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핏, "확신들면 한곳에 75% 투자하라..500%는 금물"

by김기성 기자
2008.05.04 13:35:20

주주들과 질의응답 주요 내용

[오마하(네브래스카주)=이데일리 김기성특파원] `투자의 귀재` 워렌 버핏 버크셔 해서웨이 회장은 3일(현지시간) 미국 네브래스카주 오마하에서 열린 버크셔 해서웨이 주주총회를 통해 "재산의 75%를 한 곳에 투자하고 싶은 강한 확신을 가졌던 때가 있었다"며 "이런 경우가 자주 오지는 않겠지만 특별한 기회가 보이면 재산의 75%를 투자하는 것도 맞다"고 밝혔다.

버핏은 그러나 "재산의 500%를 투자해서는 안된다"며 빚을 내서 투자하지는 말라는 조언도 잊지 않았다.

다음은 이날 주주들과 질의응답의 주요 내용이다.

-어떻게 하면 제대로된 사람을 뽑을 수 있느냐

▲나의 임무는 위대한 매니저를 선택하는 것이라기 보다 그들을 오랫동안 일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지금 매니저들은 버크셔가 인수한 회사의 매니저들인데, 그들이 똑깥은 열정을 갖고 일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더욱 중요한 것은 그들이 돈을 좋아하는 것보다 일을 좋아하는 것이 돼야한다. 우리는 그들의 눈에서 열정을 봐야한다. 거래를 하는 것은 잘못된 것이다.

-기업을 사거나 처분할 때 옵션 사용하느냐

▲콜옵션을 사용해 다섯번중 네번은 더 좋은 가격으로 살 수 있을지 모르지만 우리는 옵션을 사용하지 않는다. 기업을 사기 원한다면 그냥 주식을 살뿐이다. 여러분도 그렇게 해야한다. 비즈니스 스쿨 학생들이 옵션 가격의 테크닉을 배운다는 것은 우스운 일이다. 오직 회사와 주식시장의 가치를 어떻게 측정하느냐를 아는 게 필요할 뿐이다.

-대통령이 된다면 무엇을 하겠냐.

▲슈퍼 리치(거부)들이 세금을 더 많이 내도록 하겠다.

-달러 가치 전망은 어떻게 하고 있나

▲미국 정부는 그동안 달러를 약화시키는 정책을 써왔다. 달러는 앞으로도 약세를 지속할 것이다. 만약 화성 통화를 가지고 화성에서 왔다면 모든 것을 달러로 환전하지는 않을 것이다. 코카콜라 등 미국 이외의 지역에서 상당한 이익을 올리는 회사들에 대해 투자한 것에 대해 행복하게 생각한다. 버크셔 해서웨이는 통화 헤지를 하지 않고 있다.

-소규모 자금을 갖고 투자한다면 어떻게 해야하느냐.

▲해외 주식을 포함해 채권과 주식시장에는 수많은 기회가 널려있다. 몇년전 한국에서 대단한 기회를 찾았고, 그 때 더 많은 투자를 했어야 했는데 그렇게 하지 못했다. 대부분의 기회는 작은 기업에 있다.

-아이들에게 금융에 대해 조언을 한다면.

▲일반적으로 아이들은 부모를 따라한다. 따라서 그들의 부모가 현명하고 미래를 위해 생활한다면 아이들도 현명해질 것이다. 때때로는 어릴 때 추억을 만들 수 있는 디즈니랜드 여행에 돈을 투자하는 것이 좋은 방법이다. 나는 극단적으로 검소한 생활은 옹호하지 않는다.

-100만달러를 갖고 처음 투자하는 비전문가라면 어떻게 하겠는가.

▲(버핏) 뱅가드 등이 운영하는 저렴한 수수료의 인덱스 펀드에 투자하겠다. (멍거) 당신이 전문가가 아니라면 인덱스 펀드를 선택해야한다. 일부 주식 브로커는 매우 훌륭한 사람들이지만 당신에게 투자를 어떻게 해야하는 지를 조언하면서 돈을 버는 사람들의 얘기를 경계하라.



-버크셔 해서웨이 1분기 실적이 안좋았는데, 신용이 떨어지면 자금조달이 어려운 것 아닌가.

▲버크셔의 자금조달은 벤 버냉키 연준 의장과 패리스 힐튼이 남미로 도망간다고 해도 가능할 것이다. 버크셔는 어느 누구에게도 의존하지 않는 방식으로 운영되고 있다. 나머지 세상이 바로 전날에 했던 일을 중단한다고 해도 회사는 굴러갈 수 있기를 바라고 있다.

-코카콜라가 베이징 올림픽을 보이콧하도록 촉구할 수 있는가.

▲(버핏)모든 나라가 올림픽에 참석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올림픽은 훌륭한 행사로 세상을 발전시키는데 기여한다. (멍거) 중국은 옳바른 방향으로 나아갈 것이다. (버핏) 미국도 흑인과 여자의 선거권을 인정하지 않았을 때가 있었기 때문에 옳바른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었다.

-북한 시리아 등의 핵확산을 막기 위해 어떻게 해야하는가.

▲지식이 발전하면 남을 위해하려는 사람들이 항상 있기 마련이다. 애로사항은 핵물질이 될 것이다. 우리는 시간이 갈수록 더욱 위험해지는 매우 위험한 세상에 살고 있다.

-대통령이 된다면 무엇을 하겠는가.

▲슈퍼 리치(거부)들이 세금을 더 많이 내도록 하겠다.

-학교에서 가르쳐주지 않는 것이 많은데 무엇을 읽어야 하나.

▲(버핏) 나는 신문을 읽는 것부터 시작했다. 세상에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를 알아 나가다 보면 어느 시점엔가 진짜 자신의 관심을 끄는 것을 찾게 될 것이고, 더 많이 배울 수록 더 많은 것을 알기를 원하게 된다. (멍거) 방금 질문한 학생은 이미 인생에서 성공하는 방법을 터득한 것 같다.

-CDS가 서브프라임에 이어 금융위기를 낳을 수 있는가.

▲버크셔는 기업 부도에 대한 보험인 CDS 사업을 해왔다. 연준이 베어스턴스의 부도를 막기 위해 개입한 사례를 보면 CDS가 문제가 되지는 않을 것이다. CDS는 변동성이 매우 크지만 아직까지는 문제가 되지는 않고 있다. 연준이 개입할 태세를 취하고 있는 한 시스템적인 위기는 없을 것이다. 일부 기관은 대규모 손실을 입었지만 다른 기관은 많은 돈을 벌 것이다.

-버크셔 해서웨이는 왜 배당을 하지 않는가.

▲(버크셔의 자회사인) 시스 캔디 처럼 현금을 많이 창출하는 자회사가 있지만 배당금을 주주들에게 지불하는 것보다 기업들에 투자하는 게 낫다. 기업들이 돈을 더 효율적으로 사용해 주주들에게 장기적으로 더 많는 이득을 가져다 준다.

-중국 인도 등의 대기업을 인수할 가능성은.

▲미국을 제외하고 대기업을 인수할 가능성은 꽤 낮다. 해외 대형 기업을 인수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지만 아마 소기업을 인수하게될 것이다.

-CEO 거액 보상에 대한 생각은.

▲(버핏) 거물 CEO는 곤경에 처하는 것을 좋아하지 않는다. 주주들이 그러한 경우를 봤을 때 목소리를 높여야 하고, 나머지는 언론이 역할을 해야 한다. (멍거) 톱 랭크 CEO는 너무 많은 돈을 받지 말아야 하는 도덕적 의무(moral duty)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