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키 안봅니다" LCC, 脫스펙 채용 떴다

by신정은 기자
2018.03.16 05:12:00

저비용항공사, 2000여명 채용 스타트
항공기 늘리며 채용 규모 확대
스펙 아닌 역량 검증 채용 눈길

그래픽=이미나 기자
[이데일리 신정은 기자] 급성장 중인 저비용항공사(LCC)가 취업 시장에 활기를 불어넣고 있다. 여행객과 화물수요까지 늘어나면서 국내 LCC 6개사는 올해 2000명에 달하는 대규모 인력채용에 나선다. LCC 공채는 특히 ‘스펙’을 중시하는 전통적인 채용형식을 벗어나 역량 검증에 집중한다는 점에서 취업시장에서 인기를 얻고 있다.

15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제주항공(089590)과 이스타항공, 에어부산 등 국내 LCC가 이번주부터 상반기 공개 채용에 돌입했다.

제주항공은 신규 항공기 도입과 노선 확대, 신규사업 등을 위해 신입과 경력직 180여 명을 뽑을 계획이다. 제주항공은 지난해 총 550여명을 신규채용했으며 올해는 약 600여명을 신규채용 한다는 목표다. 제주항공의 직원은 지난해 기준 2330명으로 2013년말 819명 이후 지난 5년간 연평균 30%의 고용증가율을 기록하고 있다.

이스타항공은 오는 18일까지 2018 상반기 신입 및 경력 사원의 서류 접수를 받는다. 분야는 △일반 사무(법무, IT, 안전조사, 항공보안, 운항) △영업 △정비 △운항관리 등이다. 이스타항공은 항공기 3대를 새로 들여오는 데 따라 상반기에만 200여 명의 직원을 뽑고, 연내 약 320명을 채용할 예정이다.

에어부산은 창립 이래 최대 규모인 약 100명의 캐빈(객실)승무원을 오는 23일까지 모집한다. 서류 전형 합격자들은 1·2차 면접 후 채용검진 및 수영·체력테스트를 거친다. 에어부산은 항공기 추가 도입과 노선 확대에 맞춰 상·하반기에 각각 150여 명의 캐빈승무원을 채용할 예정이다. 객실 승무원을 포함한 전체 채용 예정 규모는 400명에 달한다.

진에어(272450)는 지난달 시작된 공개채용을 포함해 올해 400명 이상의 직원을 새로 뽑을 계획이다. 지난해도 비슷한 수준의 신규 채용을 진행했지만 올해 4~5대의 항공기 도입을 고려하면 인력 보강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진에어는 2008년 설립 당시 127명이던 직원 수가 2017년 말 기준 1613명으로 창립 9년만에 1170% 증가했다.

티웨이항공도 올해 B787-800 기종을 6대를 도입하는 만큼 지난해 수준인 400명 정도의 채용을 예상하고 있다. 에어서울은 올해 70명의 직원을 새롭게 뽑는다.



LCC가 채용 규모를 확대하는 것은 보유 항공기 수가 늘어나면서 조종사(운항승무원)와 객실승무원, 정비사 등 추가 인력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지난달 31번째 항공기를 들여온 제주항공은 연내 7기를 추가로 도입할 계획이다. 진에어와 티웨이항공은 각각 4~6기 항공기를, 에어부산과 이스타항공은 각각 3대의 항공기를 들여올 예정이다.

[이데일리 이미나 기자]
LCC 공채는 일반 기업들의 채용 형식을 과감히 깼다는 점에서 더욱 많은 취업준비생들의 관심을 받고 있다.

제주항공은 이번 상반기 채용에서도 객실승무원을 대상으로 블라인드 채용방식인 ‘제주캐스팅’을 진행한다. 2016년 상반기부터 시작된 ‘재주캐스팅’은 학력과 나이, 기타 자격사항 등 소위 말하는 ‘스펙’을 따지지 않는다. 대신 지원자는 자신의 역량을 자유롭게 뽐낸 영상을 채용홈페이지에 제출하면 된다. 제주항공은 지원자의 열정과 자신감·창의성 등을 토대로 채용 여부를 결정한다.

진에어는 차별 없는 채용 문화 정책을 위해 창립 초부터 연령·전공·성별·신장의 제한을 두지 않고 있으며, 2015년부터는 학력 제한을 폐지하기도 했다.

이스타항공은 각 면접전형에서 면접자에게 부여된 면접 번호 외에는 모두 공개되지 않는 블라인드 방식으로 진행되어 채용의 공정성을 높인다.

에어부산은 2014년 부터 승무원 채용에 있어 서류 접수시 증명사진을 따로 받지 않고 있다. 취업 준비시 사진관 촬영에 많은 비용이 드는데, 이런 부분 비효율성을 개선하기 위해서다.

에어서울은 서류전형 시 학력·전공 등 스펙을 보지 않고 자기소개서만으로 평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