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후보 전속 `작가 K` "마지막 컷은 광장의 환호"[인터뷰]

by이성기 기자
2022.02.25 06:00:00

`길 위의 작가` 김진석 사진작가 인터뷰
문재인 대통령 거쳐 이낙연 전 대표, 이재명 후보 담당
"이 후보 뒷모습, 국민들 향해 조금씩 나아가는 책임감 느껴져"

[이데일리 이성기 기자] 작가 K. `길 위의 작가`로도 통하는 사진작가 김진석(48)씨는 애초 정치권과는 거리가 멀었다. 매체 사진기자로 활동하던 그는 매년 세상 곳곳의 길을 걸으며 사람과 풍경을 렌즈에 담았다. 제주 올레길에 매료돼 전속 작가로 있던 그를 여의도로 이끈 것은 `촛불`이었다. 김 작가는 “`촛불 정국` 때 작업한 사진들을 본 당시 문재인 대표 측에서 요청이 와 인연을 맺게 됐다”고 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 전속 사진팀을 이끌고 있는 사진작가 김진석씨가 지난 20일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이 후보의 얼굴을 배경으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방인권 기자)


문재인 정부 출범과 동시에 청와대로 들어갔지만, 자유로운 영혼은 그를 가만히 머물게 두질 않았다. 1년 6개월 동안의 `대통령 전속 사진작가`라는 짐을 내려놓고 2018년 8월 청와대를 나오면서 `고려인이 사는 모든 곳을 직접 가보자`고 결심했다. 동유럽과 러시아, 독립국가연합(CIS) 지역 11개국 20여개 도시를 돌면서 4000여명의 고려인을 만났다. 1930년대 겪은 강제 이주와 공산주의 체제, 실향민의 설움 등을 떠올리며 바라본 그들의 모습은 사진집 `고려인, 카레이츠`에 고스란히 담겼다.

다시 여의도로 돌아온 것은 지난해 4·7 재보선 때였다. 연을 맺었던 정치권의 요청을 뿌리칠 수 없었다. 대선 예비후보 경선 당시 이낙연 전 대표를 전담했던 그는 이제 이재명 후보의 전속 사진팀을 이끌고 있다.

김 작가는 “이제 일주일 정도 곁에서 봐 왔는데 `차갑다``무섭다`는 느낌 보다 이면엔 부드러운 모습과 재미있는 표정도 많이 가진 사람”이라고 했다.

하루 평균 1만 5000장에서 2만장 정도 찍는 사진, 인물 자체 보다는 공간에 비중을 둔다. 김 작가는 “방송 토론 현장이든 유세 현장이든 그 공간 내에서 후보가 어떤 행동을 하고 어떻게 조화를 이루는지를 전달하려 애쓴다”고 설명했다.

유세 현장에서 연설할 때 표정 보다는 뒷모습에 자꾸 눈길이 간다고 했다. 김 작가는 “(비주류로서)싸움으로 일관해 온 삶이다보니 보이는 모습에 대한 부담감이 많지 않았나 싶다”면서 “그간의 고단함과 아련함이 동시에 묻어나는 느낌”이라고 했다.



특히 지난 16일 서울 잠실새내역 유세 장면이 기억에 남는다. 김 작가는 “연설이 끝나고 퇴장하는데 또 하나의 숙제를 해 냈다는 홀가분함, 한 단계 또 발돋움해간다는 자신감이 더 진하게 묻어났다”고 전했다.

후보에게 어울리는 색깔을 묻자 잠시 뜸을 들인 그는 “10% 정도 농도가 짙은 파랑색”이라고 했다. 민주당의 보편성(파랑)에 좀 더 단호한 느낌을 준다는 게 이유다.

사진작가 김진석씨가 렌즈에 담은 무수한 사진 가운데 유독 애착이 간다는 이재명 후보의 뒷모습. 공식 선거운동 이틀째인 지난 서울 잠실새내역에서 유세를 마친 이 후보가 지지자들을 향해 엄지손가락을 들어보이고 있다. (사진=김진석 작가 제공)


지금껏 담은 무수한 장면 가운데 수많은 인파 속 후보의 뒷모습에 유난히 애착이 간다. 김 작가는 “쓸쓸해 보였던 후보가 국민들 속에서 더이상 혼자 외롭지 않게 된 느낌”이라면서 “국민들이 자신을 바라보고 있다는 것을 말 한 마디 행동 하나, 조금 더 책임감 있는 모습으로 나아가고 있다는 의미가 담겼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다음달 9일 선거가 끝나면 머물지, 다시 또 길을 향해 떠날지 구체적인 계획은 없다. 다만, 마음 속으로 꿈꾸는 `마지막 컷`은 남겨두었다.

“어디서 하게 될지는 모르겠지만, 선거 결과가 발표되고 나서 광장에 모여 시민들이 (후보에게)환호하는 장면을 꼭 담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