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 대란 임박했나…'100달러 돌파' 더 다가간 유가
by김정남 기자
2022.02.05 06:54:56
WTI, 또 2.3% 뛰며 배럴당 92.3달러 마감
[뉴욕=이데일리 김정남 특파원] 국제유가가 또 급등하면서 배럴당 100달러 레벨에 다가섰다.
4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상업거래소에서 3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은 전거래일 대비 2.26% 급등한 배럴당 92.31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2014년 9월 말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장중 93달러를 넘기도 했다.
런던 ICE선물거래소에서 4월물 브렌트유 역시 장중 내내 배럴당 93달러 위에서 거래가 이뤄졌다. 이 역시 2014년 10월 이후 최고치다.
최근 유가를 끌어올리는 건 지정학 위험이다.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은 이날 미국 워싱턴DC에서 즈비그니에프 라우 폴란드 외무장관과 회담하면서 “러시아 앞에는 두 가지의 길이 있다”며 “하나는 안보 우려를 해소하기 위한 대화와 외교이고 또 다른 하나는 (우크라이나에 대한) 침략의 길”이라고 했다. 그는 “러시아가 침략을 택하면 엄청난 결과를 초래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폴란드는 우크라이나와 국경을 접한 나라다. 올해 유럽안보협력기구(OSCE) 의장국이다. OSCE에는 미국과 러시아가 함께 포함돼 있다.
이에 맞서 러시아는 중국과 밀착 관계를 강화하고 있다. 로이터 등에 따르면 러시아 국영가스 기업인 가즈프롬은 이날 중국석유천연가스공사(CNPC)와 연 100억㎥의 러시아산 천연가스를 극동 지역 가스관을 통해 중국에 공급하기 위한 계약을 체결했다. 이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중국 방문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의 정상회담에 맞춰 나왔다. 다분히 서방 진영을 의식한 행보라는 평가다.
러시아는 세계 주요 산유국 중 하나다. 러시아가 주요 원자재의 공급을 끊어버릴 경우 세계 에너지 대란은 불가피하다.
여기에 더해 미국 텍사스를 비롯한 미국 중서부 지역의 눈폭풍 악재까지 나왔다. 이는 미국 내 일시적인 원유 생산 차질을 빚을 수 있는 재료다.
원유시장은 이미 국제유가 100달러 시대 도래는 시간문제라는 관측이 다수다. WTI 가격이 배럴당 100달러를 넘은 건 2014년 7월이 마지막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