를 마치고 포승줄에 묶인 채 나와 서울 마포경찰서 유치장에서 대기하다가 오후 11시40분쯤 석방돼 귀가했습니다.
유씨는 이번 영장심사에서 경찰이 적용한 혐의의 상당 부분을 인정하면서도, 코카인 투약 혐의에 대해서는 완강히 부인하는 입장을 유지하는 한편 경찰 조사 단계 때와 달리 일부 진술을 번복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유씨와 함께 마약류를 투입한 혐의로 공범으로 지목된 미대 출신 작가 최모씨에 대한 구속영장도 기각됐습니다. 경찰은 지난 2월 인천공항에 입국한 유씨를 체포하고 수사를 시작한 지 103일 만에 구속영장을 신청했습니다. 유씨는 현재 대마·프로포폴·코카인·케타민·졸피뎀 등 다섯 종류의 마약류를 혼자 또는 주변 지인들과 함께 투약한 혐의를 받고 있습니다
| 통신매체 이용 음란범죄 발생 건수.(자료=조은희 의원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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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가 조은희 국민의힘 의원실을 통해 입수한 경찰청 ‘통신매체 이용 음란범죄 발생 건수’에 따르면 5년간 꾸준히 증가세를 보였습니다. 지난 2017년 1249건이던 통신매체 이용 음란범죄 발생 건수는 2018년 1365건, 2019년 1437건, 2020년 2047건, 2021년 5067건, 지난해 1만594건으로 증가세가 더욱 가팔라지고 있는 상황입니다.
특히 2020년 ‘n번방 방지법’이 시행 이후에도 1년 새 두 배 이상인 약 147% 늘었고, 작년에는 전년보다 무려 약 417% 급증한 규모입니다. 올해는 지난 4월까지 집계된 발생 건수는 3533건으로 넉 달 새 벌써 2020년 한 해 발생 건수를 웃도는 수준을 보이고 있습니다.
통신매체 이용 음란죄는 성적 욕망을 유발하거나 만족시킬 목적으로 전화, 우편, 컴퓨터, 그 밖의 통신매체를 통해 성적 수치심을 일으키는 말·음향·글·그림·영상·물건을 상대방에게 도달하게 한 사람에게 적용하는 범죄입니다. 현행 관련법상 2년 이하 징역 또는 2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질 수 있습니다.
| 박지원(왼쪽) 전 국정원장과 서훈 전 국가안보실장.(사진=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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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일 경찰에 따르면 서울경찰청 반부패·공공범죄수사대는 지난 24일 오전 박 전 원장과 서 전 실장의 자택을 압수수색하고 재임 시기 업무와 관련한 기록들을 확보했습니다. 또 같은 날 이어 서울 서초구 내곡동 국정원 본청 국정원장 비서실장실과 기획조정실에서 압수수색 영장을 집행했습니다. 경찰은 이날 압수수색을 통해 박 전 원장과 서 전 실장의 채용비리 의혹과 관련해 국정원이 보관중인 채용관련 서류 등 자료 일체를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박 전 원장과 서 전 실장은 각각 국정원장을 지내던 시절 자신의 측근들을 국가안보전략연구원(전략연)에 취업을 청탁하거나 부당하게 개입한 의혹을 받고 있습니다. 박 전 원장은 2020년 8월 국회의원 시절 강모 전 목포시의원과 박모 전 비서관 등 자신의 측근 보좌진 2명을 전략연 연구위원으로 채용되도록 압력을 행사한 혐의를, 서 전 실장은 2017년 8월 전략연 채용 기준에 미달한 조모씨를 연구기획실장으로 채용하도록 한 의혹을 받습니다.
국정원은 올 초 문재인 정부 시기 인사업무에 대한 자체 감사를 벌이고 이와 같은 의혹을 포착해 경찰에 수사를 의뢰했습니다. 경찰은 박 전 원장과 서 전 실장을 채용 비리 및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혐의 피의자로 입건하고 본격 수사에 착수했습니다. 경찰은 이번 압수수색을 통해 확보한 압수물 등 자료 분석을 통해 조만간 박 전 원장과 서 전 실장을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해 조사할 방침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