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가시각] 만병통치약은 없다

by문주용 기자
2011.09.22 06:52:16

[뉴욕= 이데일리 문주용 특파원] 우리에겐 낯선 `오퍼레이션 트위스트` 정책이 경기부양책으로 발표됐지만, 뉴욕 증시는 발표직후 급락했다.

`플러스 알파`가 없었던 탓이 없지 않아 보인다.

신문지상을 통해 `오퍼레이션 트위스트`정책은 공공연하게 알려졌다. 때문에 그 정책만 내놓을 경우 이미 기대감이 반영된 시장은 약세로 돌아설 가능성이 높았다.

지금 대대적인 3차 채권매입정책(QE)를 펼칠 수 있는 상황도 못된다. 연준 내부의 반발도 만만찮았고, 공화당의 반대는 어느 때보다 강경했다.

애초에 `오퍼레이션 트위스트`가 만병통치약일 리는 없었다.

언론들은 장기 금리가 이미 사상 최저치로 떨어져 있는 상태라고 기적했다, 기업들이 투자를 하지 않는 이유는 돈 값이 비싼 탓이 아니다. 또한 가계 역시 모기지 금리가 최저로 떨어졌지만 담보인 집값이 더 떨어졌기 때문에 돈을 빌릴 수가 없는 처지다.

그래서 도이체 방크의 이코노미스트들은 "금리를 더 낮추려는 것이 소비 지출에 상당한 임팩트를 줄 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뉴저지 커뮤니티 뱅크의 프랭크 소렌티노 CEO는 "지금은 사람들이, 집을 사고 싶은데 금리가 너무 높아 못사는 상황이 아니다"며 "금리는 이미 역사적으로, 그리고 앞으로 6개월에서 9개월 정도는 계속 낮은 수준을 유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장기 금리는 향후 경제상황을 전망하는 지표인데, 연준이 금리를 조작할수록 이에 대한 신뢰가 떨어지는 문제를 낳을 것이라는 우려를 보내고 있다.

이날 주가가 하락한 것은 그렇다치더라도, 앞으로 서서히 정책 효과가 나올 수 있다면 다행인데, 그마저도 여의치 않다.

필라델피아 연은 부총재를 지낸 딘 크루쇼어 리치몬드 대학 교수는 "이게 우리 경제가 닥친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하지는 않을 것"이라며 "주택시장은 여전히 안좋고, 사람들은 높은 빚에 시달리고 있다"고 말했다.



크루쇼어 교수의 주장에 따르면 `오퍼레이션 트위스트` 정책은 딱 한번 있었다. 더욱이 당시 정책에 대해서 지금은 실패한 정책으로 간주하는 시각이 많다.

당시 금액으로 880억 달러 규모로 `트위스트`를 단행했는데, 이는 미 경제 전체의 1.7%에 불과한 미미한 수준이었다.

크루쇼어 교수는 "단지 0.1~0.2%의 금리 변화가 있었고, 규모가 경제에 충분하지 않았다"면서 "그때가 유일한 정책이었는데, 규모를 크게 하면 다른 차이가 나타닐지를 보여줄 만한 실증적 자료가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이번에는 4000억 달러 규모로 실시하지만, 역시 현재 미국 국내총생산에 2.7%에 불과한 수준이다.

반면 시장은 FOMC 결정문에 곤혹감을 느꼈을 것같다.

모하메드 엘-에리언 핌코 최고경영자(CEO)는 "시장은 연준이 경제 전망을 하향 수정한 점과 금융 리스크 하향 가능성을 높게 본 점에 유의했다"면서 "연준의 채권매입이 장기채권과 모기지 밸류에이션에 영향을 주겠지만, 경제적 성과로 드러내는 능력에는 제한이 있을 것으로 봤다"고 말했다.

이날 성명에서 또다시 3명의 연은 총재가 반대한데 대한 우려가 없지 않다.

웰스 캐피탈 매니지먼트의 제임스 폴슨 수석투자스트래티지스트는 "이날 메시지는 결국 연준이 할 수 있는 게 많지 않다는 의미"라며 "경제를 살리기 위해 무엇을 하든지간에, 이미 유동성은 많다. 연준이 글로벌 경제에 대해 두려움을 느끼고 있다는 인상을 남겼다"며 향후 시장 반응을 우려했다.

그렇지만 그리스 등 유럽 사태의 진전을 좀 더 지켜보고, 미국 경제가 받는 영향을 확인한 후 추가적으로 강력한 정책을 펼 수 있는 여유를 확보하고 있다는 점에서 꼭 부정적이지만은 않다는 생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