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뷰티도 초개인화 시대…수익보다 투자 집중"

by백주아 기자
2023.05.03 05:33:00

[K-뷰티 신동력 맞춤형 화장품]③박용재 아모레퍼시픽 ‘넥스트뷰티1팀’ 팀장 인터뷰
맞춤형 커스텀미 ''비스포크 에센스'' 출시
100만건 데이터 기반 1:1 맞춤형 제품 제조
높은 제조 원가에도 합리적 가격 접근성 높여
맞춤형 뷰티 ''반드시 가야할 길'' 투자 ...

[이데일리 백주아 기자] “기존의 기성제품만으로는 다양한 고객 요구에 대응하기 어렵다는 게 ‘비스포크 에센스’를 기획하게 된 배경입니다.”

최근 서울 용산구 아모레퍼시픽(090430) 본사에서 만난 박용재 넥스트뷰티1팀 팀장은 맞춤형 뷰티 시장 진출 배경에 대해 이같이 전하고 현재는 수익 관점이 아닌 투자측면에 무게를 두고 있다고 전했다.

비스포크 에센스는 개인의 피부상태나 생활 습관을 고려해 주문 제조한 제품이다. 스마트폰 카메라로 얼굴을 촬영하면 인공지능(AI) 기술로 주름, 색소 침착, 모공, 홍반(민감도) 등 4가지 피부상태를 분석한다. 평소 피부 고민, 생활 양식, 취향에 관한 설문을 마치면 세상에 단 하나뿐인 나만을 위한 제품이 탄생한다. 현재 축적한 데이터 기반으로 총 1만8400여개의 각기 다른 제품을 생산할 수 있다.

박용재 아모레퍼시픽 넥스트 뷰티1팀 팀장. (사진=이영훈 기자)
특히 아모레퍼시픽은 맞춤형 화장품을 뷰티 사업이 아닌 데이터 사업 관점에서 접근한다. 지난 80여년 간 축적한 100만건 이상의 고객 데이터를 활용해 상품을 기획하고 서비스로 제공할 수 있는 가장 적합한 유형이기 때문이다.

박 팀장은 “사업 계획을 세울 때 맞춤형 뷰티를 ‘커넥티드 뷰티’로 정의했다”며 “고객의 생활주기를 데이터로 연결하고 관련 상품과 서비스를 제공하는 모델이 바로 맞춤 뷰티”라고 설명했다.

피부 분석에 사용되는 AI 기술은 아모레퍼시픽만의 내재화 기술을 적용했다. 이 회사는 2016년 ‘뷰티 테일러’라는 애플리케이션 서비스를 시작으로 피부 진단 기술을 고도화해왔다. 화장품 전문가와 IT 기술자, 임상 전문가까지 세 분야 전문가 집단이 머리를 맞댄 결과 초고도화 한 피부분석 기술이 완성됐다. 통상 정보기술(IT) 전문가가 만드는 시중 AI 기술과 차별화되는 지점이다.



박 팀장은 “100만여 건의 피부 데이터를 활용해 피부 문진, 진단을 설계해 상품을 기획했다”며 “단순한 감이 아닌 데이터에 집중한 피부 진단 기술로 전 세계 어디 내놔도 빠지지 않는 최고 기술이라고 자부한다”고 말했다.

고객이 비스포크 에센스를 주문하면 오산 공장 내 별도의 맞춤 조제 시설에서 24시간 내 즉시 제조된다. 클린룸으로 조성된 시설은 외부 미생물과 먼지가 들어오지 못하도록 철저히 차단돼있다. 조제 관리사 외에는 시설 출입도 불가능하다.

맞춤형 화장품은 대규모 투자가 불가피하다. 기존 완제품보다 제조원가가 높을 뿐만 아니라 1일 내에 개별 제품을 생산해야 해서 생산능력도 제한적이다.

박 팀장은 “투자 관점에서 맞춤형 화장품 사업을 키워단가는 계획”이라며 “원가구조 등을 감안하면 지금보다 2~3배 이상의 가격을 책정해야 한다”고 전했다. 이어 “하지만 서경배 회장을 비롯한 고위 경영진들은 ‘합리적 가격으로 고객경험을 확대하자’는 의지가 크다”며 “초개인화 시대를 맞아 맞춤형 제품은 거수를 수 없는 추세다. 언제냐가 문제지 반드시 가야할 길”이라고 강조했다.

커스텀미 비스포크 에센스. (사진=아모레퍼시픽)


커스텀미 비스포크 에센스 제조 과정. (사진=아모레퍼시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