죠스바가 아이스크림이 아니라고?

by전재욱 기자
2021.07.01 05:30:00

아이스크림 통칭 ''빙과류''는 4가지 기준으로 분류
크게는 유제품 있으면 ''아이스크림'', 없으면 ''빙과''
구분이 무의미할 만하지만, 안전 탓에 엄격하게 세분

[이데일리 전재욱 기자] 성수기를 맞은 아이스크림. 종류별 감별법을 알아두면 무턱대고 먹기보다 맛나게 즐길 수 있어 참고할 만하다.

30일 아이스크림 업계에 따르면 식품의약품안전처가 구분하는 빙과류(氷菓類)는 모두 4가지다. △아이스크림류 △아이스크림믹스류 △빙과 △식용얼음으로 나뉜다. 근거는 식품공전이다. 식품을 안전하게 관리하고자 제조·가공 등 과정에서 지켜야 할 기준을 정하고 있다.

대표적인 아이스크림 ‘투게더’(왼쪽)와 ‘구구크러스터’.(사진=빙그레, 롯데푸드)
빙과류 제조자는 위 4가지 유형에 맞춰 제품을 생산한다. 유형은 우유가 들어가는지에 따라 갈린다.

아이스크림류는 원유·유가공품을 원료로 얼리거나 굳힌 것을 일컫는다. 유산균 제품도 발효유가 포함되면 아이스크림이다. ‘투게더’나 ‘구구크러스터’같은 떠먹는 제품이 대표적인 아이스크림에 해당한다.

앞서 A씨가 샀던 더블비얀코도 아이스크림이다. 우유는 들었지만 지방 함유량과 성분에 따라서 저지방아이스크림, 아이스밀크(‘메로나’), 셔벗(‘돼지바’), 비유지방아이스크림(‘멘붕어사만코’)으로 나눈다.

아이스크림믹스류는 일반 소비자가 접하기 어렵다. 통상 아이스크림을 얼리거나 굳히기 전 단계의 원료를 일컫는다. 대부분 B2B(기업 간 거래) 영역에서 소화된다. 커피 전문점 등에서 파는 소프트 아이스크림의 원료를 떠올리면 쉽다. 흔히 액상이나 분말 형태다. B2C(기업과 소비자 간 거래) 제품으로 삼양사 ‘큐원 홈메이드 아이스크림 만들기’ 정도가 있다.



빙과는 먹는 물을 식품(첨가물)과 섞어 얼린 것이다. 우유는 들어가지 않는다. 앞서 A씨가 아이스크림인 줄 알고 샀던 수박바와 죠스바도 마찬가지로 빙과다. ‘탱크보이’, ‘더위사냥’, ‘스크류바’, ‘고드름’이 인기 있는 빙과에 해당한다.

식용얼음은 ‘먹는 물을 냉동한 것’에 해당한다. 우유나 식품(첨가물)이 끼어 있지 않아야 한다. 할인점과 편의점, 외식업체에서 음료나 식품의 부재료로 쓰이는 게 해당한다. 아이스아메리카노에 들어가는 게 대표적이다.

빙과류는 식품 유형을 보면 종류를 구분할 수 있는데, 형태로 얼마큼 가늠할 수 있다. ‘월드콘’이나 ‘부라보콘’ 등 콘류는 아이스크림으로 가공하기 쉬운 형태다. 우유 성분이 들어가면 ‘바’(Bar) 형태로 굳히기 어려워서 콘처럼 틀을 잡아서 굳힌다고 한다. 이런 맥락에서 보면 바로 만든 아이스크림 메로나는 파격적인 제품이다.

구분하고 나면 도대체 무슨 쓸모인가 싶다. 아이스크림에 대한 우리네 통념은 A씨가 수박바를 아이스크림으로 착각하더라도 나무랄 일이 아니기 때문이다. 그러나 아이스크림으로 분류하지 않으면 식품 안전을 담보하기 어렵다.

아이스크림(믹스류)을 제조하려면 빙과보다 까다로운 조건을 갖춰야 한다. 일정 수준 이상의 살균 처리 시설을 완비해야 한다. 세균 종류와 수에 대한 허용치 기준도 더 엄격하다. 우유가 들어가기 때문에 안전과 위생에 대한 기준을 강화한 것이다. 아이스크림보다 빙과 마진율이 높은 것은 까다로운 제조 공정 탓이기도 하다.

식품공전에 따른 빙과류 구분은 유통업자에게 딴 나라 얘기다. 아이스크림을 빙과로 판매하는 게 흔하고, 그렇다고 제재하거나 처벌하는 규정도 없다. 식약처 관계자는 “식품공전은 식품을 제조하는 과정에서 안전과 위생을 확보하기 위한 근거”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