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진갤럭틱, 5억달러 자금조달 추진…우주관광 통 큰 투자

by김정남 기자
2021.07.13 05:16:59

''우주비행 성공'' 버진갤럭틱, 5억달러 유증 추진
물량 부담에 주가 17.4% 폭락…40.69달러 마감
월가 "주가 하락 일시적"…우주 사업 성공 관건

첫 우주 관광에 나선 영국의 억만장자 리처드 브랜슨 버진그룹 회장(왼쪽)이 11일(현지시간) 자신이 창업한 버진 갤럭틱의 우주 비행선 ‘VSS 유티티’를 타고 미국 뉴멕시코주 스페이스포트 우주센터에서 이륙한 뒤 지구로 메시지를 전하고 있다. (사진=EPA/연합뉴스 제공)


[뉴욕=이데일리 김정남 특파원] 우주 여행 시대를 연 버진갤럭틱이 5억달러(약 5700억원) 규모의 자금 조달을 추진한다. 우주 시험 비행 성공 후 관련 사업을 본격화하려는 의지로 풀이된다.

12일(현지시간) CNBC 등에 따르면 영국의 괴짜 억만장자 리처드 브랜슨 버진그룹 회장이 이끄는 버진갤럭틱은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5억달러 규모의 유상증자 신고서를 제출했다.

현재 버진갤럭틱의 총 주식 발행량은 2억4000만주다. 버진갤럭틱이 자금 조달을 위해 발행하는 신주는 9일 종가인 49.20달러를 기준으로 1020만주다. 신주 발행을 통한 자금 조달을 통해 민간 우주 관광 시대를 열기 위한 투자에 나서겠다는 것이다.

브랜슨 회장은 전날 오전 7시40분(미국 서부 기준) 뉴멕시코주 트루스에서 우주비행선 ‘VSS 유니티’를 타고 고도 86.1㎞에 도달한 뒤 무사히 귀환했다. 제프 베이조스 아마존 이사회 의장, 일론 머스크 스페이스X 최고경영자(CEO) 역시 곧 시험 비행에 나서면서, 억만장자들의 우주 혈투가 가시권에 들어 왔다.



이날 버진갤럭틱 주가가 급락한 건 유상증자 소식과 관련이 있다. 신주 발행이 늘면 물량 부담에 기존 주주들의 주식 가치가 희석될 수 있는 탓이다. 게다가 최근 버진갤럭틱 주가가 50달러 이상으로 오르면서 차익 실현 매물까지 더해진 것으로 풀이된다. 버진갤럭틱 주가는 우주 여행 성공 소식이 전해진 직후 시간외거래에서는 약 8% 상승했다가, 이날 정규장에서는 전거래일 대비 17.38% 급락한 주당 40.69달러에 마감했다. 장중 39.81달러까지 떨어졌다.

다만 월가는 이날 주가 하락이 일시적이라는데 무게를 두고 있다. 배런스는 “버진갤럭틱의 주가 움직임은 우주 비행 성공을 감안하면 다소 이상하게 느껴질 수 있다”면서도 “유상증자 소식이 주가 하락에 영향을 줬는데, 이는 버진갤럭틱의 장기적인 사업 방향과는 크게 상관이 없다”고 했다. 우주 관광 사업이 성공한다면 주가는 추가로 오를 것이라는 의미로 읽힌다.

투자은행(IB) 캐너코드 지뉴이티의 켄 허버트 애널리스트는 “향후 몇 년간 버진갤럭틱의 최우선 과제는 번창하는 우주 사업을 일구는 것”이라고 말했다.

자산운용사 AB번스타인은 버진갤럭틱이 상업용 우주 관광을 시작하면 탑승객 1명당 40만~50만달러 상당의 티켓을 팔 수 있을 것이라고 예상하기도 했다.

버진 갤럭틱은 이미 사전 예약을 통해 고객 600여명을 대상으로 최대 25만달러에 우주 관광 티켓을 팔았다. 올해 추가로 몇 차례 시험 비행을 한 뒤 내년부터 우주 관광을 본격화한다는 목표를 갖고 있다.

최근 1년 버진갤럭틱 주가 추이. (출처=구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