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인]`공차`로 고전하던 유니슨, `구르메`로 날개 단다

by성선화 기자
2017.09.08 04:59:07

공차, 해외전략 성과 가시화..토즈 독서실도 시장 확대

[이 기사는 9월 7일(목) 11시에 이데일리 IB정보 서비스 "마켓인"에 표출됐습니다]

[이데일리 증권시장부 성선화 김무연 기자]국민연금 블라인드로 공차코리아에 첫 투자를 해 고전하던 유니슨캐피탈(이하 유니슨)이 구르메F&B코리아를 성공적으로 엑시트하며 안정 궤도에 오르고 있다.

7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지난 2013년 국민연금으로부터 1300억원을 받아 3000억원 규모의 블라인드 펀드를 조성한 유니슨은 2014년 공차 첫 투자 이후 2015년 한 건의 투자도 없다가 지난해 하반기부터 토즈, 구르메, 아펠가모, 에프앤디넷 등에 잇달아 투자했다. 특히 이번 구르메를 210억원의 매각차익을 내고 대박을 터뜨리며 유니슨만의 고유한 투자전략이 맞아 떨어졌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천연치즈·유산균 등 일상생활 속 투자처 발굴

일본 유니슨캐피탈의 한국법인인 유니슨은 ‘일상에서 늘 접하지만 낙후된 시장에 투자한다’는 원칙을 가지고 있다. 경기 변동을 큰 영향을 받지 않고 생활 밀착형 투자들이 주를 이룬다. 주력 섹터는 F&B(식음료)와 헬스케어 등 소비재다. 하지만 소비자에게 브랜드가 알려진 개별 기업보다는 유통구조 상위 단계에 투자한다는 점이 차별화 포인트다. 투자 1년 만에 매각 성공한 구르메도 브랜드 인지도는 낮지만 백화점, 마트 등 유통업체에 공급되는 확실한 유통망을 갖추고 있다. 구르메 딜 소싱의 핵심 역할을 한 신선화 전무는 구르메의 품질을 확신하며 마케팅을 통하 채널 확장과 관리 시스템 체계화로 성장 가능성이 크다고 판단했다. 실제로 인수 이후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120% 성장했다.

최근 인수를 끝낸 에프앤디넷은 일반인들에게 잘 알려지진 않았지만 국내 병의원용 건강 기능 식품 1위 업체다. 약 4000여개 소아과 산부인과에 건강기능 식품을 공급하고 있으며 유통력이 핵심이다. 대표 브랜드인 락피도와 락피도엘은 4년 연속 유산균 부문 선호도 1위 브랜드로 제품 신뢰도를 인정받아 면세점에 입점 됐다. 유니슨 투자 후 강한 유통 채널을 기반으로 채널별 차별화 전략, 브랜드력 강화,단기 목표이고 해외 고객 수요에 발맞춰 해외 진출도 모색중이다.

◇고시원 예식장 등 영세시장, 시스템으로 업그레이드

낙후된 시장 개선에 초점을 맞춘 또다른 투자는 스터디 카페 ‘토즈’와 예식장 ‘아펠가모’다. 토즈는 스터디 카페로 알려져 있지만 유니슨이 성장 잠재력을 본 시장은 독서실과 고시원이다. 지역마다 영세한 독서실과 고시원이 난립해 시장 규모는 크지만 이를 시스템화 해 기업형으로 만든 곳은 없다. 독서실 시장은 전국적으로 5000개 있고 1조 이상의 안정적인 시장이다.

이에 토즈는 토즈 독서실 브랜드를 걸고 전 지역에 동일한 시스템과 시설을 구축했다. 특히 아파트 재건축 단지의 커뮤니티 시설 입점을 노리며 강남 아파트 시장을 공략했다. 내년초 론칭 예정인 토즈 고시원은 지역 내 음성화 된 고시원을 프랜차이즈화 해 체계적으로 관리한다는 계획이다.

개인들이 주먹구구식으로 운영하던 예식장도 시스템과 인재가 투입돼 업그레이드가 가능한 큰 시장이다. 규모의 경제로 고급 호텔 서비스에 합리적 가격을 도입한 아펠가모는 인수 이후 2017년 상반기 EBITDA가 작년 동기 대비 1.5배로 증가했다. 김수민 대표는 “1,2위 업체를 합병해 집중화 효과를 노렸다”며 “오는 11월 오픈 예정인 ‘아펠가모 디어반’은 이미 40건이 예약 완료”라고 말했다.

한편, 국내 시장 침체로 고전했던 공차코리아는 올 1월 대만 본사 인수 완료 이후 연결기준 상반기 EBITDA 70억원을 기록해 전년 대비 67% 성장했다. 무리한 광고비 집행없이 국내 시장 매출이 성장세로 돌아섰고 일본, 미국, 중국 등 글로벌 매출이 급증하고 있다. 김 대표는 “현재 펀드 소진율이 70% 이상”이며 “내년초 1건 정도 추가 투자 이후 새로운 펀드 조성에 나설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