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中 함께 달랜 투심…외국인 돌아올까
by김보겸 기자
2023.03.16 06:00:00
코스피, SVB 여파 딛고 1.31% 상승 마감
10조원→7조원 쪼그라든 거래대금은 여전
외국인 이탈도 계속…3월 들어 순매도
증권가 "과잉 긴축 부작용 고민 계기"
[이데일리 김보겸 기자] 미국과 중국이 오랜만에 투자심리 회복에 발을 맞췄다. 미국 실리콘밸리은행(SVB) 파산 여파를 달래기 위해 조 바이든 행정부가 사실상 모든 예금을 인수해 주겠다고 밝힌 데다 장 중 발표된 중국 1~2월 지표가 한국 증시에도 투자심리 회복을 이끌면서다.
올 초 코스피 랠리를 이끌다 빠져나간 외국인 투자자들도 다시 돌아올지 주목된다.
1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코스피 지수는 전거래일보다 30.75포인트(1.31%) 상승한 2379.72에 마감했다. .
미국 재무부와 연준, 연방예금보험공사(FDIC) 등 금융당국이 파산한 SVB에 법상 보호한도를 넘어가는 전체 90% 이상의 예치금까지 모두 보호하겠다고 밝히면서 불안 심리를 잠재운 영향으로 풀이된다.
올해 중국의 1~2월 소매판매가 전년 동기보다 3.5% 늘어난 것도 투자심리 개선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산업생산도 2.4% 증가하는 등 중국 리오프닝 기대가 지수 상승을 견인한 측면이 있다.
하지만 여전히 코스피 시장 거래대금은 7조원대에서 머무르고 있다. SVB 사태 직전 10조원대 수준이던 코스피 거래대금은 10일 7조8760억원으로 내려앉은 이후 4래일 연속 7조원선에서 등락하고 있다.
외국인 이탈도 계속되고 있다. 올해 1월만 해도 외국인은 코스피 시장에서 6조480억원을 사들이며 코스피 랠리를 주도했다. 하지만 2월 들어서는 8890억원으로 순매수 규모가 쪼그라들었으며 이달에는 6160억원 순매도하고 있다.
지금까지 투심 악화로 코스피에서 이탈한 외국인이 돌아올 가능성도 주목된다.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는 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와 테슬라 주가가 강세를 띤 데다 원·달러 환율이 하락하면서 투자심리 개선에 외국인 매수 유입이 확대됐다. 다만 오전장까지 순매수 이어가던 외인이 오후장 들어 매도세를 확대하며 순매도로 전환하며 지수 상승폭을 제한했다.
시장에선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긴축 우려가 여전한 가운데 정책방향을 주시하고 있다. SVB 사태로 시장에 충격을 준 건 맞지만 나쁘지만은 않았다는 게 증권가 중론이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SVB 사태가 신용위기라는 골칫거리를 소환한 것은 분명하지만 한편으로 금융시장과 경기에 긍정적 영향 혹은 분위기 전환에 일부 기여한 측면도 있다”며 이 같이 설명했다.
먼저 연준 금리 인상 기조의 변화 가능성을 확인했다는 것이다. SVB 사태 이전까지 최종금리 수준이 6%까지 오를 수 있다는 우려감이 시장을 지배했지만 이번 사태 이후로 연준 금리정책이 인플레이션 리스크에 가려져 그간 간과했던 신용위험에 대한 경각심을 다시금 소환했다는 설명이다.
또 과잉 긴축 부작용에 대해 고민할 계기가 마련됐다고도 평가했다. 박 연구원은 “3월 빅스텝(기준금리 0.5%포인트 인상) 회귀 가능성은 낮아졌으며 5~6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금리 인상 사이클이 중단될 공산은 높아졌다”며 “이에 따라 최종 정책금리 수준이 5~5.25% 수준에서 마무리될 여지는 높아졌다”고 전망했다.
이은택 KB증권 연구원도 “CPI가 여전히 견고했지만 연준의 두 가지 오해를 확인했다는 점에서 좋은 지표”라며 “실제로 시장은 슈퍼코어 CPI가 아닌 주거와 재화 안정에 안도했으며 1~2월 고용 호조에도 CPI는 안정될 수 있음이 확인됐다”고 설명했다.
다만 여전히 불확실성은 남는다. 금융시장 안정을 위해 금리동결이나 금리인하 등을 단행할 경우 인플레이션 부담이 완전히 해소되지 못한 상황에서 또 다른 부작용을 불러올 수 있다는 우려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3월 FOMC까지는 아직 시간이 남은 가운데 전일 일정부분 진정됐던 SVB 사태 파장이 수일 내에 또 다시 부각되면서 연준의 정책 행보를 둘러싼 불확실성이 부각될 수 있다”며 “25bp 인상을 베이스 경로로 상정해 놓고 시장 대응을 해 나가는 것이 적절하다”고 판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