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김인경 기자
2024.10.07 05:05:00
코스피 3Q 영업익 전망치, 한달 사이 4.9% 하향
삼성전자, DS 부문 우려 속 실적 눈높이 19%↓
"일회성 비용까지 발생, 어닝쇼크 가능성도"
배터리 실적 우려도…"시장 증익 확신 부족해"
[이데일리 김인경 기자] 이번 주 8일 삼성전자(005930)를 시작으로 3분기 실적 발표 시즌이 도래한다. 증권가는 깜짝실적이 연이어 나왔던 상반기와 달리 3분기에 대한 눈높이를 낮춰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미국의 경기침체 우려가 시작한 지난 8월부터 증권가는 3분기 상장사의 실적 전망치를 바쁘게 하향했지만, 낮아진 눈높이보다도 더 나쁜 실적을 공개하는 ‘어닝 쇼크’ 가능성도 열어둬야 한다는 얘기가 나온다.
6일 삼성증권과 퀀트와이즈에 따르면 코스피 상장사들의 3분기 영업이익 전망치는 73조 5206억원이다. 한 달 전보다 무려 4.9% 감소한 수준이다. 3분기 순이익 전망치 역시 52조 2290억원으로 한 달 사이 5.0% 쪼그라들었다.
코스닥의 3분기 영업이익 전망치는 2조 4929억원으로 한 달 사이 1.9% 줄었고 순이익 전망치 역시 1조 4913억원으로 같은 기간 0.7% 감소했다.
조재운 대신증권 연구원은 “실적 전망치의 변동이 낮아지고 있는데, 이는 실적 모멘텀이 둔화할 때 발생하는 현상”이라며 “8월부터 둔화한 반도체 실적 모멘텀이 둔화로 방향을 틀면서 코스피 실적 전망치도 하향으로 전환했다”고 지적했다.
실제 코스피 시가총액 1위인 삼성전자(005930)와 2위 SK하이닉스(000660)의 실적 전망치가 가파르게 하향하며 3분기 실적 우려의 주역으로 떠오르고 있다. 삼성전자의 3분기 영업이익 추정치는 11조 379억원으로 한 달 전(13조 6344억원)보다 무려 19.0% 줄었다.
시장에서는 애초 3분기 삼성전자의 반도체(DS) 부문 영업이익이 8조원에 달할 것으로 봤지만 최근 5조원대로 낮춰잡고 있다. 김동원 KB증권 연구원은 “DS부문 영업이익을 5조원으로 예상한다”며 “인공지능(AI) 및 서버용 메모리 수요는 견조하지만 D램(DRAM) 수요의 40%를 차지하는 스마트폰·PC 판매 부진으로 메모리 모듈 업체들의 재고가 12~16주로 증가해 메모리 출하량이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김형태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의 3분기 실적은 구형 메모리 수요둔화에 1조 5000억원의 일회성 비용까지 발생하며 컨센서스를 밑돌 수 있다”고 우려했다.
SK하이닉스(000660)의 영업이익 전망치도 6조 8009억원으로 한 달 전(7조 960억원)으로 한 달 사이 4.2% 감소했다. SK하이닉스 역시 모바일·PC 메모리 수요 둔화의 우려에 부딪혔기 때문이다. 다만 엔비디아에 공급하는 고대역폭메모리(HBM) 비중이 크다보니 삼성전자보다는 어닝쇼크 가능성이 크지 않을 것이라는 평가다.
최근 미국의 빅컷(기준금리 0.50%포인트 인하)으로 주가가 재평가되고 있는 배터리 관련주도 실적전망은 어둡다. 에코프로비엠(247540)의 3분기 영업이익 전망치는 19억원으로 한 달 전(30억원) 보다 37.2% 감소했다. 배터리업종의 대장주라 할 수 있는 LG에너지솔루션(373220)의 3분기 영업이익 전망치도 3445억원으로 한 달 전인 3667억원보다 7.9% 줄었다. 글로벌 시장에서 전기차의 판매량이 꺾이고 있기 때문이다. 김철중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단기 실적 기대감은 올해까지는 내려두고, 내년부터의 방향성에 주목해야 한다”라고 조언했다.
시장에서는 자동차주만 3분기에도 실적 선방을 이어갈 것으로 보고 있다. 현대차(005380)의 3분기 영업이익 전망치는 3조 9531억원으로 한 달 사이 0.3% 줄어든 데 그쳤고 기아(000270)의 영업이익 전망치 역시 3조 2381억원으로 전망되며 한 달 사이 0.6% 소폭 감소했다.
3분기 실적 전망치가 가파르게 낮아지며 코스피를 둘러싼 투자심리는 더욱 침체할 가능성도 점쳐진다. 이은택 KB증권 연구원은 “반도체 업종을 중심으로 아직 실적에 대한 불확실성이 크며, 미래에 실적이 계속 늘어날 것이란 확신이 투자자들에게 부족한 상황”이라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