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논설 위원
2023.10.19 05:00:00
먹거리 물가가 불안하다. 신선식품에서 가공식품에 이르기까지 주요 품목의 가격이 줄줄이 오르고 있다. 우유 설탕 소금 등 식품에 사용되는 기본 원재료의 가격이 치솟으면서 파급 효과가 곳곳으로 확산되고 있다. 낙농가에서 생산하는 원유(原乳) 값이 오르자 흰우유와 생크림 값이 뛰고 뒤이어 빵 과자류 아이스크림 값이 들썩이는 식이다. 밥상물가의 도미노 상승은 서민생활의 어려움을 가중시키고 전체 소비자물가 상승을 부채질하는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우려를 낳고 있다.
관련 업계에 따르면 낙농가가 생산하는 원유 값이 지난 1일부터 평균 8.8~10.9% 올랐다. 그 영향으로 유가공업계가 생산하는 흰우유는 물론이고 분유와 발효유 등이 5~10% 올랐으며 생크림과 치즈 등도 인상할 계획이라고 한다. 유가공 회사들은 지난해 10월에도 20% 안팎의 대폭적인 가격 인상을 한 바 있다. 이에 따라 편의점에서 파는 흰우유 1ℓ들이가 3000원에 육박해 서민들 입에서 이젠 우유 사기도 겁날 지경이라는 하소연이 나오고 있다.
설탕과 소금 값은 오름폭이 더 크다. 통계청 국가통계포털(KOSIS)에 따르면 지난달 설탕과 소금의 소비자물가지수가 1년 전보다 각각 16.9%와 17.3%나 올랐다. 상승률이 설탕은 1년, 소금은 1년 1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으며 상승폭은 전체 소비자물가 상승률(3.7%)의 거의 5배에 달한다. 소금 값이 오르자 절임배추 값도 덩달아 10%가량 올랐다. 여기에다 김장철을 앞두고 배추 등 채소류와 과일류 값도 무섭게 치솟고 있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농산물유통정보에 따르면 배추 대파 생강 적상추 등이 1년 전보다 11%에서 많게는 98.9%까지 올랐다.
하반기 들어 소비자물가가 다시 오르면서 7월 2.3%까지 떨어졌던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8월(3.4%)과 9월(3.7%) 잇따라 상승했다. 최근에는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 간 전쟁으로 국제 유가의 추가 상승 우려도 커졌다. 여기에 먹거리 물가 불안까지 가세하면 애써 다진 물가안정 기조가 무너질 위험이 크다. 물가당국은 10월부터 물가가 안정을 되찾을 것이라고 예상했지만 그럴 것 같지 않다. 먹거리 물가의 도미노 인상 차단에 전력투구해야 할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