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포·개포 뛰니 과천 '꿈틀'…재건축 앞두고 한달새 5천만원 껑충
by정다슬 기자
2016.05.02 05:30:30
6억9500만→7억5000만원
중앙동은 3.3㎡당 3천만원 눈앞
사업 가시화 단지 매물 자취 감춰
내달 '래미안' 시작 릴레이 분양
"주변 공공주택 공급…수익성 글쎄"
[이데일리 정다슬 기자] “거래를 진행하려고 해도 집주인들이 물건들을 싹 거둬들여서 매물이 없어요. 상대적으로 재건축사업이 부진한 단지도 최근 들어 문의 전화가 꽤 오는 편입니다.”
지난달 28일 경기도 과천시 M공인중개사 대표는 재건축 이슈에 들썩거리는 과천 주택시장 분위기를 이렇게 전했다. 중개업소 사무실에서는 종종 대화를 끊는 전화벨 소리가 울러 퍼졌다. 대부분이 재건축 단지에 관해 묻는 전화였다. 아예 특정 아파트 단지 매입 의사를 밝힌 한 상담자는 방문 상담 약속을 잡은 후에야 전화를 끊었다.
기획재정부 등 주요 정부 부처가 세종시로 이전한 이후 잠잠했던 과천 부동산시장이 꿈틀거리고 있다. 별양동 주공7-2단지를 재건축하는 ‘래미안 과천스위트센트럴’ 아파트가 5월 중순께 일반분양을 하는 것을 시작으로 그간 추진됐던 재건축사업의 성과가 가시화되면서다. 신동인 래미안 과천스위트센트럴 분양소장은 “과천시에 10년 만에 공급되는 새 아파트라 인터넷청약이 처음인 예비수요자들도 적지 않다”며 “이에 청약 자격과 신청 방법까지 자세히 설명하는 분양설명회를 열었더니 예상보다 많은 예약 인원이 몰려 당초 일회성이었던 설명회를 2회로 늘렸다”고 말했다.
다른 재건축 아파트들도 사업 진행에 속도를 올리고 있다. 주공1단지는 이미 지난 3월부터 이주를 시작했고, 주공7-1단지는 지난달 15일 관리처분인가를 받았다. 주공6단지는 지난달 30일 관리처분총회를 열어 관리처분을 의결했다. 조합 내 분쟁으로 진통을 겪은 주공2단지는 기존 지도부를 해임하고 이달 말 새 지도부를 뽑는다. 8월까지 관리처분인가를 받겠다는 계획이다.
사업의 성과가 가시화되면서 매물부터 모두 자취를 감춘 모양새다. 주공10단지 인근 H공인 관계자는 “올해 들어 2월까지만 하더라도 전혀 문의가 없더니 3월부터 재건축 단지 매입 여부를 타진하는 전화가 많아졌다”면서 “상황이 이렇다보니 집주인들은 매물을 거둬들인 채 향후 전개될 시장 분위기를 지켜보겠다는 분위기”고 전했다.
업계에 따르면 과천 주공7-2단지재건축조합은 지난달 30일 정기총회를 열어 일반분양가를 3.3㎡당 2700만원 선으로 결정했다. 조합 관계자는 “전용면적 59㎡ 기준 분양가가 층수에 따라 3.3㎡당 2650만~2980만원 사이에서 결정됐다”며 “관리처분 당시 기준으로 잡았던 평균 가격은 3.3㎡당 2480만원이었지만 시장 상황이 좋아지면서 200만원 더 높아졌다”고 말했다. 최종 가격은 시공사인 삼성물산과의 협의 끝에 확정되겠지만, 큰 변화는 없으리라는 것이 업계 중론이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과천 아파트값이 3.3㎡당 3000만원을 넘었던 것은 2009년 단 한 번뿐이다. 당시 아파트값이 3.3㎡당 3034만원에 달했으나 전반적으로 부동산 경기 침체로 2012년에는 2340만원까지 떨어진다. 이후 완만한 회복세를 타고 지난 3월 기준 3.3㎡당 2638만원을 기록하고 있다.
이 중 래미안 에코팰리스와 주공1·10단지 등이 있는 중앙동 아파트값은 현재 3.3㎡당 2990만원으로 3000만원 진입을 목전에 두고 있다. 주공1단지가 재건축하면 일반분양가가 3.3㎡당 3000만원을 넘을 것이라는 얘기가 나오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주공1단지는 지난 3월 6억 9500만원(1층)에 거래됐던 전용면적 52.26㎡형이 지난달 7억 5000만원(2층)에 팔려 불과 한 달도 안돼 5000만원 넘게 뛰었다.
김규정 NH투자증권 부동산연구위원은 “재건축사업 진행이 빠르다 하더라도 과천 새 아파트 입주 시점과 과천지식정보타운의 공공주택 공급 시기가 겹치면 재건축 수익성이 낮아질 수도 있다”며 “재건축 단지에 관심이 있다면 현재 자금 사정과 준공 때까지 소득 변화 등을 고려해 매입 여부를 결정하는 게 좋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