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박수익 기자
2013.02.27 06:30:24
27일부터 내각 인사청문 시작.. 도덕성 검증 ''가시밭길''
무기중개업체 근무한 김병관 국방, 청문일정도 못잡아
[이데일리 박수익 김인경 기자] 박근혜 대통령, 정홍원 국무총리와 호흡을 맞출 새정부 첫 내각에 대한 국회 인사청문회가 27일 본격 시작한다. 청문회 정국의 최대쟁점으로 떠오른 김병관 국방장관 후보자를 비롯해 일부 장관 후보자들은 내각 입성까지 험난한 ‘가시밭길’이 예상된다.
김용준 전 총리후보자 낙마 사태를 겪은 박 대통령 측은 도덕성을 중심으로 내부검증을 거쳐 17개 장관 후보자를 인선했지만, 청문회 시작 전부터 갖은 의혹이 도마에 올랐다. 특히 ▲석연치 않은 병역면제 사유 ▲공직퇴임 후 과도한 전관예우 논란 ▲장관 후보 지명 후 지각납세는 3대 도덕성 쟁점으로 떠오르고 있다.
우선 본인이 병역을 면제받은 사람은 황교안 법무(피부병)·이동필 농림(폐결핵)·서승환 국토(소아마비) 등 3명이고, 보충역 근무자도 현오석 기획재정·윤병세 외교·서남수 교육과학기술부장관 후보자 등 3명이다. 윤성규 환경장관 후보자는 장남이 자격시험을 이유로 두 차례 입대를 연기한 것이 도마에 올랐다. 장관후보자 17명 가운데 여성 2명과 미국 국적 1명을 제외한 병역의무자 14명 중 절반이 관련 의혹을 받고 있는 셈이다.
정홍원 국무총리 인사청문회에서 쟁점이 됐던 ‘공직퇴임→전관예우→공직복귀’로 이어지는 ‘신(新) 회전문’ 논란 인사도 현오석·황교안·윤병세·김병관·서남수·윤성규·유진룡(문화체육관광)후보자 등 7명에 달한다.
회전문인사 논란은 보수진영 내에서도 ‘국민을 우습게 생각하거나 국회를 졸로 본다’(정의화 새누리당 최고위원)는 지적이 나오는 사안이다.
또 증여세나 과태료 등 납세의무를 이행하지 않다가 장관 후보 지명을 전·후로 지각 납부 또는 신고해 물의를 빚고 있는 인사도 9명에 이른다. 대표적으로 황교안 후보자는 아들 전세 보증금으로 3억원을 대신 내줬지만 증여세는 내지 않았다가 최근 납부했다. 현오석 후보자는 한국개발연구원(KDI)에서 사적 사용 의혹이 불거진 법인카드 주말사용액을 장관 지명 후 반납했고, 윤병세 후보자도 교통법규위반 과태료 23건을 지각 납부했다.
17개 부처장관 가운데 김병관 국방장관 후보자는 야권과 언론의 의혹 제기가 집중되면서 청문회 일정조차 잡지 못하고 있다.
소관상임위인 국회 국방위원회가 26일 전체회의를 열고 김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 실시계획서 채택을 논의했지만, 여·야간 이견으로 의결이 불발됐다.
김 후보자를 겨냥한 숱한 의혹 가운데 가장 큰 쟁점은 군 전역 후 무기중개업체 유비엠텍 고문으로 근무한 경력이다. 특히 김 후보자가 근무한 회사가 K2전차에 들어가는 독일산 핵심부품을 중개수수하는 과정에서 영향력을 행사한 것 아니냐는 의혹이 불거지면서 야당의원들로부터 자진사퇴 압박을 받고 있다.
한편 박근혜정부 내각에 대한 청문회는 27일 유정복 안전행정·윤성규 환경 ·유진룡 문화, 28일 윤병세 외교·황교안 법무·서남수 교육, 3월 4일 조윤선 여성·방하남 고용노동장관 후보자 순으로 진행된다. 또 6일에는 진영 복지·유길재 통일·이동필 농림·서승환 국토교통부 장관 후보자에 대한 청문회가 열린다. 현오석 부총리 겸 기획재정·김종훈 미래·윤상직 산업통상·윤진숙 해양수산부 장관 후보자 등 신설부처는 정부조직법 개정안이 통과된 이후에 일정이 확정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