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가전 굴기' 롤모델은 삼성·LG
by김겨레 기자
2018.05.04 04:38:58
하이얼·메이디 등 삼성 패밀리허브 냉장고 모방
디자인 뿐만 아니라 핵심 기능도 ''판박이''
[선전(중국)=이데일리 김겨레 기자] ‘중국판 IFA’를 표방하는 가전 전시회 ‘CE차이나’가 중국 광둥성 선전시에서 3일 막을 올렸다.
삼성전자와 LG전자는 참가하지 않았지만 한국 제품을 모방한 가전제품을 쉽게 찾아볼 수 있었다. 중국 제조사들은 디자인 베끼기에 급급했던 과거와 달리 사물인터넷(IoT) 등 핵심 기능까지 한국 제품을 따라하면서 격차를 좁히고 있다.
| 삼성 패밀리허브 냉장고(왼쪽)과 하이얼이 CE차이나에서 선보인 IoT 냉장고(오른쪽).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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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최대 가전업체 하이얼은 디스플레이를 장착한 냉장고를 전시했다. 지난 2016년 삼성전자가 업계 최초로 IoT 기능을 적용해 출시한 ‘패밀리허브’ 냉장고와 유사한 모습이었다. 메이디와 갈란즈도 유사한 스마트 냉장고를 출품했다.
이들 냉장고는 내부에 카메라를 활용해 식재료 상태를 모니터링하거나, 디스플레이에서 바로 식재료 주문이 가능하다. 스마트폰과 연결해 식재로 관리도 가능하다. 삼성 패밀리허브 냉장고의 ‘푸드 매니지먼트’ 기능과 판박이다.
하이얼은 또 ‘트윈’이라는 이름의 세탁기를 선보였다. 이는 상부에는 4kg 용량의 미니 드럼세탁기를, 하부에는 8kg 용량의 세탁기를 결합한 제품이다. 상부에는 전자동세탁기를, 하부에는 드럼세탁기를 한데 모은 LG전자의 트윈워시와 흡사하다. 하이얼은 이 제품에 프리미엄 브랜드 ‘카사떼’를 붙여 출시했다.
하이얼은 카메라를 장착한 에어컨도 내놨다. 카메라가 사람을 촬영해 효율적으로 냉기를 보낸다는게 하이얼의 설명이다. LG전자가 지난해 내놓은 휘센 듀얼 에어컨과 같은 방식이다.
갈란즈는 동부대우전자의 벽걸이형 소형 드럼 세탁기 ‘미니’와 유사한 제품을 전시했다. 갈라즈의 소형 세탁기는 벽에 부착할 수는 없지만, ‘미니’라는 브랜드 사용하고 있다.
제품의 성능도 한국제품 못지 않다고 현지 관계자들은 입을 모았다. 전시장에서 만난 하이얼 관계자는 “우리는 ‘메이드 인 차이나’ 제품을 자랑스럽게 생각한다”며 “품질과 기능이 매년 한단계씩 도약하고 있다”고 말했다.
갈란즈 관계자도 “중국에서 삼성, LG 제품을 쓰는 사람들은 거의 없다”며 “현지 브랜드 제품의 성능이 뛰어나기 때문”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