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오른다”…美 CPI 앞두고 상승 베팅 나선 개미들
by원다연 기자
2023.07.12 05:00:00
이달 코스피 지수 부진한 출발에도
레버리지 ETF 순매수, 곱버스 청산
6월 CPI, 7월 이후 금리인상 속도 변수
예상치 하회시 증시 강한 반등 전망
[이데일리 원다연 기자] 하반기 국내 주식시장이 주춤하며 출발했지만 개인 투자자들은 상승 추세가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개인 투자자들은 이달 들어 코스피 지수 상승에 베팅하는 레버리지 상장지수펀드(ETF)를 대거 사들이고, 인버스 ETF는 청산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문가들도 추가 금리 인상 우려에 이달 증시가 횡보 흐름을 나타낼 수 있지만 상승 추세 자체가 꺾이지는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11일 마켓포인트에 따르면 이날 코스피 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41.79포인트(1.66%) 오른 2562.49에 거래를 마쳤다. 지난주 5거래일 연속 하락세를 지속하며 2520선까지 밀렸던 코스피 지수는 이날 반발 매수세가 유입되며 2560선을 회복했다.
이달 초와 비교하면 코스피 지수가 재차 2600선 아래로 밀린 가운데서도 개인 투자자들은 이달 들어 KODEX 레버리지를 980억원 가까이 순매수하며 전체 코스피 시장 종목 가운데 6번째로 많이 순매수한 것으로 나타났다. KODEX 레버리지는 코스피200 지수의 일별 수익률을 2배씩 추적하는 ETF로, 지수가 상승하면 수익을 얻는다.
같은 기간 개인 투자자들은 코스피200 선물지수의 일별 수익률을 역으로 2배씩 추적하는 KODEX 200선물인버스 2X는 970억원 가량 순매도하며 코스피 시장에서 4번째로 많이 순매도했다. 개인 투자자들은 코스피 지수 상승 방향에 베팅한 것이다.
강대석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하반기 국내 증시의 출발은 매파적인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의사록이나 견조한 수준을 유지하고 있는 미국 고용지표에 따른 금리 상승 추세에 부진한 편이었다”며 “다만 상반기 성과 상위 업종들의 흐름이나 외국인 수급 흐름 등 시황은 크게 달라진 것이 없어 조정 국면이 매수 기회가 될 수 있다”고 밝혔다.
특히 12일(현지시간) 발표되는 지난달 미국의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시장 예상치를 밑돌 경우 증시의 강한 반등을 이끌 수 있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오는 25~26일 예정된 7월 FOMC를 앞두고 6월 CPI 지수가 7월 이후 금리 인상 속도를 가를 수 있어서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전문가들은 6월 CPI가 전월보다 0.3% 오르고,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1% 올랐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는 전달의 0.1% 상승과 4.0% 상승과 비교해 인플레이션이 둔화하고 있음을 나타내는 것이다. 다만 근원 CPI는 전월 대비 0.3%, 전년 대비 5.0% 올랐을 것으로 예상돼 전달의 0.4%, 5.3% 상승과 비교하면 매우 더디게 둔화하는 것으로 추정됐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6월 CPI가 예상에 부합하거나, 하회할 경우 주식시장에는 서프라이즈 모멘텀이 될 전망”이라며 “CPI 예상치 하회는 11월 금리인상 확률 레벨다운, 채권금리 하락, 달러 약세 반전으로 이어지며 증시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일각에서는 코스피 지수의 상승 추세가 꺾이고 박스권에 접어들고 있는 것으로 봐야 한단 분석도 나온다.
이웅찬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6월 CPI 발표를 앞두고 물가가 전반적으로 하락하는 추세인 점은 긍정적이지만, 7월 금리 인상은 거의 결정된 상황으로 CPI 발표가 변곡점이 되기는 어려워 보인다”며 “3분기는 유동성이 축소되는 상황에서 앞서나간 기대가 얼마나 실현되고 있는지 확인하는 시간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구체적으로 “메모리 반도체 업황 개선 기대가 이미 주가에 상당 부분 반영됐지만 아직은 6월 대만 수출도, IT 수요도 부진하다”며 “또 중국 경기는 디플레이션에 들어가고 있지만 전세계가 긴축을 이어간다면 중국만 완화정책을 펴기 쉽지 않다”고 지적했다.
노동길 신한투자증권 연구원 또한 “지난 FOMC에서 금리 인상을 중단할 수 있었던 이유는 대출태도 강화에 따른 실물 경기 영향력을 측정하기 어려웠기 때문인데 이를 고려하면 긴축 경계감이 9월 FOMC까지 지속할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하기 어렵다”며 “이같은 경계감은 주가 회복 속도를 늦출 수 있다”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