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가 먼저 망하나" 자영업 치킨게임…출혈경쟁에 수익성 역대 최저

by김정현 기자
2019.03.19 05:00:00

소비자서비스 부가가치율 역대 최저 40.6%
전체 산업서 차지하는 비중은 소폭 증가해
출혈경쟁 여파로 매출 늘어도 수익은 감소
최저임금 인상 겹쳐 충격 커져.."폐업 줄이어"

소비자들이 서울 중구 명동 거리를 걷고 있다. 사진=이데일리DB
[이데일리 김정현 기자] 포화상태인 자영업 시장이 출혈경쟁으로 신음하고 있다. 수요 증가보다 빠른 공급확대 영향으로 경쟁이 경화하면서 매출 증가에도 불구 수익은 감소하는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

18일 한국은행 산업연관표에 따르면 2015년 음식·숙박서비스 등을 포함한 ‘소비자서비스’의 부가가치율은 역대 최저인 40.6%로 나타났다. 부가가치율이 줄어들었다는 것은 개별 가게들의 수익이 줄어들었다는 의미다.

이번 수치는 2000년 이후 5년 단위로 소비자서비스 부가가치율을 분석한 결과다. 각각 2000년 44.7%→2005년 46.8%→2010년 45.9%→2015년 40.6%로 나타났다.

부가가치는 전체 매출에서 재료비 등을 제외한 것이다. 영업잉여를 비롯해 직원임금, 세금 등이 전부 부가가치에 포함된다. 결국 부가가치가 많아야 업주들이 이익금을 많이 가져가는 구조다. 시장 성장보다 빠르게 자영업자들이 늘어난 때문으로 풀이된다.

[이데일리 김정훈 기자]
소비자서비스의 산출액이 전산업 산출액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2000년, 2005년, 2010년, 2015년 각각 5.1%(2000년)→5.2%(2005년)→4.8%(2010년)→5.9%(2015년)으로 늘었다. 그러나 같은 기간 소비자서비스의 부가가치 비중은 5.1%→5.6%→5.6%→5.6%로 거의 변동이 없었다. 소비자서비스 업주들이 출혈경쟁 속에 산출액만 늘렸을 뿐, 부가가치는 오히려 뒷걸음질쳤다는 얘기다.



한은 관계자는 “음식·숙박 서비스업의 자영업자들 수가 점차 늘어나다보니 각각 업주들이 가져갈 수 있는 부가가치도 줄어들고 있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고 말했다.

줄어든 부가가치 중에서도 업주가 가져갈 이득은 줄어들고 있다. 직원임금 부담이 증가하면서, 업주들이 차지할 영업잉여 비중이 줄어들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000년부터 5년 단위로 봤을 때, 부가가치 중 ‘피용자 보수’가 차지하는 비중은 43.8%→45.6%→43.1%→45.8%로 늘어났다. 반대로 영업잉여 비중은 같은 기간 33.3%→30.9%→29.2%→27.0%로 감소했다.

문제는 소비자서비스 업주들의 상황이 더 악화되고 있을 수 있다는 점이다. 특히 최근 2년간 최저임금 이슈 등으로 인해 인건비 부담이 급증했기 때문이다. 수익이 줄어드는 상황을 버티지 못 한 자영업자들의 폐업이 속출하고 있는 것도 그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윤창현 서울시립대 경영학과 교수는 “음식·숙박서비스 업주들의 상황이 최근 몇년 사이 크게 악화된 것으로 보인다. 영업잉여가 줄어드는 상황을 못 견딘 업주들의 폐업이 줄을 잇고 있다”며 “2015년보다 부가가치율도 낮아졌을 것”이라고 말했다.

자료=한국은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