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증시 1%안팎 상승..`글로벌 제조업 호조`(종합)

by이정훈 기자
2012.02.02 06:10:03

포르투갈 국채입찰 성공-그리스 타결기대 한몫
금융주 상승세 주도..페이스북 IPO신청 주목

[뉴욕= 이데일리 이정훈 특파원] 2월 첫 거래일인 1일(현지시간) 뉴욕증시가 오랜만에 1%대의 상승세를 보이며 마감했다. 중국과 유로존, 미국의 제조업 경기지표가 동반 호조를 보이며 상승세를 이끌었다.

이날 다우지수는 전일대비 83.55포인트, 0.66% 상승한 1만2716.46을 기록했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전일대비 11.67포인트, 0.89% 높은 1324.08을, 나스닥지수도 34.43포인트, 1.22% 뛴 2848.27을 각각 기록했다.

중국 제조업지수가 50선 위에서 상승세를 이어간 가운데 유로존의 1월중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가 48.8로 지난해 12월과 시장 예상치를 상회한데다 독일 PMI는 다시 확장국면으로 복귀한 것이 호재가 됐다.

미국쪽에서는 지난 1월중 민간 순고용은 17만명으로, 시장 예상치인 18만5000명에 못미쳤지만 이후 나온 1월 제조업경기지수와 건설지출이 호조를 보이면서 시장심리를 더욱 안정시켰다.

페이스북이 기업공개(IPO) 신청을 하느냐에 대한 관심이 고조된 가운데 대표 주관사인 모간스탠리가 3.97% 상승했다. 그외 골드만삭스와 뱅크오브아메리카, 바클레이즈캐피탈 등 주요 금융주들이 1~2%대의 상승률을 보였다.

전날 부진한 실적을 공개했던 아마존닷컴은 7.7% 급락한 가운데 퀄컴은 장 마감후 실적 기대감에 1.26% 상승했다. 브로드컴은 예상을 뛰어넘는 실적에 8.09% 올랐고 월풀 역시 올해 실적 전망 상향에 13% 이상 급등했다.

다만 시장 기대에 다소 못미친 1월 차 판매실적을 올린 포드자동차는 0.72% 하락했다. 반면 제너럴일렉트릭(GM)과 도요타 등은 시장 기대를 충족시키며 각각 1.46%, 2.34% 올랐다.

◇ 채권단 "그리스 국채협상 내주 결론"

그리스 국채를 보유하고 있는 민간 채권단 협상대표단이 그리스 정부와의 국채교환 협상이 타결 직전까지 왔으며 다음주중 타결될 것으로 전망했다.

채권단 대표인 국제금융협회(IIF)는 이날 성명서를 통해 "그리스 정부와 진행중인 국채교환 협상의 다양한 세부내용들이 며칠 내로 합의될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이날 블룸버그에 따르면 그리스 정부와 채권단이 당초 합의했던 평균 4.25% 쿠폰금리를 3.6%로 낮추는 대신 그리스가 향후 경제성장이 회복될 경우 이에 연동해 채권단에게 반대급부를 제공하는 방안을 논의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GDP` 워런티로 불리는 이 국채는 지난 1993년 아르헨티나가 디폴트 선언 이후 채권액을 탕감할 때 채권단에게 제공했던 것으로, 향후 그리스의 경제 성장이 목표를 초과할 경우 이자 지급을 더 받도록 하는 증권이다. 이에 따라 순현재가치 기준으로 0.5~3.0%포인트 수준의 손실을 보상받을 수 있다는 계산이다.

◇ 美 1월 車판매도 호조..현대·기아차 `선전`

2012년 새해 첫 달에도 미국 자동차 판매가 호조를 보인 가운데 현대차와 기아차로 대변되는 한국 메이커들이 높은 성장세를 이어갔다. 미국 `빅3`와 일본업체들은 실적 희비가 엇갈린 가운데 독일 브랜드인 폭스바겐이 50%에 육박하는 빠른 성장세를 이어가며 두각을 나타냈다.

이날 자동차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미국내 자동차 판매량은 76만9544대를 기록, 전년동월대비 10.7%의 두 자릿수 성장세를 이어갔다.

한국 메이커들의 선전이 두드러졌다. 현대자동차는 `소나타`와 `엘란트라`가 호조를 보이며 1월에 미국에서 전년동월대비 15% 증가한 4만2694대를 판매했다고 발표했다. 기아차도 3만5517대의 자동차를 판매해 전년동월대비 27.8% 증가해 17개월 연속으로 판매 증가세를 유지했으며, 1월 판매실적으로는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반면 지난해 동반 판매실적 호조를 보였던 미국 자동차업계 `빅3`의 1월 실적이 엇갈렸다. 포드와 크라이슬러가 호조를 보인 반면 제너럴모터스(GM)만 홀로 부진했다. 도요타는 1월에 12만4540대를 판매했다. 이는 전년동월대비 7.5% 증가한 것이다. 2012년형 `뉴캠리`가 호평을 받은 덕으로 보인다.

◇ 美, 모기지 재융자 규제 `확 푼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모기지대출 리파이낸싱(재융자) 규제 완화를 골자로 하는 추가 주택부양대책을 내놓았다.

오바마 대통령은 이날 워싱턴DC 근교 버지니아주 페어팩스의 한 커뮤니티센터에서 이같은 내용의 주택 부양책을 공개했다. 이 자리에서 오바마 대통령은 "이번 주택위기는 미국 중산층 가정이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우리의 집을 압박하고 있다"며 "이같은 피해를 바로잡기 위해 할 수 있는 모든 일을 다할 것"이라고 역설했다.

이날 발표된 부양책에는 현재로서는 사상 최저금리로 모기지 대출을 갈아타고 싶어도 자격을 얻지 못하는 수백만명의 주택 소유자들이 리파이낸싱을 받을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이 담겨있다. 집값이 모기지 대출액보다 떨어진 깡통주택 소유자는 물론이고 페니매이와 프레디맥 등 국책 모기지업체가 보유하고 있지 않은 무보증 모기지 대출자들에게도 리파이낸싱 문호를 열어주겠다는 것.

백악관은 이같은 부양책으로 총 50억~100억달러의 재원이 필요할 것으로 추정하고 있어 이 재원 마련을 놓고 갈등이 초래될 것으로 보인다. 현재 백악관은 재원 마련을 위해 대형 은행들에게 추가로 보증수수료를 높이자는 방안을 제안하고 있는 반면 이에 대해 공화당은 강력하게 반대하고 있다.

◇ 미국-유로존 제조업경기 호조

미국의 지난달 제조업 경기가 예상보다 저조한 성장을 보였다. 그러나 신규주문과 제품 가격이 개선되면서 최근 7개월만에 가장 좋은 제조업 경기를 기록했다.

이날 전미 공급관리자협회(ISM)는 지난달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가 54.1로, 지난해 12월의 53.1보다는 상승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지난해 6월 이후 7개월만에 최고치였다. 다만 시장에서 예상했던 54.5보다는 저조했다.

또 유로존 민간조사업체 마킷이코노믹스는 1월중 유로존 17개 회원국들의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가 48.8로, 지난해 12월의 46.9보다 높아졌다고 발표했다. 특히 이는 시장에서 예상했던 48.7보다도 높은 수치였다.

PMI가 기준치인 50선을 밑돌아 여전히 제조업경기가 위축국면인 것은 사실이지만, 위축속도는 눈에 띄게 줄어든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독일의 제조업 PMI는 12월의 48.4에서 51.0으로 높아져 다시 경기 확장국면을 회복했다. 그외에도 이탈리아와 스페인, 네덜란드 등도 개선세를 보였다.

◇ 피치 "美은행들 올 이익 급감할 듯"

국제 신용평가기관인 피치사가 올해 미국 은행들의 이익이 급감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크리스토퍼 울프 피치사 금융산업 담당 이사는 이날 보고서를 통해 "미국 은행들이 지난해 말부터 보인 이익 감소추세를 올해에도 이어갈 것"이라고 이익 급감을 예고했다.

울프 이사는 "트레이딩 매출이 연중 내내 급변할 것으로 보이는데다 아직 단정짓긴 이르지만 은행의 자기매매 등을 규제하는 `볼커 룰`로 인해 장기적으로도 은행업이 어려움을 겪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은행들이 비용을 더 줄임으로써 매출 감소압력을 줄일 수 있는 방안을 추가로 모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대손충당금 환입이 더딘 것도 올해 이익 증가를 가로막는 요인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