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부, CPTPP 가입신청 산업계 간담회 "새로운 기회 만들어야"

by김형욱 기자
2022.04.27 06:00:00

여한구 통상본부장 "공급망 교란 심화…안정 공급망 구축 필요"

[이데일리 김형욱 기자] 여한구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본부장이 27일 산업계와 만나 포괄·점진적 환태평양동반자협정(CPTPP) 가입신청의 필요성을 역설하고 산업 현장의 우려를 공유한다.

여한구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본부장이 지난 26일 글로벌 탄소 무역장벽 현황과 과제 세미나에서 발언하는 모습. (사진=산업부)
산업부에 따르면 여 본부장은 이날 오전 서울 대한상공회의소에서 CPTPP 가입신청과 관련한 산업계 간담회를 열고 추진 경과와 보완대책을 설명한다.

CPTPP는 일본, 호주, 베트남, 캐나다 등 아시아·태평양 11개국이 2018년 결성한 다자간 무역협상이다. 2017년 미국이 환태평양 경제동반자 협정(TPP)에서 탈퇴하자 나머지 국가가 주도로 CPTPP를 결성했다. 우리 정부는 2018년부터 이곳 가입에 관심을 보인 끝에 이달 15일 가입 신청을 추진키로 확정했다. 산업부는 지난해 9월부터 전문가·산업계 간담회를 열고 본격적으로 공론화에 착수했다. 이 과정에서 농어업계의 반대로 공청회가 파행하기도 했으나 국내외 협상과 절차가 수년이 걸리는 만큼 신청 자체를 더 늦출 수 없다며 가입 추진을 확정했다.

여 본부장은 이 자리에서 CPTPP 가입 필요성을 역설한다. 그는 모두발언을 통해 “CPTPP 가입은 TPP 시절부터 8년 이상 검토해 온 과제”라며 “우리 기업이 급변하는 통상 환경에서 새 시장과 협력 파트너를 확보하는 데 큰 도움이 되리라 생각한다”고 했다. 이어 “특히 코로나와 우크라이나 사태 등으로 공급망 교란이 심화하고 상시화하는 상황”이라며 “CPTPP 같은 아시아·태평양 지역 협정 가입을 통한 안정적 공급망 구축이 그 어느 때보다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CPTPP 가입에 따른 산업계의 추가 시장개방 부담도 최소화하겠다고 했다. 여 본부장은 “우리 산업계 부담이 일부 발생할 수 있지만 업계와의 긴밀한 소통으로 협상 전략을 고민하고 보완 대책도 충분히 마련할 것”이라고 전했다. 이어 “우리는 10년 전 산업·농업계의 우려에도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이란 담대한 도전을 선택했고 이는 양국 교역·투자 증진에 이바지했다”며 “또 한번 선택과 도전에 직면한 우리 경제의 새로운 도약을 위해 CPTPP를 통해 새로운 기회를 만들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번 간담회에는 중소벤처기업부를 비롯해 대한상의, 무역협회, 중기중앙회 등 경제단체와 철강·석유화학·섬유 등 업종별 협회 15곳 관계자가 참여해 CPTPP 가입에 따른 업종별 유·불리와 보완 방안을 논의했다.

산업계는 CPTPP 가입 시 철강·섬유 등 업종이 멕시코, 베트남, 말레이시아 등 지역에서 일본 등 경쟁국 대비 불리한 여건을 개선해 수출 확대 기회가 커질 것으로 보고 있다. 또 데이터의 자유로운 이동을 포함한 디지털 무역 규범 도입으로 디지털 헬스나 핀테크, 에듀테크 등 강소기업의 성장 기회도 커지리란 분석도 나온다. 그러나 기계·정밀화학·자동차부품 등 업종의 중소기업은 일본 경쟁사와의 기술 격차가 있어 경쟁 부담이 커질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정부는 이를 중소기업에 대한 다양한 지원 정책으로 보완한다는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