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분석] '마곡의 힘'…집값 2년새 3억 '껑충' 왜?

by이승현 기자
2015.09.23 05:30:00

2차 공공분양가 1억 올라도
평균 청약률 38.3 대 1
저평가 강서구 집값 견인

△ 서울 강서구 일대 부동산시장에 요즘 변화의 바람이 거세다. 그 중심에는 서울시가 서남권 R&D(연구·개발) 전략 요충지로 개발하고 있는 마곡지구가 자리잡고 있다. 서울 강서구 일대에 조성 중인 마곡지구 전경. [사진=SH공사]
[이데일리 이승현·김성훈 기자] ‘2.97대 1’ vs ‘38.3 대 1’.

최근 2년의 시간 간격을 두고 서울의 마지막 노른자 땅 마곡지구에서 공급된 1차와 2차 공공분양아파트의 평균 청약경쟁률이다. 2년 새 이곳 마곡지구 부동산시장 분위기가 얼마나 달라졌는 지 실감할 수 있는 수치다.

2013년 9월 마곡 1차 공공분양아파트 청약 당시 경쟁률은 2.97대 1을 기록했지만 중대형인 전용면적 114㎡형의 경우 일부 미달까지 났다. 초기 계약률도 54.7%에 그쳤다. 일반분양 2097가구에 몰린 수요자는 6238명이 전부였다.

하지만 2년이 흐른 지난 21~22일 이뤄진 2차 분양 결과는 딴판이다. 2차 분양 아파트는 1차 때보다 무려 1억원이나 분양가가 비쌌지만 청약경쟁률은 평균 38.3대 1. 총 184가구 모집에 7052명이 몰린 것이다.

서울 자치구 임대주택 비율 1위, 집값 최하위 자치구 등 그동안 서러움을 견뎌온 서울 강서구 일대 부동산시장에 요즘 변화의 바람이 거세다. 그 중심에는 서울시가 서남권 R&D(연구·개발) 전략 요충지로 개발하고 있는 마곡지구가 자리잡고 있다. 도시개발계획이 확정 이후 10년 넘게 개발이 이뤄지지 않았던 마곡지구는 2년 전인 2013년 9월 아파트 첫 분양과 지난해 입주를 시작하면서 가시적인 모습을 보이기 시작했다.



집값이 상승 탄력을 받자 마곡지구에 대한 기대감이 커졌고, 동시에 상대적으로 저평가됐던 서울 서남권 일대 부동산 쪽으로 관심의 폭이 넓어졌다. 실제로 마곡지구는 지난해 6~8월 입주 후 현재 실거래가가 3.3㎡당 1700만원대(전용면적 84㎡ 기준)로 껑충 뛰어 올랐다. 분양 직후 분양권 형태로 조합원 물량이 거래됐을 당시만 해도 분양가 수준인 4억원 초반에 팔렸지만, 지금은 마곡6단지 전용 84㎡형 거래가가 7억원을 넘어섰다. 전용 59㎡형의 경우 물량이 많지 않아 부르는 게 값일 정도다.

덩달아 인근 지역 집값도 상승세를 타고 있다. 마곡지구 바로 옆에 있는 수명산파크 1단지는 전용 84㎡형 시세가 현재 5억원을 넘어섰다. 1년 새 1억원 가까이 오른 것이다. 인근 하나공인 관계자는 “마곡신도시 개발이라는 대형 호재로 다른 지역은 집값이 떨어져도 이곳 마곡지구 주변 집값은 덜 하락할 것으로 보는 사람들이 적지 않다”고 전했다.

마곡지구는 강서구 마곡동 일대 총 3.66㎢에 이르는 공공택지로 주거·상업·업무·산업단지 등이 어우러진 지식산업 클러스터로 개발되고 있다. LG전자연구센터와 롯데·코오롱 등 대기업들이 잇따라 입주하는데다 여의도공원의 2배가 넘는 중앙공원(가칭)도 조성 중이다. 지하철 9호선 마곡나루역과 공항철도역, 5호선 마곡역 등이 마곡지구 안에 들어선 것도 호재다. 최근 서울시가 마곡지구 한 가운데 제2의 코엑스를 만들기로 확정한 것도 기대감을 키우고 있다.

하지만 단기간에 집값이 급등하는 것은 부담 요소라는 지적이 많다. 이남수 신한금융투자 부동산 팀장은 “강서지역은 강남권과 정반대 쪽인 서남권에 있어 상대적으로 주목을 받지 못하다가 마곡지구 개발을 계기로 집값이 단기간에 급등한 측면이 있다”며 “빠르게 오르면 그 만큼 쉽게 빠질 수도 있는 만큼 실수요자는 매매에 신중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