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증시 뒷심부족에 막판하락..다우 0.1%↓

by지영한 기자
2009.04.29 05:23:47

4월 소비자 신뢰지수 기대으로 큰 폭 개선에 장중 반등시도
BoA·씨티그룹 우려감 + 돼지 인플루엔자 부담으로 끝내 약세

[뉴욕=이데일리 지영한특파원] 뉴욕증시가 28일(현지시간) 경기지표 개선에 힘입어 반등을 시도했지만 장막판 소폭 밀리며 약보합세로 장을 마쳤다.

블루칩 중심의 다우 지수는 8.05포인트(0.1%) 하락한 8016.95를,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5.60포인트(0.33%) 떨어진 1673.81을, 대형주 중심의 S&P 500 지수는 2.35포인트(0.27%) 하락한 855.16을 각각 기록했다.

뉴욕증시는 약세로 출발했다. 미국에서 돼지 인플루엔자 환자가 밤사이 크게 늘어났다는 소식이 부담을 줬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A)와 씨티그룹이 대규모 자본조달을 요구받았다는 월스트리트저널(wSJ)의 보도도 악재가 됐다.

그러나 장중 발표된 4월 소비자 신뢰지수가 큰 폭으로 개선된 것으로 확인되면서 투자심리가 살아났고, 주요 지수들은 장중 반등세를 보이기도 했다. 하지만 장막판 경계성 매물이 점증하면서 뉴욕증시의 반등시도는 무위로 끝났다.



미국의 민간경제연구기관인 컨퍼런스보드가 발표한 4월 소비자 신뢰지수가 전월 26.9(수정치)에서 39.2로 큰 폭으로 상승했다. 지수는 지난 2월 25.3을 바닥으로 상승세를 지속하고 있다.

특히 4월 지수는 작년 11월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월간으로 12.3포인트나 상승한 것은 지난 32년간 조사가 이루어진 이래 4번째로 큰 폭이다. 4월 지수는 시장의 전망치도 상회했다. 블룸버그통신과 마켓워치가 각각 집계한 시장의 전망치는 각각 29.7과 30.5였다.

조사 결과 지금의 경제상황에 대한 소비자들의 의견을 묻는 현재지수(Present Situation Index)는 전월 21.9에서 23.7로 상승했다. 특히 향후 6개월동안의 경제상황에 대한 소비자들의 기대지수(ExpectationsIndex)는 49.5로 치솟았다. 이는 작년 9월 리먼 브러더스 파산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이를 감안하면 4월 소비자 신뢰지수의 상승 배경은 현재의 경제상황 보다는 향후 경기회복에 대한 기대가 더욱 크게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스탠더드 앤 푸어스(S&P)가 미국의 주요 20개 대도시의 주택가격을 집계해 발표한 S&P케이스쉴러(S&P/Case-Shille)의 2월 주택가격지수는 전년비 18.6% 감소했다.

그러나 감소폭은 전월(19%)과 시장의 전망치(18.7%)를 하회했다. 특히 집값 하락세는 전월까지 15개월 연속으로 전년비 사상 최대를 기록했지만 2월엔 사상 최대폭 하락행진이 멈춰섰다. 지수는 1988년 이후 통계를 집계하고 있다.



다우지수 구성종목인 뱅크오브아메리카(BoA)와 씨티그룹이 대규모 증자 우려감으로 약세를 기록했다. BoA 주가는 8% 떨어졌고, 씨티그룹의 주가도 5%대의 하락률을 나타냈다.자본 건전성 평가인 `스트레스 테스트` 결과 뱅크오브아메리카(BoA)와 씨티그룹이 수십억달러의 자본조달을 요구받았다는 월스트리트저널(WSJ) 보도가 영향을 미쳤다.

이날 폴 밀러 프리드먼 빌링스 램지 그룹(Friedman, Billings, Ramsey Group) 애널리스트는 BoA의 필요한 자본금 규모가 600억~700억달러에 달할 것으로 분석했다. 



그는 이에 따라 BoA로선 민간이 갖고 있는 270억달러 규모의 우선주와 미 재무부가 자금지원 댓가로 보유하고 있는 우선주를 가능한할 빨리 보통주로 전환해야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개별 은행의 스트레스 테스트 결과는 5월4일 발표된다.



2월 주택가격지수가 큰 폭 떨어졌지만 낙폭이 주춤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뉴욕증시에선 관련종목들이 강세를 보였다. 주택건설업체인 호브내니언이 8% 이상 올랐고 비저홈즈도 강세로 장을 마쳤다.

다우 구성 종목이자 세계 최대 컴퓨터 서비스 업체인 IBM은 배당을 10% 늘리고 자사주를 30억달러 매입하기로 결정했다. 이같은 소식으로 주가는 2% 가까이 상승했다.

반면 미국 최대 철강업체인 US 스틸은 이날 부진한 실적재료로 7%가 넘는 약세를 보였다. US 스틸의 1분기 손실은 애널리스트 전망치보다 두배나 많았다. 회사측이 배당을 삭감하기로 결정한 점도 악재가 됐다.



돼지 인플루엔자에 대한 투자자들의 우려가 지속됐다. 미국의 돼지 인플루엔자 환자수가 64명으로 밤사이 20명이 늘어났다. 캘리포니아주는 비상사태를 선포했다. 특히 미국 환자중 40명이 뉴욕주에서 집중적으로 발생한 점도 월가의 투자심리에 영향을 미쳤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이날 돼지 인프루엔자의 경보수준을 전체 6단계중 4단계까지 올렸다. 사람 사이에 바이러스가 퍼지기 시작했다는 의미이다.

다만, 하루전 급락했던 여행관련주들은 일부 반발매수세가 낙폭이 줄어든 가운데 등락도 엇갈렸다. 항공사인 사우스웨스트가 3% 상승했고, 아메리칸 항공의 모회사인 AMR는 보합권에서 장을 마쳤다.

전날 10% 넘게 떨어졌던 스타우드호텔은 약세를 이어갔지만 낙폭은 1%대에서 멈춰섰다. 하루전 14% 가까이 폭락했던 크루즈업체인 카니발 크루즈 라인즈도 3%대의 반등세를 나타냈다.


전날 20%나 급등했던 제너럴 모터스(GM)는 차익매물이 출회돼 11% 하락했다. GM은 오는 6월1일 자구노력 데드라인을 앞두고 전날 강도높은 구조조정 계획을 제출한 점이 호재로 작용해 급등했다.

그러나 전날 큰 폭 오른데 따른 부담에다 채권단과의 부채전환 협상이 아직 난항을 겪고 있다는 인식이 나오면서, GM의 주가는 하루만에 큰 폭으로 떨어졌다.

오는 목요일 자구노력 데드라인이 임박한 크라이슬러의 경우엔 미 재무부와 크라이슬러 채권단이 69억달러의 부채를 20억달러로 탕감하는 협상에 합의해 파산보호를 면할 것 같다고 워싱턴 포스트가 이날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