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실판 '아이언맨 슈트' 웨어러블 로봇, 일상 증강 혁신 기술"
by김범준 기자
2025.01.02 05:59:49
[입는 '웨어러블 로봇' 속 기술②]
이종원 KIST 휴머노이드연구단장 인터뷰
생활 보행·운동 돕는 간편 웨어러블 로봇 수요↑
"신체 부착해 기능 돕는 여러 기술 조합 이뤄져"
KIST '문워크', 2㎏대 초경량·고출력 연구 집중
[이데일리 김범준 기자] “웨어러블 로봇(Wearable Robot)은 병원용에서 가정과 일상용으로 확장되는 시점에 있습니다. 상·하체의 기능이 부족한 부분에 부착해 활용할 수 있는 다양한 기술이 결합돼 현실판 ‘아이언맨 슈트’가 하나씩 등장하는 상황입니다.”
| 이종원 한국과학기술연구원 AI·로봇연구소 휴머노이드연구단장.(사진=KIST)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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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원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AI·로봇연구소 휴머노이드연구단장은 최근 이데일리와의 인터뷰에서 웨어러블 로봇의 미래에 대해 이같이 전망했다. 그는 웨어러블 로봇의 발전이 현실과 가상현실(VR)을 연결하면서 증강현실(AR) 기술이 일상에 빠르고 다양하게 확장되는 것과 유사하다고 설명했다.
이 단장은 웨어러블 로봇이 병원에서 재활 치료와 장애인의 거동 보조, 산업 현장에서의 작업 지원뿐만 아니라, 전 세계적인 초고령사회(65세 이상 인구 비율 20% 이상) 추세에 따라 노년층의 보행과 운동 등 일상적인 활동을 돕는 다목적 기기로 활용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는 “우리나라도 최근 65세 이상 인구가 급격히 증가하며 초고령사회에 진입했다”며 “앞으로 5년, 10년, 20년 뒤를 생각하면 고령자의 일상생활을 돕는 웨어러블 로봇의 활용 가치는 더욱 커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일상생활에서 누구나 쉽게 사용할 수 있는 웨어러블 로봇을 위해서는 ‘경량화’와 ‘기능성’의 극대화가 핵심 기술로 꼽힌다.
이 단장은 “KIST에서는 고령자를 위한 웨어러블 로봇과 인공지능(AI), 헬스케어 등 관련 기술 연구·개발에 집중하고 있다”며, “일상에서 필요할 때 가볍게 착용하고 손쉽게 사용할 수 있도록 초소형, 초경량, 고출력이 핵심 키워드”라고 강조했다.
| 이종원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AI·로봇연구소 휴머노이드연구단장 연구팀이 일상보조용 웨어러블 로봇 ‘문워크-옴니(MOONWALK-Omni)’를 연구·개발하는 모습.(사진=KIST)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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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단장이 이끄는 연구팀이 개발한 ‘문워크-옴니(MOONWALK-Omni)’는 고령자의 홈 재활 및 일상 보조를 위한 웨어러블 로봇이다. 이 로봇은 평지뿐만 아니라 경사로에서도 착용자가 힘을 덜 들이고 균형을 유지하며 걸을 수 있도록 돕는다. 마치 누군가 다리를 밀어주는 것처럼 보행을 지원한다.
AI를 탑재한 ‘문워크-옴니’는 착용자의 보행 상태와 지형을 실시간으로 분석해 평지, 계단, 경사로 걷기와 앉기, 일어서기 등 다양한 일상 속 보행을 지원하며, 낙상 예방에도 효과적이다. 또한, 운동 강도를 조정해 하체 근력을 강화하고, 보행 기능 모니터링을 통해 근골격 상태를 진단하며 질병을 예측해 건강한 삶을 유지하는 데 도움을 준다.
이 단장은 “문워크-옴니는 고령자의 일상 보행 기능을 돕기 위해 2㎏대의 가벼운 무게로 개발 중이며, 가정에서 필요할 때 스스로 탈부착하고 쉽게 활용할 수 있도록 연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센서와 AI 등 다양한 로봇 기술을 기반으로, 이용자의 질환과 보행 특성에 맞춘 맞춤형 가정용 웨어러블 로봇 보급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제시했다.
이 단장은 인조인간에 가까운 휴머노이드 로봇보다 사람이 착용해 신체 기능을 보완하고 강화하는 웨어러블 로봇의 상용화가 일상생활에서 훨씬 더 가까운 미래에 이뤄질 것으로 전망했다.
웨어러블 로봇의 수요와 활용도가 점차 다양해짐에 따라, 각국은 사업화를 활발히 추진하며 기술 주도권 경쟁을 벌이고 있다. 그는 “결국 로봇은 인간을 어떻게 더 잘 이해하느냐가 핵심”이라며 “동작이나 의도 등을 정밀하게 파악할 수 있는 여러 기술이 복합적으로 결합돼야 한다”고 봤다.
이 단장은 포항공대 기계공학과를 졸업하고 동 대학원에서 석·박사 학위를 받았다. 2012년부터 삼성전자 종합기술원에서 책임연구원과 수석연구원을 역임했으며, 2020년 KIST AI·로봇연구소에 합류하여 현재 책임연구원으로 활동 중이다. 지난해 7월부터는 휴머노이드연구단장을 맡아 웨어러블 로봇 설계 및 강인 제어, 휴머노이드 로봇, 인터랙션 구동 기술 분야의 연구를 주도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