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김경은 기자
2016.03.03 05:00:00
[이데일리 김경은 기자] 스타트업 기업들의 인수·합병(M&A)에는 항상 한가지 논란이 꼬리표처럼 달린다. 바로 기업가치 논란이다.
한국의 스타트업 가운데 가장 높은 기업가치를 보유하고 있는 곳은 이커머스기업인 ‘쿠팡’이다. 최근 쿠팡은 인수합병(M&A)의 달인 손정의 회장이 이끌고 있는 일본 소프트뱅크로부터 1조1000억원의 투자유치를 받았다. 이로써 쿠팡의 기업가치가 5조5000억원을 넘어서게 됐다. 하지만 쿠팡의 지난해 매출액은 3485억원, 영업손실 1194억원을 기록했다. 5조원의 기업가치가 지나치다는 고평가 논란이 제기된 이유다.
실제로도 스타트업 기업들에 대한 M&A 단계에서 이같은 재무적 지표를 놓고 투자자와 최대주주 간의 ‘밀당’은 비일비재하게 이뤄진다. 비상장기업이라 시가를 산출하기 어렵고 매출액과 영업이익 등 재무지표만 놓고 보면 대부분의 스타트업들이 적자를 면치 못하는 곳들이 대부분이다. 적자기업이 신주를 발행해 투자자를 유치하는데도 기존 최대주주의 지위는 유지되는 경우가 많다. 상식적으로 앞뒤 논리가 맞지 않는 부분이다.
이는 스타트업들의 경우는 수익성보다는 매출의 성장세나 사업활동 지표 등 성장 지표가 기업가치 산정의 주요 기준이 되기 때문에 벌어지는 오해(?)들이다. 예를 들면 직방의 경우는 월별 실제 활동 고객수의 추이라던지 부동산 중개인이나 매물 수, 소비자의 이탈율이나 재구매율 등이 기업가치를 산정하는 주요 지표가 된다. 이렇게 산출된 지표에서 국내외 유사 기업들과 비교 분석이 이뤄지고 최근 이뤄진 M&A나 투자유치시의 거래 배수 등을 곱해 기업가치가 도출된다.
한 벤처캐피탈 업계 관계자는 “우리나라는 아직 오너기업의 정서가 강해 과거에는 최대주주의 지분율 등이 중요하게 여겨졌지만 최근 스타트업들의 경우 투자유치 과정에서 이런 논란들은 사라지고 있는 추세”라며 “벤처기업의 기업가치를 산정하는 기준도 점차 세분화돼 가고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