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더부터 바젤리츠까지 컬렉터 마음 뒤흔드네

by김은비 기자
2021.10.21 05:45:00

유럽 명문 타데우스 로팍, 한남동에 오픈
페이스갤러리선 ''모빌 창시자'' 칼더 개인전
獨갤러리 쾨닉, 카타리나 그로세 신작 선봬
"해외 갤러리 국내 진출에 시장 더욱 활기"

[이데일리 김은비 기자] 세계적 갤러리가 한국 미술 시장을 주목하고 있다. 올해 초부터 국내 미술품 경매 시장 및 아트페어가 연달아 역대급 매출을 경신하며 급성장하면서다. 여기에 기존 아시아 미술 중심지였던 홍콩의 정치적 불안정으로 아시아에 작품을 소개할 새 중심지로 한국이 부상하고 있는 것이다. 이에 유럽, 미국 등 세계적 갤러리들이 속속들이 한국에 분관을 열며 국내 수집가들을 만나고 있다.

최근 서울 한남동 타데우스 로팍 서울에서 개인전을 개최한 게오르그 바젤리츠가 독일에 있는 자신의 스튜디오에 앉아있는 모습. (사진=타데우스 로팍 서울)
대표적인 예로 런던, 파리, 잘츠부르크 등에 지점을 둔 유럽 명문 화랑 타데우스 로팍이 최근 서울 한남동에 서울점을 첫 개관했다. 1983년 오스트리아에서 문을 연 갤러리 타데우스 로팍은 안젤름 키퍼, 게오르그 바젤리츠, 앤서니 곰리, 엘리자베스 페이튼 등 세계적인 작가 60여 명을 소속 작가로 두고 있다. 타데우스 로팍 대표는 “서울은 올 때마다 새롭고 다이내믹한 곳”이라며 “서울점을 통해 해외 작가를 소개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아시아 작가를 유럽 무대에 적극적으로 소개하고자 한다”고 개관 소감을 밝혔다.

타데우스 로팍은 서울점 개관 첫 전시로 독일 현대회화의 거장 게오르그 바젤리츠(83)의 개인전 ‘가르니 호텔’을 다음달 27일까지 개최한다. 인물 등이 거꾸로 뒤집힌 구도의 그림으로 유명한 바젤리츠는 가장 영향력 있는 현대미술가 중 한 명으로 꼽히는 작가다. 이번 전시에서 바젤리츠는 서울 전시를 위해 특별히 제작한 회화 12점과 드로잉 12점을 선보인다. 대형 회화 연작에는 부인 엘케의 이미지를 담았다. 비정형적 공간 속에 고립돼 매달린 형상을 작가 특유의 과감하고 추상적인 터치로 표현했다. 타데우스 로팍 서울은 바젤리츠의 전시 후 12월에는 알렉스 카츠의 작품을 소개할 예정이다.

서울 한남동 페이스갤러리 서울이 최근 알렉산더 칼더 개인전에서 선보이는 칼더의 ‘무제’(1963)(사진=페이스갤러리 서울)
2017년 이태원에 진출한 뉴욕 유명 갤러리인 페이스갤러리는 지난 6월 서울점을 리움 인근 르베이지 빌딩 2층과 3층으로 확장 이전했다. 확장 이전 후 샘 길리엄과 조엘 샤피로의 개인전을 선보인 페이스갤러리 서울은 이달 5일부터 11월 20일까지 20세기 조각사에 한 획을 그은 알렉산더 칼더의 개인전을 진행 중이다. ‘모빌’의 창시자로 널리 알려진 칼더는 대학에서 공학을 전공하고 뒤늦게 예술가의 길을 걸은 칼더는 균형을 이루며 천장에 매달린 추상적인 조각들이 공기의 미세한 흐름에 따라 조화롭게 움직이는 모빌을 발명했다.



이번 전시에서는 1950년대부터 1970년대 제작된 칼더 작품을 선보인다. 칼더를 대표하는 조각은 7점이 전시된다. 금속과 철사로 제작한 움직이는 조각인 모빌과 움직이지 않는 조각 스테빌을 볼 수 있다. 스테빌로는 워싱턴D.C 스미스소니언 자연사박물관 야외에 설치된 높이 약 10m 대형 조각의 모형이 되는 작품 등이 있다. 또 칼더의 다양한 종이 작품도 선보이는데, 이 중 4점은 미공개작으로 이번에 처음으로 세상에 공개된다.

서울 청담 쾨닉서울에서 열린 카타리나 그로세 개인전 ‘거품의 뭉그러진 가장자리에서’에 걸린 카타리나 그로세 작품.(사진=쾨닉서울)
앞선 4월 패션브랜드 MCM과 손잡고 서울 청담동에 서울점을 개관한 독일 쾨닉 갤러니 역시 지난 6개월여간 갤러리를 대표하는 작가들의 작품을 다수 선보이고 있다. 최수연 쾨닉 갤러리 대표는 “6개월간 쉴틈 없이 달려오며 다양한 전시를 선보였는데, 기대 이상으로 반응도 성과도 좋아서 서울 시장에 대한 기대가 커지고 있다”며 “고 분위기를 설명했다.

쾨닉갤러리 서울은 지난 13일부터 독일 출신 작가 카타리나 그로세(60)의 개인전을 열었다. 넓은 공간에 색을 칠하는 현장 설치 회화 작업으로 유명하다. 고정관념을 깬 특유의 설치적 회화로 작가는 색채 본연이 가지는 표현에 집중하고자 한다. 이번 전시에서는 작가의 회화 작업을 선보인다.

이밖에도 미국의 주요 갤러리인 글래드스톤, 독일의 페레스 프로젝트 등이 한국관 개관을 앞두고 있다. 또 내년에는 아트바젤과 더불어 세계 양대 아트페어로 손꼽히는 프리즈(Frieze)가 한국국제아트페어(KIAF·키아프)와 함께 손잡고 국내에서 아트페어를 개최한다. 한 국내 갤러리 큐레이터는 “해외 갤러리들이 들어오면서 국내 미술 시장이 더욱 활기를 띄고 성장할 수 있는 원동력을 마련할 수 있다는 점에서는 긍정적”이라면서도 “갤러리들 사이에 경쟁이 심화되고, 국내 갤러리와 비교가 안되는 규모에 시장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장기적 전략을 마련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