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오프라인 과일 소비행태 극과극…'못난이vs고급'

by송주오 기자
2019.07.15 05:30:00

이마트, 일반수박 대비 50% 비싼 ''1% 수박'' 선봬
오프라인 시장서 프리미엄 과일 매출 매년 증가
티몬, B등급 과일 매출 급증…매출 비중 30% 넘어

과일의 소비행태가 온라인과 오프라인에서 극과 극의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마트에서 350통 한정으로 선보인 ‘1% 수박’.(사진=이마트)
[이데일리 송주오 기자] 과일의 소비행태가 극과 극의 모습을 보이고 있다. 오프라인에서는 고품질의 프리미엄급 과일의 수요가 크게 증가했다. 반면, 온라인에서는 흠집으로 상품성이 떨어져 저렴한 B등급 과일이 인기를 끌고 있다.

이마트는 지난 13일부터 성수점, 죽전점, 분당점 등 수도권 19개 점포를 중심으로 ‘1% 수박’ 판매에 나섰다.

1% 수박은 품종 차별화와 정밀한 생산관리를 통해 12브릭스(Brix·12브릭스=100g당 당도 12g) 이상의 고당도를 자랑한다. 이는 일반 수박(10브릭스)과 비교해 당도가 2브릭스나 높다. 수박은 품질을 고려해 최고로 올릴 수 있는 당도가 14브릭스 미만으로 1% 수박은 최고 수준으로 끌어올린 셈이다. 그런 만큼 가격이 비쌀 수밖에 없다. 1% 수박의 판매 가격은 2만4800원(8kg 이상)으로 이마트에서 판매하는 일반 수박 대비 50%가량 비싸다. 1% 수박 생산이 어려운 탓에 판매수량은 350통으로 한정했다.

이마트가 1% 수박을 출시한 건 프리미엄 과일 수요가 최근 급증하고 있는데 따른 것이다. 지난해 5월부터 8월까지 이마트의 2만원 이상 프리미엄 수박 매출은 전년 같은 기간 대비 311.2% 증가했다. 프리미엄 포도의 대명사로 떠오른 고당도 ‘샤인머스캣’ 역시 지난해 매출이 전년보다 588.5% 신장했다.

롯데마트도 프리미엄 수박인 ‘황금당도’로 소비자 공략에 나서고 있다. 황금당도 수박은 경남 함안, 진천 등 각 시기별 유명산지의 수박을 재배·출하 과정에서 선별해 판매한다. 황금당도 수박은 12브릭스 이상의 수박에만 브랜드를 붙인다. 황금당도 브랜드는 롯데마트의 프리미엄 과일 브랜드로 당도 기준을 충족하는 과일에 붙인다. 올 초에는 사과와 배, 딸기, 토마토 등에 황금당도 브랜드를 붙여 판매했다.

온라인에서는 상품성이 떨어져 저렴한 가격에 맛 볼 수 있는 못난이 과일이 대세로 떠올랐다.(사진=티몬)
온라인에서는 일명 ‘못난이 과일’로 불리는 B등급 과일이 대세로 떠올랐다. 맛은 떨어지지 않지만 흠집 때문에 상품성이 떨어진 B등급 과일을 저렴하게 구매하려는 소비자들이 늘어나서다. 못난이 과일은 통상 일반 과일 대비 20~30% 저렴하게 판매한다. 실제로 티몬에서 판매하는 B등급 수박(7~8kg)은 9900원으로 대형마트의 일반 수박(1만2900원)보다 가격이 23% 저렴하다.



못난이 과일의 장점은 저렴한 가격이다. 티몬에 따르면 올해 4월 1일∼7월 8일 못난이 과일 매출이 전년 같은 기간보다 134%, 두 배 이상 껑충 뛰었다. 이는 같은 기간 일반 과일 매출 신장률(61%)을 크게 웃도는 수치다. 못난이 과일의 인기는 매출 비중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전체 과일 매출 가운데 못난이 과일이 차지하는 비중은 2017년 17%에서 2018년 24%, 올해는 31%로 매년 7%포인트(p)씩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못난이 과일의 주요 구매자는 40대로 나타났다. 40대의 구매율은 41%로 30대(28%), 50대(18%) 보다 높게 집계됐다.

미니과일도 덩달이 큰 인기를 누리고 있다.(사진=롯데쇼핑)
한편, 1인 가구 증가 영향으로 미니과일도 인기를 끌고 있다. 지난 6월부터 판매한 이마트의 ‘나혼자 수박’(600g 내외, 3980원)은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매출이 67% 증가했다. 나혼자 수박은 1팩에 600g 내외의 소포장으로 수박은 먹고 싶지만 한 통을 사기엔 부담스런 1인 가구를 위해 이마트가 작년 처음 선보인 상품이다. 2017년 처음 선보인 ‘반쪽수박’과 ‘4분의1쪽’ 수박의 경우에도 2018년 한 해 매출이 전년에 비해 160% 신장할 정도로 인기를 끌었다.

롯데마트에서도 미니과일 매출이 매년 늘고 있다. 체리 매출은 2017년 26%, 지난해 7.6% 증가했고 자두는 2017년에는 11.7%, 지난해에는 3.4% 늘었다. 딸기(2017년 12.4%·2018년 9.4%)와 무화과(80.8%·46.8%), 토마토(10.2%·3.8%), 포도(1.2%·21.6%) 등도 매출이 증가했다.

올해도 이런 추세는 지속되고 있다. 1~6월 사이 딸기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9.6% 신장했고, 토마토는 20.3% 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