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 이건 알아야해]"혹시 내 차도?"…배출가스 5등급 확인하려면

by김보영 기자
2018.12.02 01:00:00

경유차 등 5등급 269만대…수도권 등록 차량 97만대
배출가스 표지판 확인…자동차 고지서·검사서 안내도
저공해조치 차량은 제외…생계형 차량주 재정 지원
지자체 조례 마련 단계…실효 거두기까지 시일 소요

자동차 배출가스 표지판을 통해 자동차 배출가스 등급을 확인할 수 있다. (사진=환경부)
환경부가 수도권 지역에 미세먼지 비상저감조치를 발령한 11월 7일 오전 서울 정동길 서울시청 서소문별관에 마련된 노후경유차 운행제한 단속 상황실에 서울 지역 주요 도로에 설치된 CCTV 화면을 살필 수 있는 현황판이 설치돼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데일리 김보영 기자] 정부가 노후 경유차 등 배출가스 5등급으로 분류된 차량을 대상으로 내년 2월부터 미세먼지 비상저감조치가 내려질 시 수도권(서울, 인천, 경기) 지역에서의 운행을 금지한다고 발표했습니다. 미세먼지 저감 및 관리에 관한 특별법이 시행되기 때문인데요.

전국에 등록된 차량 10대 중 1대꼴로 5등급 차량인 만큼 많은 차량 소유주들이 내년부터 불편을 겪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이번 기사에서는 차량 배출가스 등급은 어떤 방식으로 확인할 수 있는지, 자신의 차가 5등급일 때 어떻게 대처해야 운행제한 조치를 피할 수 있는지를 전해드리고자 합니다.

환경부는 지난 29일 전국에 등록된 차량 약 2300만여대 중 269만여대를 배출가스 5등급으로, 90만대를 1등급으로 분류했다고 발표했습니다.

환경부가 차량 분류에 나선 것은 미세먼지 특별법이 곧 시행되기 때문입니다. 앞서 미세먼지 특별법은 내년 2월 15일부터 본격 시행합니다. 내년 2월부터는 민간 차량도 배출가스 등급(5등급)에 따라 미세먼지 비상저감조치 발령 시 수도권 지역에서 운행을 제한 받습니다.

5등급 차량 269만대 중 경유차가 약 266만대로 98% 이상을 차지합니다. 그 외 휘발유·액화석유가스(LPG) 차가 3만대 정도입니다. 수도권에 등록된 5등급 차량은 약 97만대 정도입니다.

배출가스 등급 산정에 관한 규정을 적용한 결과입니다. 전기차와 수소차가 1등급, 휘발유와 가스차가 1~5등급, 경유차가 3~5등급을 받습니다.

5등급 경유차는 대부분 2008년 이전에 등록된 노후 차량입니다. 2005년 유럽연합의 유로배출가스기준(유로 4) 규제가 도입되기 이전에 생산된 차량들입니다. 2008년까지 유로 4 규제 적용이 일부 유예돼 2005년 이후에 생산된 경유차 80만대도 5등급을 받았습니다.

5등급을 받은 휘발유·LPG차는 대부분 1987년 이전에 생산된 차량으로 삼원촉매장치(배기가스 중 유해한 일산화탄소와 탄화수소, 질소산화물을 저감하는 장치)를 부착하지 않은 경우입니다.이 때문에 단순히 차종과 차량의 연식만으로 자신의 차량이 몇 등급인지 확인하기는 어렵습니다.

본인의 차량 배출가스 등급을 알 수 있는 확실한 방법은 차량 보닛 안쪽에 적힌 배출가스 표지판을 확인하는 겁니다.

중소형 자동차의 경우 질소산화물과 탄화수소를 합친 양이 0.56g, 대형 차량은 5.66g을 초과할 시 배출가스 5등급을 받습니다. 환경부는 차량주들이 본인의 차량이 5등급 차량인지 여부를 몰라 불이익을 받을 경우를 대비해 1일부터 콜센터와 관련 누리집을 통해 등급을 안내하기로 했습니다.

12월부터 자동차세금고지서와 자동차 정기검사 안내서에도 안내 문구를 삽입합니다. 세금고지서에는 ‘미세먼지 저감 및 관리에 관한 특별법 시행에 따라 고농도 미세먼지 발생 시 자동차 운행 제한 제도가 시행됨’을 알리는 안내 문구가 들어갑니다. 자동차 정기검사 안내서에는 ‘귀하의 차량이 5등급에 해당한다’는 안내 문구가 추가될 계획입니다.



다만 5등급 차량 소유주들도 운행제한 조치를 피할 수 있는 방법은 있습니다.

환경부는 매연저감장치(DPF)를 부착하는 등 저공해 조치를 완료한 5등급 차량은 시·도 조례 내용에 따라 운행제한 대상에서 제외한다는 예외 조항을 뒀습니다.

문제는 저공해 장치를 부착하는 비용이 만만치 않습니다. 이에 환경부는 5등급 차량에 포함된 저소득층·생계형 노후경유차 차량주들을 지원하는 방안도 마련했습니다.

5등급 차량에 포함된 소상공인 등 저소득층·생계형 노후경유차 차량주들은 지방자치단체와 함께 조기 폐차를 지원하고 저감장치 부착, LPG 차량으로의 전환을 지원할 방침입니다. 소상공인 등이 기존에 쓰던 노후 경유트럭을 LPG를 연료로 하는 1t 트럭으로 교체하면 기존 조기폐차보조금 165만원에 더해 내년부터는 총 400만원을 지원합니다.

저공해 조치를 받지 않은 5등급 차량이 미세먼지 비상저감조치 발령 시 정당한 사유 없이 수도권에서 운행하다 적발되면 자동차 소유자에게 10만원 이하의 과태료를 부과합니다.

이를 위해 환경부와 수도권 지자체는 수도권 주요 진·출입로 107곳(△서울 37곳 △인천 11곳 △경기 59곳)에 무인단속카메라를 설치해 운행제한을 상시 단속할 방침입니다.

환경부는 운행제한 조치로 상당한 미세먼지 저감 효과를 거둘 것을 기대하고 있습니다.

이형섭 환경부 교통환경과장은 “5등급 차량의 운행제한 만으로 고농도 미세먼지 발생 시 자동차 분야에서만 하루 55.3t의 미세먼지를 저감할 수 있는데 이는 하루 미세먼지 평균 배출량의 52% 수준”이라며 “차량 2부제를 실시했을 때보다 운행제한 대상이 3분의 1 정도로 적지만 저감효과는 3배나 높다”고 설명했습니다.

서울시는 이에 앞서 지난 9일부터 자체적으로 저공해 장치를 부착하지 않은 2006년 이전에 등록된 노후 경유차의 운행을 제한하고 있습니다.

미세먼지 저감조치 발령 시 구체적인 운행제한 사항들은 지자체 조례로 정합니다. 조례가 아직 마련 단계인 만큼 운행제한 정책이 실효를 거두기까지는 시간이 좀 더 걸릴 것으로 보입니다. 그래도 올해가 얼마 남지 않은 만큼 차량 소유주들은 미리 미리 배출가스 등급을 확인해 운행 금지에 대비하시는 편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