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이정훈 기자
2012.09.13 05:10:21
3대 지수 강보합권..이틀째 오름세 지속
이동통신주 강세..`아이폰5`에 애플, 등락후 상승
[뉴욕= 이데일리 이정훈 특파원] 뉴욕증시가 소폭 상승했다. 이틀째 오름세다. 독일 헌법재판소가 유럽재정안정메커니즘(ESM)의 합헌을 판결한 가운데 연방준비제도(Fed)의 추가 부양 기대감이 커진 덕이었다.
12일(현지시간) 다우지수는 전일대비 9.99포인트, 0.07% 상승한 1만3333.35로 장을 마감했다. 이는 전날에 이어 5년여만에 최고 수준이다. 나스닥지수도 9.78포인트, 0.31% 뛴 3114.31을 기록했고,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 역시 전일보다 3.00포인트, 0.21% 오른 1436.56을 기록했다.
개장전 나온 독일 헌법재판소의 ESM 승인 조치는 시장에 큰 호재가 됐다. ESM이 수주일 내로 공식 출범할 것으로 예상되며 유럽중앙은행(ECB)이 추진하는 국채 매입 재개에도 큰 힘을 실어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유로존의 7월 산업생산이 예상외 호조로 반등한 것도 힘이 됐다.
다만 미국의 8월 수입물가는 원유 가격 상승 등으로 인해 5개월만에 반등해 시장에 다소 부정적인 영향을 줬다. 오후에는 깜짝 발표가 없었던 애플의 ‘아이폰5’ 공개로 지수가 잠시 하락 반전하기도 했지만, 13일 연준이 3차 양적완화를 내놓을 것이라는 기대감이 상승세를 유지시켰다.
업종별로 등락이 엇갈린 가운데 이동통신주가 강했던 반면 소재주는 부진했다. 시가총액 1위 업체인 애플은 장 초반 1%대의 상승세를 보이다 ‘아이폰5’ 공개 이후 하락 반전했지만 결국 1.39% 상승하며 장을 마쳤다. 아이폰5를 출시하게 되는 버라이존이 1.47% 오르는 등 통신주들이 오름세를 이끌었다.
아베크롬비 앤 피치는 행동주의 주주들로부터의 압력에 대항하기 위해 골드만삭스를 자문사로 선정했다고 밝힌 뒤로 5% 이상 치솟았다. 페이스북은 마크 저커버그(CEO)가 자신의 과오를 인정하는 발언을 내놓은 후 8% 가까이 급등했다. 텍사스 인스투르먼츠는 3분기 매출 전망과 이익 전망 하단을 소폭 상향 조정한 덕에 강보합권을 유지했다.
◇ 애플, 4인치 LTE 지원 ‘아이폰5’ 공개
애플이 드디어 전세계가 기다려온 ‘아이폰5’를 공개했다. 디스플레이는 더 커졌고 무게는 가볍고 두께는 더 얇아졌다. 또 애플 제품중 처음으로 4세대(4G) LTE 이동통신을 지원한다.
이날 필 쉴러 애플 최고마케팅책임자(CMO)는 미국 샌프란시스코 예르바 부에나센터에서 열린 이벤트에서 무대에 올라 ‘아이폰5’를 공개했다. ‘아이폰5’는 스크린으로 4인치 레티나 디스플레이를 탑재, 공개 전 시중에서 나돌던 루머와 같은 크기였다. 기존 ‘아이폰4S’의 3.5인치보다 커졌다. 1136 X 640의 해상도를 가진다. 무게는 122그램으로 종전보다 20% 더 가볍고 두께는 7.6밀리미터로 기존 제품보다 18% 더 얇아졌다. 쉴러 CMO는 “아이폰5는 역사상 가장 얇은 휴대폰”이라고 이 제품을 소개했다.
또 예상대로 4세대(4G) LTE를 지원한다. 미국 내에서 스프린트와 버라이존, AT&T를 통해 4세대 이동통신을 지원하기로 했다. 또 쉴러 CMO는 “아이폰5가 새로운 A6칩으로 CPU와 그래픽 속도가 2.1배 개선됐다”며 “배터리도 개선돼 LTE 웹 검색엔 8시간, 대기상태에선 225시간 동안 지속된다”고 말했다. 카메라는 8메가픽셀이다.
애플은 ‘아이폰5’를 미국에서 오는 21일 출시하며 이날 캐나다, 영국, 프랑스, 독일, 호주, 일본, 홍콩, 싱가포르 등에서도 동시 출시한다. 한국은 1차 출시국에서는 제외됐지만 SK텔레콤과 KT를 통해 LTE 서비스를 제공하게 됐다. 제품 가격은 16기가바이트 모델이 2년 약정으로 199달러이고, 64기가바이트는 399달러로 책정됐다. 색상은 블랙과 화이트 두 종류다.
◇ 월가 10명중 7명 “연준, 금주중 3차 양적완화 채택”
미국 월가 전문가들 10명 가운데 9명이 연방준비제도(Fed)가 1년내에 3차 양적완화 카드를 꺼내들 것으로 전망했다. 특히 이중 대부분은 당장 이번주에 3차 양적완화가 현실화될 것으로 기대했다.
이날 CNBC는 월가의 자금 매니저와 이코노미스트, 스트래티지스트 등 58명의 전문가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서베이에서 이같은 결과가 나왔다고 밝혔다. 58명의 전문가들 가운데 정확히 90%는 “연준이 향후 12개월 내에 3차 양적완화를 실시할 것”이라고 답했고, 이렇게 답한 전문가들 중 77%는 “이번 9월 FOMC에서 그 카드를 꺼내들 것”이라고 예상했다. 또 양적완화를 전망한 전문가들 가운데 대부분인 86%는 “연준이 3차 양적완화를 통해 시장에서 국채와 모기지담보증권(MBS)를 함께 매입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서베이에 참여했던 마이크 듀커 러셀인베스트먼트 매니저는 “많은 FOMC 위원들은 이미 경제 회복 속도가 본질적이고 지속 가능할 만큼 강해지지 않는다면 추가 부양책을 내놓겠다고 했었다”며 “이제는 연준이 3차 양적완화로 행동에 나서야할 때가 됐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전문가들은 연준이 예외적으로 낮은 저금리를 동결하는 시한을 2014년말 이후로 더 연장할 것이라고도 예상했다. 25%만 “2014년말까지의 시한이 유지될 것”이라고 예상했을 뿐 67%는 “2015년까지로 시한이 연장될 것”이라고 했고, 5%는 “2016년까지로 더 연장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다만 이처럼 연준의 3차 양적완화를 기정 사실화하면서도 전문가들은 고용시장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서는 비관적이었다. 응답자 중 36%만 “3차 양적완화가 실업률을 낮추는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답했다. 무려 59%는 “도움이 크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 유로존 7월 산업생산 반등..경기우려 완화
유로존의 지난 7월 산업생산이 예상밖의 호조세를 보이며 반등에 성공했다. 경기 둔화 우려가 다소 완화될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유가 상승 등으로 인해 인플레이션도 상승했다.
이날 유로존 통계당국인 유로스타트는 지난 7월중 17개 유로존 회원국들의 산업생산이 전월대비 0.6% 증가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시장에서 예상했던 0.1% 증가 전망치를 앞질렀다. 다만 전년동월대비로는 2.3% 감소했다.
이같은 산업생산 반등은 자본재가 2.4%나 증가한데 따른 것이었다. 이에 따라 독일의 산업생산은 1.3% 증가세로 돌아섰다. 반면 내구재 생산은 0.5% 감소했고, 비내구 소비재 생산도 0.6% 줄었다.
반면 유로존 인플레이션은 최근 유가 상승 등으로 인해 다시 반등하는 모습이다. 이날 독일 통계당국이 발표한 독일의 8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전월대비 0.4%, 전년동월대비 2.1%를 각각 기록해 시장 예상치를 웃돌았다. 에너지 가격이 연율 환산으로 7.6%나 상승한 탓이었다. 아울러 스페인의 소비자물가 상승률도 2.7%를 기록했고, 프랑스의 소비자물가 상승률도 2.1% 올라섰다.
◇ 獨헌재, ESM 합헌판결..스페인-伊는 ‘딴청’
마리오 드라기 유럽중앙은행(ECB) 총재의 선제적 대책 마련과 독일 헌법재판소의 맞장구로 국채 매입 재개의 길이 힘겹게 열렸지만, 정작 당사국인 스페인과 이탈리아 등은 느긋하게 딴청을 부리고 있다.
이날 독일 헌법재판소는 조건부로 유럽재정안정매커니즘(ESM)에 대해 합헌 판결을 내렸다. 독일 정부도 신속하게 최종 비준 문제를 처리하기로 하면서 이제 ESM 출범은 수주일 내에 가능하게 됐다. 이에 따라 드라기 ECB 총재가 제안했던 스페인과 이탈리아 등 유로존 국채 매입 재개도 현실화될 수 있게 됐다.
그러나 이같은 대책들로 인해 국채금리가 빠르게 하락하자 정작 당사국인 스페인과 이탈리아는 느긋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 이날 마리아노 라호이 스페인 총리는 의회에 출석한 자리에서 “국채금리를 하향 안정시키기 위해 ECB의 국채 매입 계획으로부터 도움을 받아야 할지를 계속 검토하고 있다”면서도 “아직 이는 분명치 않다”고 밝혔다. 또 “경우에 따라서는 ECB로부터의 지원이 필요하지 않을 수도 있다”고도 했다. 이어 페르난도 히메네스 라토레 경제 차관도 “ECB 대책으로 시장 상황이 개선되고 있어 긴급한 상황은 아니다”며 ECB와 구제금융 기금에 지원을 요청할지에 대한 결정을 늦출 수 있다고 말했다.
이탈리아 역시 최근 국채금리가 하락 안정되면서 “유럽 구제금융 기금에 지원을 요청할 계획이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이같은 스페인과 이탈리아의 태도에 대해 시장에서는 우려와 비판섞인 지적이 나오고 있다. 마크 다우딩 블루베이 에셋매니지먼트 시니어 매니저는 “최근 이들 국가의 국채가 강한 랠리를 보인 것은 ECB의 국채 매입 약속에 의한 것”이라며 “만약 조만간 구체적인 국채 매입이 이뤄지지 않을 경우 스페인과 이탈리아 국채금리는 재차 빠르게 반등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