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R클럽] CJ제일제당 "선택과 집중으로 체질 바꾼다"
by안승찬 기자
2015.01.06 06:00:00
식품사업 구조혁신활동 지속..고수익 제품군 성장에 ''수익성 개선''
바이오 사업 전망 ''긍정적''..내수부진 피해 글로벌 공략 강화
| CJ제일제당의 인도네시아 파수루안 바이오 공장 야경.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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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안승찬 기자] CJ제일제당은 그간 ‘체질 개선’에 주력해 왔다. 지난 2013년 2분기부터 식품사업부문에서 이익률이 높지 않은 품목은 과감하게 정리했다. 모든 사업부문에 걸쳐 강도 높은 혁신활동을 폈다. 노력의 결과가 나타나기 시작했다.
CJ제일제당(097950)의 지난해 3분기까지의 누계 실적을 보면, 매출은 5조4600억원으로 전년대비 오히려 약간 감소(-0.9%)했지만, 영업이익은 3200억원가량으로 19% 가까이 급증했다. 사업 구조를 바꾸면서 수익성이 개선되고 있다는 뜻이다.
회사는 올해도 수익성 중심의 경영 활동을 지속하겠다는 목표다. 내수 경기 회복이 쉽지 않은 만큼, 해외 사업도 강화할 계획이다.
CJ제일제당 관계자는 “구조혁신활동은 보여주기식 제품 구성이나 백화점식 사업형태를 지양한다”며 “선택과 집중을 통해 불황 위기에도 흔들리지 않는 강한 체질의 기업으로 변신하겠다”고 강조했다.
CJ제일제당 식품사업의 키워드는 올해도 ‘선택과 집중’이다. 이미 경쟁력이 떨어진다고 판단한 분말 카레와 간장을 지난 2013년 철수했고, 죽과 덮밥류 생산도 접었다. 4000여개 달하던 SKU(Stock Keeping Unit. 상품분류최하단위)도 3000개 미만으로 줄여 효율성을 높였다. ‘잘 하는 것에 집중한다’는 목표가 명확하다. 남는 힘을 비비고, 연어캔 등 대형 전략 신제품에 쏟아부었다. 결과도 성공적이었다.
올해는 연간 1000억원 이상의 매출을 올리는 메가 브랜드를 키워낸다는 목표를 세웠다. 신선 식품대표 브랜드인 ‘프레시안’의 역량도 강화할 계획이다. CJ제일제당 관계자는 “현재 시장이 급속도로 커지고 있는 ‘알래스카 연어’를 집중 육성하고, 글로벌 한식 브랜드인 ‘비비고’가 국내외에서 한식을 대표하는 브랜드로 자리 잡는 데 주력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최근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건강기능식품 제품군에도 신경을 쓸 예정이다.
CJ제일제당의 바이오 사업은 2013년 상반기부터 시작된 국제 라이신 판가 하락으로 어려움을 겪었다. 하지만 지난해 3분기부터 회복세가 뚜렷하다. 적자를 기록하던 영업이익이 흑자로 돌아섰고, 매출에서 매출원가를 뺀 매출이익 역시 3분기에 전년 대비 70% 이상 증가했다. 라이신 판가는 작년 하반기부터는 조금씩 회복되는 추세다.
CJ제일제당은 고삐를 늦추지 않았다. 미국 아이오와에 신규 라이신 공장을 설립하고 전체 라이신 생산량을 15% 가량 늘렸다. 공격적인 전략으로 시장 장악력을 더 높이겠다는 노림수다.
회사는 올해 초 완공예정인 말레이시아공장을 통해 급부상하고 있는 ‘메치오닌’ 시장을 공략할 계획이다. CJ제일제당은 말레이시아 공장에서 연간 8만톤의 메치오닌을 생산하게 된다.
메치오닌은 동물 사료에 첨가하는 사료용 아미노산의 하나로, 매년 큰 폭의 성장을 기록하고 있는 제품이다. 메치오닌은 라이신에 비해 가격이 비싼 고급제품이다. 메치오닌의 세계 시장 규모는 벌써 50억달러로, 이미 라이신(40억달러)을 뛰어넘었다.
CJ제일제당은 라이신, 메치오닌, 쓰레오닌, 트립토판 등 4대 사료용 아미노산을 모두 생산한다. 세계에서 유일하다. 여기다 친환경 사료용 필수 아미노산인 ‘발린’ 개발에 성공했다. 올해도 글로벌 그린바이오 시장에서 1위를 유지하기 위해 다양한 산업소재로 사업을 확대할 계획이다.
백운목 KDB대우증권 연구원은 “올해 라이신 가격이 약 14.6% 상승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중국업체들은 CJ제일제당보다 손익분기점(BEP)이 높아 현재 가격대에서도 흑자 전환이 어렵다”면서 “중국업체들은 내년까지 구조조정이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생물자원 사업부문의 전체 매출 중에서 3분의2가량인 1조원 이상이 해외에서 발생할 정도로 CJ제일제당의 생물자원 사업은 이미 글로벌화가 진행됐다. 작년에는 글로벌 사료·축산 사업의 중심인 동남아시아 지역의 환율이 불안정해 원화 기준 매출이 소폭 성장에 그쳤지만, 판매는 큰 폭으로 늘었다. 주력 시장인 인도네시아와 베트남에서 현지 화폐단위로 20%에 가까운 매출 성장을 기록했다. 가축 질병과 해외 축산 시장의 위축이라는 악재에도 불구하고 성장 기조가 이어지는 셈이다.
CJ제일제당은 인도네시아 공략에 주력하고 있다. 사료 판매를 위해 사육용 병아리까지 공급하는 사료·축산 계열화 사업모델을 적용하고 있다. CJ제일제당 관계자는 “현재 인도네이사에서 3개의 사료생산 법인과 22개의 종계장을 운영하며 사업을 확대하고 있다”면서 “과감한 투자와 발 빠른 현지화 전략으로 후발주자로서의 어려움을 극복하겠다”고 말했다.
부가가치가 높은 첨단 사료 개발에도 적극적이다. 지난해 CJ제일제당은 젖소 생산성 향상에 초점을 맞춘 첨단사료 ‘밀크젠’과 가축에서 발생되는 메탄가스를 줄여주는 ‘친환경 메탄저감 그린 사료’ 개발에 성공했다. 올해는 첨단 사료의 양산과 판로 확대에 주력할 계획이다.
회사측은 “오는 2020년까지 글로벌 사료 기업 순위 10위 이내에 진입하는 것이 목표”라며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