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세인 랠리` 불발..다우·나스닥 동반하락

by정명수 기자
2003.12.16 06:22:24

달러 약세..국채 수익률 소폭 상승

[뉴욕=edaily 정명수특파원] 나스닥 지수가 1.5% 이상 급락하는 등 `후세인 랠리`가 무산됐다. 다우 지수도 1만100선을 상향 돌파하며 기세를 올렸지만, 오후들어 지수 상승 폭이 급격하게 줄어들었다. 달러가 주요 경쟁국 통화에 대해 약세로 돌아서는 등 `후세인 생포`의 경제적 효과에 의문이 제기되면서 투자심리가 급격하게 위축됐다. 랠리를 기대했던 투자자들은 "방향을 잘못 잡았다"며 장막판 급매물을 쏟아냈고, 양대 지수는 일제히 하락 반전했다. 월마트가 크리스마스 시즌 매출이 예상치의 하한선에 그칠 것이라는 부정적인 전망을 내놓은 것이 뒤늦게 주가에 반영되며 블루칩 주가를 끌어내렸다. 15일 다우 지수는 지난 주말보다 19.34포인트(0.19%) 떨어진 1만22.82, 나스닥은 30.74포인트(1.58%) 떨어진 1918.26, S&P는 6.10포인트(0.57%) 떨어진 1068.04를 기록했다. 거래량은 뉴욕증권거래소가 14억6000만주, 나스닥이 18억700만주로 평소 거래량에 못미쳤다. 뉴욕증권거래소에서 주가가 오른 종목은 1034개, 내린 종목은 1808개였다. 나스닥에서는 903종목이 오르고, 2196종목이 떨어졌다. 달러는 아시아, 유럽 시장에서와 달리 유로와 엔화에 대해 약세로 반전됐다. 국채 수익률은 소폭 상승했다.(채권가격 하락) 국제 유가도 배럴당 33달러를 웃돌았고, 금선물 가격도 소폭 하락에 그쳤다. 이날 나스닥 지수는 1.5% 급등 출발했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상승 폭이 줄어들었다. 다우는 강보합세로 시작, 1만100선을 상향 돌파했다. 오후장 들어 양대지수는 상승 탄력이 급격하게 약해졌다. 나스닥이 하락 반전하고, 다우도 장막판 마이너스로 돌아섰다. `후세인 랠리`가 생각만큼 강력하지 않다고 판단한 단기 투자자들이 급매물을 쏟아냈다. 후세인 체포로 부시 대통령의 입지가 강화되고, 이라크 저항세력의 공격도 누그러들 것이라는 기대가 높지만, `시장은 펀더멘털`이라는 인식이 확산됐다. 이라크의 수도 바그다드에서 연쇄적인 차량 폭탄 폭발사고가 발생, 후세인 체포가 곧바로 평화를 가져다주지 못한다는 사실도 맹목적인 후세인 랠리에 제동을 걸었다.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은 "미국경제는 강한 속도로 성장하고 있다"며 "미국은 이제 보다 안전하고 부유한 국가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개장전 발표된 12월 엠파이어스테이트 지수는 37.37을 기록, 예상치 38.3을 밑돌았지만, 고용지수는 크게 개선됐다. 스미스바니의 기관투자자 전담 전략가인 토비아스 레브코비치는 개장초반 "후세인 체포는 좋은 소식이지만, 랠리가 지속될 것인지는 의문"이라며 "추격 매수를 자제해야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지수 상승을 선도했던 주요 종목들이 하락세로 급반전했다. 마감후 분기 실적을 발표할 예정인 오라클은 장중 1.33%나 올랐지만, 장막판 1.01% 하락했다. 오라클은 2분기에 주당 12센트의 순이익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는 전문가들의 예상치 주당 11센트를 소폭 웃도는 것이다. 오라클은 전통적으로 기술주 전체의 실적 전망을 가늠하는 선행 지표 역할을 해왔다. IBM도 4730명의 프로그래머를 인도, 중국 등 저임금 국가로 이동시킬 것이라는 보도로 강보합세를 나타냈으나, 0.65% 하락 반전했다. GE는 모건스탠리가 목표주가를 33달러에서 36달러로 올리면서 1% 이상 급등했으나, 차익 매물이 나오면서 0.73%로 상승 폭이 축소됐다. 모건스탠리는 GE의 사업전망이 몇년만에 처음으로 긍정적으로 바뀌고 있다고 분석했다. 코카콜라는 UBS가 목표주가를 58달러로 올리면서 0.85% 상승했다. 월마트는 12월 매출이 예상치의 하한선에 머무를 것이라고 밝히면서 3.35% 급락했다. 월마트의 하락은 다른 블루칩에도 악영향을 미쳤다. 홈디포는 UBS의 긍정적인 분석에 힘입어 1% 이상 올랐으나, 장막판 0.87% 하락 반전했다. UBS는 홈디포의 펀더멘털이 거시적인 우려를 잠재울만큼 튼튼하다고 평가했다. 더블클릭은 UBS파이퍼제프리가 투자등급을 시장비중 상회로 올리면서 3.53% 급등했다. UBS는 인터넷 광고업체인 더블클릭의 내년도 매출과 수익성이 크게 호전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골드만삭스는 엔터테인먼트 업종의 투자등급을 중립으로 상향 조정했다. 골드만은 엔터테인먼트 산업의 펀더멘털과 벨류에이션이 지난 3년보다 개선됐다고 분석했다. 디즈니는 강보합선에서 보합선으로 밀려났고, 타임워너는 0.86% 올랐다. 비아콤은 0.07% 하락 반전했다. 프록터앤갬블은 리만브라더스가 분기실적 전망치를 상향 조정하면서 1.03% 상승했다. AT&T는 지난주 매출 전망치를 하향 조정하고, CSFB도 투자등급을 중립으로 낮춰, 하락세를 나타냈으나, 장막판 반발 매수세가 유입돼 보합선으로 마쳤다. 항공주들도 후세인 수혜주로 장중 급등했으나, 장막판 하락 반전했다. 아메리칸에어라인은 1.74%, 델타항공은 2.47% 급락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