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수미 성남시장 "100만 광역시보다 행정수요 커…특례시 지정돼야"

by김미희 기자
2019.05.06 08:51:08

[지자체장에게 듣는다]은수미 성남시장 인터뷰
"50만명 기준 인프라에 갇혀 행정서비스 불이익"
"재정·생산·교통 등 100만명 넘는 도시보다 크다"
"진심과 정성으로 시민 신뢰받는 행정 펴겠다"

지난달 29일 은수미성남시장이 이데일리와 인터뷰를 진행하고 있다.(사진=성남시)


[성남=이데일리 김미희 기자] 가녀린 체구의 여성이지만 예상치 못했던 에너지가 넘쳤다. 성남시 최초 여성시장으로 우먼파워를 보여주고 있는 은수미 시장. 그는 특례시 얘기가 나오자 안경 너머로 눈에 생기가 돌았다. 은수미 시장이 최근 가장 천착하는 화두는 단연 특례시였다.

은 시장은 지난달 29일에 가진 이데일리와의 인터뷰에서 “성남시 문제는 대한민국의 문제라고 생각한다. 성남시가 우리 미래동력을 만들 수 있는 도시 중 하나인 점을 고려해 특례시 지정에 행정수요를 반영해달라”며 호소했다. 그는 “성남시민들이 인구 50만명 기준의 행정인프라에 갇혀있다 보니 다른 지자체에 비해서 서비스측면에서 불이익을 당하고 있다”며 “재정, 도시생산활동, 교통 등 모든 것에 있어서 100만명이 넘는 도시보다 규모가 크다”고 주장했다.

은 시장은 “성남의 행정수요는 거주민에 의해 발생하는 수요가 아니라 서비스를 요구하는 실수요를 봐야 한다”며 “교통허브인 성남에서 하루 교통량이 100만대인데 그 중 35%는 성남시 등록차량, 65%는 외부에서 들어오고 나가는 방식으로 이용하기 때문에 100만 규모의 교통을 바라보며 대책을 세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때문에 공무원들의 노동강도가 다른 지자체보다 2배가 된다며 울산과 비교했다. 은 시장은 “성남시는 공무원 1명이 351명의 시민들에게 서비스를 제공하는 반면 울산의 경우 187명의 시민에게 서비스를 하면 된다”며 “즉 광역시보다 두 배의 노동강도를 갖고 있어 지쳐가는 문제”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현재 성남시에서는 시민들까지 나서 특례시 지정기준을 확대하는 입법 추진을 위해 성남특례시 범시민 추진위원회를 구성, 특례시 지정기준 시민염원 촉구결의대회, 100만인 서명운동 등을 벌이고 있다.

내년 7월부터 시행 예정인 도시공원 일몰제와 맞물려 예산문제도 거론했다. 은 시장은 “내년 공원 일몰제로 인해 예산 3358억원이 필요하지만 예산이 없어 부채를 내는 수 밖에 없는 상황”이라면서 “예산까지도 개선될 여지가 필요하다”고 토로했다. 도시공원일몰제는 공원이 도시계획시설로 지정된 후 일정 기간이 지나도록 사업이 진행되지 않을 때 자동으로 지정이 해제되는 제도다. 2020년 7월 1일부로 전국 1만9000여곳에 달하는 도시공원이 집행되지 않으면 도시공원의 자격을 잃게 된다.



그는 복지만큼은 배제 없는 포용을 강조하고 있다. 은 시장은 “가난한 집이나, 부잣집이나, 소득이 얼마인지, 다문화 가정인지, 장애인인지 그것도 무관하게 모든 아이가 동등하게 존중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성남시는 전국 지자체 최초로 소득과 상관없이 모든 아동에게 아동수당을 지급하고 있다. 그러면서 “아이를 낳고 키우는데 부모님 역할이 가장 중요하지만 부모님과 사회가 함께 한다면 아이를 더욱 잘 키울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했다.

은 시장은 전국 지자체 중 최초로 아동의료비 보장제도를 도입했다. 18세 미만 아동이나 청소년 연간 의료비가 100만원을 넘을 경우 초과금액도 전액지원하는 것이다. 건강보험공단 지원없이 환자가 100% 부담해야 하는 비급여 진료비도 포함한다. 의료비 초과액이 5000만원 이상인 경우에는 아동 의료비 심의위원회 심의를 거쳐 지급 여부를 결정한다. 은 시장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 건강보험 보장률이 80%로 경제력과 소득수준에 비해 국가 건강보험 보장률리 62%로 낮아 고액이나 중증질환으로 인한 의료비 부담으로 가정경제가 파탄되는 상황을 막아 병원비 걱정없는 환경을 만들기 위한 정책”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그는 성남시정 키워드로 진심과 정성을 꼽는다. “행정은 사랑하는 마음으로 접근하지 않으면, 진심과 정성을 다해 접근하지 않으면 시민들에게 신뢰받기 어렵다”며 성남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그러면서 “나라나 도시가 만들어지는 과정이 탑-다운방식으로 계속 진행돼 왔다. 그것에 대해서 시민들은 저항을 하거나 아니면 무엇인가를 얻어내는 방식이었다”며 “서로가 신뢰하고 공감하면 바뀔 수 있다고 기대한다”고 했다. 그의 공감 행정은 현재 진행형이다.

◇은수미 성남시장은

△1963년 전라북도 정읍 출생 △1998년 서울대 사회학과 졸업 △ 서울대 대학원 사회학 석·박사 졸업 △2012년5월 ~ 2016년5 제19대 국회의원 △2015년 전국 노동위원회 부위원장 △2016년 더불어민주당 경기도당 여성위원회 위원장 △2017년 ~ 2018년 3월대통령비서실 여성가족비서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