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세 총수' 구광모..주요 그룹, 총수 데뷔 나이 봤더니

by윤종성 기자
2018.05.19 05:00:30

김승연, 선친 타계로 29세 나이에 한화그룹 회장
이건희· 최태원은 40대에..정몽구는 62세에 총수

[이데일리 윤종성 기자] 재계 서열 4위 LG(003550)그룹이 4세 경영체제로 전환하는 승계 작업에 시동을 걸었다. 지난 17일 ㈜LG 이사회에서 등기이사로 추천된 구광모 LG전자(066570) 상무가 예고된 대로 다음달 29일 임시 주주총회를 통해 사내 등기이사로 선임되면 경영권 승계 작업은 급물살을 탈 전망이다.

구본무 LG그룹 회장의 장남인 구 상무는 1978년생으로, 올해 40세다. 아버지인 구 회장이 30세에 LG화학(051910)에 입사해 20년의 경영수업 기간을 거쳐 50세가 되던 해인 1995년 회장에 취임한 것을 감안하면 다소 이른 편이다.

▲구광모 LG전자 상무
하지만 주요 그룹 총수들의 면면을 보면, 구 상무보다 짧은 경영수업 기간을 거쳐 회장 직에 오른 인물들이 상당수 있다.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은 29세이던 1981년 그룹 회장에 올랐다. 선친인 김종희 회장이 갑작스레 타계하면서 20대 젊은 나이에 한화그룹의 경영을 맡게 됐다. 1980년 미국 유학을 마치고 귀국해 ‘부회장’을 맡은 지 1년 만이었다.

정몽준 아산재단 이사장은 36세였던 1987년 현대중공업(009540) 회장 맡았다. 정 이사장은 24세에 현대건설에 입사, 12년간의 경영수업을 거쳐 회장에 올랐다. 정 이사장은 정계에 진출한 후로는 현대중공업의 최대주주로 있다.

현재 현대중공업은 정 이사장의 아들인 정기선 부사장을 중심으로 한 3세 경영을 본격화하고 있다. 정 부사장은 지난해 11월 현대중공업 부사장에 오른 데 이어, 지난 3월에는 그룹 지주회사인 현대로보틱스의 지분 5.1%를 확보했다. 1982년생인 정 부사장은 올해 36세다.



구 상무와 마찬가지로 40대에 경영권을 승계한 총수들로는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 등이 있다. 이 회장은 1987년 창업주 이병철 회장 타계 직후 45세의 나이에 삼성그룹 2대 회장에 올랐다.

이 회장은 1966년 당시 삼성그룹 계열사이던 동양방송에 입사해 21년간 경영수업을 받은 뒤 재계 1위 삼성그룹의 총수가 됐다. 이 회장이 2014년 5월 급성 심근경색으로 쓰러져 입원한 뒤로는 장남인 이재용 삼성전자(005930) 부회장이 사실상 총수 역할을 하고 있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최근 삼성의 동일인을 이 부회장으로 변경했다. 공정거래법상 동일인은 특정 기업집단을 사실상 지배하는 자연인 또는 법인을 의미하는 말로, 총수를 지칭한다. 1968년생인 이 부회장은 올해 50세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38세 때 선친이 타계한 뒤에도 6년간 손길승 회장 체제에서 공동으로 경영한 뒤 44세의 나이에 총수 자리에 올랐다.

구본무 회장과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허창수 GS그룹 회장,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 박정원 두산그룹 회장 등은 50대에 총수에 올랐다. 정몽구 현대차(005380)그룹 회장은 60대 나이에 그룹 총수가 됐다. 정 회장은 옛 현대그룹 시절 현대모비스(012330)의 전신인 현대정공, 현대강관 등 일부 계열사에서 ‘회장’을 역임했지만, 현대차그룹 총수에 오른 시기는 62세이던 지난 2000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