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적 악재` 뉴욕 다시 급락..다우 231p↓

by김기성 기자
2008.10.22 05:36:14

TI, 캐터필라 등 기업 실적 부진 잇따라
R 우려감 부각..경기부양 기대감 후퇴
연준, CP·CD 매입 착수..라이보 또 하락

[뉴욕=이데일리 김기성특파원] 21일(현지시간) 뉴욕 주식시장이 변동성 장세를 펼친 끝에 일제히 급락세로 마감했다.

텍사스 인스트루먼츠, 캐터필라, 프리포트 맥모란 등 주요 기업 분기 실적에 대한 실망감이 악재로 등장했다.

이에 따라 전날 부각됐던 추가 경기부양책에 대한 기대감은 뒤로 물러나고 경기후퇴(recession) 우려감이 또다시 앞으로 나왔다.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가 기업의 자금난을 해소하기 위해 기업어음(CP)과 양도성예금증서(CD) 매입에 착수한다는 발표와 리먼브러더스에 대한 크레디트디폴트스왑(CDS)이 손실 할당없이 청산 결제됐다는 소식으로 오전장과 오후장 잠시 상승세로 돌아서기도 했으나 냉각된 투자심리를 붙잡기에는 역부족이었다.

국제 유가의 급락과 경기후퇴 우려감으로 인해 원유등 상품주가 동반 내림세를 탄 것도 주요 지수에 부담으로 작용했다.

블루칩 중심의 다우 지수는 9033.66으로 전일대비 231.77포인트(2.50%) 떨어졌다.

대형주 중심의 S&P500 지수는 30.35포인트(3.08%) 하락한 955.05로 거래를 마쳤다.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1696.68로 73.35포인트(4.14%) 급락했다. 

◇美연준, CP·CD 매입 착수..최대 5400억弗 투입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가 단기 자금시장 경색을 해소하기 위해 기업어음(CP)과 양도성예금증서(CD) 매입에 착수한다. 매입 규모는 최대 5400억달러에 이를 전망이다.

연준은 머니마켓투자펀드기구(MMIFF)라는 특수 목적 기구를 설립, 만기 90일 이내의 기업어음(CP)과 양도성예금증서(CD) 매입을 진행하기로 했다.

CP 매입은 자금난에 봉착한 기업들의 숨통을 틔여주기 위한 방안으로 연준은 지난 7일 CP 매입 방침을 발표한 바 있다. 연준이 CP 매입에 나선 것은 역사상 처음이다.

연준은 아울러 시중은행이 대출 재원을 마련하기 위해 발행하는 예금증서인 CD도 사들이기로 했다. CD의 경우는 달러 표시로 매입 대상이 제한된다.

연준은 "이번 조치로 자금시장의 유동성이 개선되면 은행을 비롯한 금융기관간의 대출은 물론 기업과 가계에 대한 자금 지원도 원활해질 것"이라고 밝혔다.

◇달러 경색 완화..라이보 7일째 하락리먼 사태 이전 회귀

달러 유동성을 가늠하는 라이보(런던은행간금리)가 7일 연속 하락, 리먼브러더스의 파산 보호신청 이전 상태로 돌아갔다.

대공황 이후 최악의 금융위기를 진정시키기 위한 미국 등 각국 정부의 강도높은 금융시장 개입이 달러 자금시장의 경색을 완화시키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이날 3개월짜리 라이보는 4.96%로 전일대비 3bp 떨어졌다. 이는 지난 9월12일 리먼의 파산보호신청 이후 최저치다.

하루짜리 라이보도 23bp 하락한 1.28%를 기록, 지난달 3일 이후 처음으로 미국의 기준금리 밑으로 내려갔다.

로렌스 머트킨 모간스탠리 채권 전략가는 "각국 정부의 조치들이 효과를 발휘하기 시작했다"며 "추가 하락을 보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커코리안, 포드에서 손 뗀다..보유주식 매각

`억만장자 투자가` 커크 커코리안이 이끄는 투자회사 트라신다가 포드자동차에서 손을 떼는 수순에 들어갔다.

이날 포드의 2대 주주인 트라신다는 포드 보유 주식 730만주를 팔았으며, 나머지 주식 1억3350만주(6.1%)도 도박과 에너지 부문에 초점을 맞추기 위해 매각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트라신다는 "도박, 호텔, 에너지 부문에 집중하기 위해 포드 주식을 추가 매각할 것"이라며 "이를 위해 한 투자은행과 접촉하고 있다"고 말했다.

트라신다를 이끄는 커코리안은 포드의 최고경영자(CEO)인 앨런 멀럴리의 회생 계획에 지지 의사를 표명하면서 지난 6월 보유 지분을 1억4080만주(6.43%)까지 늘려 2대주주로 등극한 바 있다.

그러나 미국 자동차시장이 금융위기와 경기침체로 16년래 최악의 판매부진을 겪으면서 악화일로를 걷고 있어 커코리안이 기존 입장을 바꿔 포드 지분 매각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포드(F) 주가는 6.8% 하락했다.

◇TI, 선마이크로, 듀폰, 씨티 `하락`..모간스탠리 `상승`

세계 최대 휴대폰칩 제조업체인 텍사스 인스트루먼츠(TXN)는 분기 실적 실망감으로 6.3% 떨어졌다.

전날 장마감 직후 발표된 텍사스 인스트루먼츠의 3분기 순이익은 5억6300만달러(주당 43센트)로 전년동기 7억5800만달러(주당 52센트) 대비 26% 감소했다. 팩트셋리서치가 집계한 월가 전망치인 주당 44센트에 못미친 것이다.

미국 4위 서버 컴퓨터업체인 선마이크로시스템즈(JAVA)도 월가 기대치에 못미친 3분기 매출 발표 여파로 17.4% 급락했다.

미국 3위 화학업체인 듀폰(DD)도 3분기 순이익 급감과 연간 순이익 예상치 하향 조정으로 인해 8% 하락했다.

듀폰은 특별항목을 제외한 연간 순이익 예상치를 종전의 주당 3.45~3.55달러에서 3.25~3.30달러로 낮춰 잡았다. 월가 전망치인 3.47달러를 밑도는 수준이다.

미국 최대 은행인 씨티그룹(C)은 골드만삭스의 매도 권고로 6% 뒷걸음질쳤다.

골드만삭스는 "씨티그룹이 추가 상각, 자본시장 경색, 신용위기 악화 등으로 인해 향후 12개월동안 수익을 내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비관적으로 전망했다.

반면 골드만삭스는 모간스탠리에 대해서는 소비자 대출 비중이 제한적이고, 향후 12개월동안 수익 창출과 자본 확충이 가능할 것이라며 `매수` 투자의견을 내놨다. 모간스탠리는 2.1% 올랐다.

세계 최대 제약업체인 화이저(PFE)는 월가 예상치를 넘어선 순이익 발표에 힘입어 줄곧 상승세를 탔지만 결국 보합세로 마감했다. 화이저의 특별항목을 제외한 주당순이익은 62센트로 블룸버그통신이 집계한 월가 전망치인 60센트를 넘어섰다.

◇유가 사흘만에 급락..`달러강세+OPEC 감산 의구심`

국제 유가가 사흘만에 급락세로 마감했다.

유로 대비 달러 가치의 강세와 석유수출국기구(OPEC)의 감산에 대한 의구심이 주된 요인으로 작용했다.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만기를 맞은 서부 텍사스산 중질유(WTI) 11월물 인도분 가격은 전일대비 배럴당 3.36달러(4.5%) 급락한 70.89달러로 거래를 마쳤다. 장중 한때는 작년 6월 이후 최저치인 68.57달러까지 떨어지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