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율협약 연장 아시아나, 금호산업 도울 여력 있나
by김재은 기자
2012.12.17 07:20:00
6월말 393억 순손실..부채비율 다시 상승중
현금성 자산 등 자금 여력..보유중인 금호산업 채권도 영향
[이데일리 김재은 기자] 아시아나항공(020560)이 모기업인 금호산업(002990)의 구원투수로 나서면서 자금 여력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올해 말 종료예정이던 자율협약을 1년 연장하기로 한 아시아나항공의 상황에서 다소 과도한 지원이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16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아시아나항공은 금호산업의 알짜 자회사인 금호아시아나플라자사이공(KAPS) 지분 50%를 사기 위해 협상을 하고 있다. 늦어도 연말까진 매각작업을 마무리해야 베트남 정부의 승인 등을 거쳐 3월 초까지 금호산업에 현금이 유입될 수 있다.
금호산업은 현재 KAPS 지분 100%를 보유하고 있으나, 올해 말 완전 자본잠식에 따른 상장폐지 위기를 모면하기 위해 7대 1 감자와 함께 KAPS 지분 50%를 매각할 방침이다.
◇아시아나 부채비율 다시 상승
문제는 자율협약 요건도 못 맞춘 아시아나항공이 모기업인 금호산업의 재무구조 개선에 적극적으로 나서는 데 있다. 아시아나항공의 부채비율은 6월 말 기준 582%로 자율협약 이후 꾸준히 낮아지다 올 들어 다시 상승하고 있다. 6월 말(연결) 아시아나항공의 매출은 2조 8464억 원, EBITDA 2232억 원이었으나 당기순손실 393억 원을 기록했다.
현금성자산은 2421억 원 가량이며, KAPS 지분 매입을 앞두고 대한통운(000120) 지분 블록딜을 통해 500억 원의 현금도 확보해뒀다. 지난 12일에는 운영자금 마련을 위해 1000억 원 규모의 3년 만기 회사채도 발행했다.
금호산업은 9월 말 기준 KAPS 지분 100%의 취득금액을 736억 원으로 기재하고 있으며, 삼일회계법인은 KAPS 50% 매각가치를 1400억 원 규모로 추정했다. 현재 아시아나항공의 재무구조상 KAPS 지분 매입이 매우 큰 부담은 아닌 것으로 평가된다.
채권단 관계자는 “아시아나항공이 모기업인 금호산업의 비협약채권을 790억 원가량 보유하고 있어 금호산업이 어려워지면 아시아나항공도 자유로울 수 없다”며 “KAPS 매각은 배임 이슈가 발생하지 않게 공정가치로 인수하도록 진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금호산업 보유 아시아나 지분 매물화 방어 추정
일각에서는 금호산업이 계속 어려워지면 금호산업이 가진 아시아나항공 지분 30%마저 매물로 나올 수 있어 모기업 살리기에 적극적으로 나선 게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KAPS는 지난해 매출 489억 원, 영업익 63억 원, 순이익 75억 원을 기록했고, 올 3분기까지 영업익과 순익은 162억 원, 60억 원으로 호조를 보이고 있다. 채권단 관계자는 “베트남의 경기침체로 경쟁사의 호텔, 오피스 완공이 지연되면서 수요대비 공급이 절대적으로 부족해 KAPS의 영업이 급격히 호전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금호산업은 KAPS 지분 100%를 모두 팔 계획이었지만, 양도세가 수백억 원에 달해 일단 50%만 팔기로 했다. 아시아나로 지분 50%를 매각하면 금호산업은 KAPS 지분매각이익(약 1000억 원 추정)뿐 아니라 잔여지분 50%에 대한 장부상 이익도 발생하게 된다. 현재 KAPS 지분 100%의 장부가는 62억 원에 불과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