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증시 혼조세..대내외 호재에 차익매물(종합)

by이정훈 기자
2011.11.30 06:15:16

기술적 저항선 부담..다우-S&P500만 소폭 올라
에너지주 강세..금융-기술주는 부진

[뉴욕= 이데일리 이정훈 특파원] 뉴욕증시가 전날 급등세를 이어가지 못하고 혼조양상을 보였다. 유로존 재무장관회의 기대와 경제지표 호조에도 불구하고 기술적 저항에 따른 차익매물로 별다른 방향성을 보이지 못했다.

29일(현지시간) 다우지수는 전일대비 32.62포인트, 0.28% 상승한 1만1555.63으로 장을 마감했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전일대비 2.64포인트, 0.22% 높은 1195.19를 기록했다. 그러나 나스닥지수는 홀로 11.83포인트, 0.47% 하락한 2515.51을 기록했다.

S&P500지수는 1200선에서, 나스닥지수는 2520선 중반에서 각각 기술적 저항에 부딪히는 모습이었다.

이날 시작된 유로존 재무장관회의에서 그리스에 대한 80억유로 지원 승인이 이뤄지는 등 위기 해결 기대가 커졌다. 또 스페인의 재정적자가 축소되며 올해 목표 달성이 가능해질 것이라는 기대와 이탈리아, 헝가리의 국채 발행 성공 등이 호재가 됐다.

또 11월 미국 소비자신뢰지수 호조와 소매지표 호전 등이 시장심리를 개선시켰다.

그러나 미국 주택지표는 부진한 모습을 이어가며 상승세를 제한했지만, 이내 미국 아메리칸에어라인의 모회사인 AMR이 파산보호(챕터11)를 신청도 시장심리를 냉각시켰다.

업종별로는 국제유가 상승에 에너지 관련주가 강세를 보인 반면 금융과 기술주는 부진한 양상을 보였다.

이날 파산보호 신청을 한 아메리칸에어라인 모회사인 AMR은 무려 80%나 곤두박질쳤고, 아메리칸에어라인의 라이벌인 유나이티드컨티넬탈과 델타에어라인, 제트블루 등은 모두 4~10%의 높은 상승률을 보여 희비가 엇갈렸다.

기술주도 부진했다. 리서치인모션(RIM)이 1분기에 모바일 소프트웨어를 새로 런칭한다는 소식에 5.4% 상승한 것을 제외하고는 애플과 구글, 코닝 등이 모두 하락했다.

티파니는 홀리데이시즌 이익 전망치가 예상에 못미친다는 우려에 8.69%나 추락했다.

◇ "유로존, 그리스에 80억유로 지원 승인"

그리스가 80억유로에 이르는 6차 구제금융 자금을 결국 지원받게 됐다.

이날 주요 외신들에 따르면 이날 벨기에 브뤼셀에서 열리고 있는 유로존 재무장관회의에 참석한 장관들이 그리스에 대한 58억유로(77억달러)의 자금 지원을 재승인했다.

유로존 재무장관들은 이날 유럽연합(EU)이 지원하게 되는 자금부분만 1차적으로 승인한 것으로, 조만간 국제통화기금(IMF)이 나머지 22억유로의 지원 부분을 승인하면 전체 80억유로(107억달러) 규모의 6차 구제금융 지원자금 집행에 이뤄지게 된다.

유럽연합(EU)과 국제통화기금(IMF)이 공동으로 지원하는 이 자금은 그리스를 돕기 위한 6차 자금 집행분으로, 이 자금 지원이 없을 경우 그리스는 다음달중 디폴트를 면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 옐렌 "3차 양적완화 가능성 열려있다"

자넷 옐렌 연방준비제도(Fed) 부의장이 정책금리의 향후 방향성에 대한 설명(가이던스)을 강화하는 방식과 함께 3차 양적완화(QE3)도 추가 부양조치로 검토할 수 있다는 점을 재확인했다.

옐렌 부의장은 이날 샌프란시스코 연방준비은행이 후원하는 컨퍼런스에 참석, "미국경제 회복을 지지하기 위해 정책금리가 어떻게 움직일지에 대한 가이던스를 높여주는 방식이나 장기 금융자산을 추가로 매입하는 방식의 추가 완화정책을 채택할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그는 "금융시장 압력이 높아지면서 글로벌 경제성장의 하방 리스크가 심각하게 확대되고 있고, 이같은 금융시장 불안은 유로존 은행과 국채시장 불안을 반영한 것이며 그 전망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구체적인 정책 권고를 제시하지 않으면서도 추가로 미국 주택시장 회복을 가속화하기 위한 부양조치들도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 美 가계 체감경기, 8년반래 최대폭 개선

미국 소비자들이 느끼는 향후 경기와 소비지출 전망에 대한 기대치가 최근 8년 반만에 가장 큰 폭으로 개선됐다.

이날 컨퍼런스보드는 11월중 미국 소비자신뢰지수가 56을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이전 10월의 수정치인 40.9를 크게 웃돌았고, 시장 예상치인 44도 훌쩍 넘었다. 특히 이같은 전월대비 상승폭은 지난 2003년 4월 이후 무려 8년 7개월만에 가장 컸다.

아울러 미국 국제쇼핑센터위원회(ICSC)가 발표한 지난주 체인스토어지수가 전주대비 1.7% 증가했다. 이는 지난 6월 이후 5개월만에 최고의 증가율이었다.

또 존슨레드북 대형 소매업지수 역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5.4%나 증가했다. 11월 전체로 환산할 경우 2.2%나 증가한 것으로, 이는 지난 2009년 11월 이후 2년만에 최대 상승률이었다.

◇ 스페인 재정적자 축소..목표달성 `청신호`

스페인의 중앙정부 재정적자 규모가 축소되면서 올해 긴축이행 목표 달성 가능성에 파란불이 켜졌다.

이날 스페인 정부는 올들어 10월까지의 누적 재정적자가 국내총생산(GDP)대비 3.7%로, 지난해 같은 기간의 4.58%보다 크게 축소됐다고 발표했다.

후앙 마누엘 로페즈 카르발류 재무차관은 "사회보장시스템에서 흑자로 돌아섰고 지방정부 적자가 줄어들면서 중앙정부 재정적자 비율이 이처럼 줄었다"며 "이 덕에 연간 목표 달성이 가능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 사회보장시스템 부문에서는 GDP대비 0.52% 흑자로 돌아서 올해 연간 목표인 0.4% 흑자를 앞섰고, 17개 지방정부 적자는 1.19%로, 상반기의 1.2%보다 줄었다.

이에 따라 스페인 정부는 올해 실제 재정적자 비율이 4.8%까지 줄어들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앞서 스페인은 GDP대비 재정적자 비율을 6.0%로 맞추기로 약속한 바 있다.

뉴엣지그룹의 앤너리사 피아자 스트래티지스트는 "이탈리아 국채 입찰에서 낙찰금리가 사상 최고수준으로 뛰었지만 최근 유통금리를 보면 이는 놀랄 만한 일도 아니었다. 오히려 가격이 낮아지면서 입찰 수요가 늘었다는 점이 고무적이었다. 가격 밸류에이션이 반영되고 있다는 얘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