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팡, 국내 직구족 공략 강화…美상무부와 손잡고 해외직구 셀러 모집
by윤정훈 기자
2023.03.13 05:30:00
美상무부 산하 ITA와 파트너십..미국 셀러 모집
국내 해외직구 사상 첫 6조 돌파…쿠팡 40개국 셀러 연결
2개 분기 연속 흑자에도 주가 지지부진
대만 이커머스 론칭 등 해외사업 속도
[이데일리 윤정훈 기자] 쿠팡이 미국 상무부와 손을 잡고 미국 현지 판매자 모집에 나선다. 해외직구 6조원 시대에 본격적으로 국내 직구족 공략을 강화하기 위해서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쿠팡은 오는 16일 미국 상무부 산하 국제무역청(ITA)과 파트너십을 맺고 한국 시장 진출을 위한 설명회를 개최한다. 쿠팡은 한국 이커머스 시장에 진출하고 싶은 미국의 중소기업과 예비판매자를 대상으로 한국 시장에 대해 소개할 예정이다.
국내 기업에겐 규제기관으로 익숙한 미국 상무부가 이례적으로 협업을 나선 것은 쿠팡이 미국에 본사를 둔 기업이어서다. 이는 미국 중소기업의 판로확대에 도움을 주는 일인만큼 상무부 설득이 가능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더불어 김범석 쿠팡Inc 의장이 2021년 돈그레이브스 미국 상무부 부장관을 만나는 등 쿠팡은 미국 정부기관과 돈독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 쿠팡이 작년 10월부터 대만에서 로켓배송을 시작했다(사진=쿠팡)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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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팡은 2017년 쿠팡글로벌LLC 법인을 설립하고 미국 상품을 국내에 판매하는 ‘로켓직구’ 서비스를 선보였다. 이후 2021년 1월 중국, 2022년 1월 홍콩에 이어 최근에는 대만까지 로켓직구 서비스를 확장했다.
쿠팡은 국내의 로켓배송과 같은 방식으로 해외 판매자의 주요 물품도 직매입하고 있다. 실제 미국 캘리포니아주 리버사이드에 풀필먼트센터를 운영하는 등 해외 물류센터도 운영 중이다. 중국의 물건 구매는 쿠팡상해무역유한회사가 담당하고 있다.
이 방식을 통해 쿠팡은 기존 7~10일이 걸리던 해외직구 시간을 주문 이후 3~5일 이내로 줄였다. 쿠팡은 신뢰도와 빠른 배송을 앞세워 국내 직구족을 공략하고 있다. 지역별로 미국에서는 영양제, 중국에서는 가성비 물품, 홍콩은 뷰티 브랜드 등이 해외직구 인기 상품이다.
쿠팡을 비롯해 11번가, G마켓 등에서 해외직구가 활발히 일어나면서 작년 한국의 해외직구 규모는 사상 첫 6조원을 돌파했다. 주문건수도 9612만건으로 4년전인 2018년(3225만건)의 3배에 달한다. 쿠팡은 현재 주요국가 외에도 40여개국의 상품을 소개하고 있다. 또 매주 테마별 로켓직구 상품을 소개하고, 매월 중순에는 ‘글로벌 쇼핑데이’ 할인행사 마케팅을 벌이고 있다.
쿠팡은 작년 4분기 1133억원의 영업흑자를 기록하며 2분기 연속 흑자를 이어갔다. 호실적에도 주가는 지지부진하다. 국내 시장에 집중된 사업에 대해 시장의 평가가 반영된 탓이다.
시장은 쿠팡이 두자릿수 성장률을 이어가기 위해서 해외시장에서 성공이 필요하다고 분석한다. 하지만 쿠팡의 강점인 ‘로켓배송’은 해외에서 구현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풀필먼트센터 구축과 배송인력 확보에만 막대한 비용이 들어가기 때문이다.
이에 쿠팡은 해외직구 서비스를 통해 아시아를 중심으로 ‘크로스보더(국경간) 이커머스’를 구현한다는 구상이다. 예를 들면 대만의 소비자가 쿠팡을 통해 미국 판매자의 상품을 구매하는 방식이다. 실제 쿠팡은 작년 10월부터 대만에서 로켓배송을 시작했다. 대만은 인구밀도가 높고, 이커머스 시장의 성장잠재력이 크기 때문이다. 대만 로켓배송 서비스는 한국의 로켓배송과 유사한 형태로 490타이완 달러(한화 약 2만2000원) 이상 주문하면 다음날까지 무료배송하는 구조다.
업계에서는 미국 시장에서 새로운 사업을 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때문에 미국 상무부와 지속적인 협력관계를 유지하는 것이라는 의견도 나온다.
지난 2021년 쿠팡에 합류한 알렉스 웡 전 미국 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 담당 부차관보는 쿠팡의 공공관계 총괄 업무를 하고 있다. 그는 미국 상원의회에 로비스트 등록 이유에 대해 ‘쿠팡의 새로운 시장 확대를 통한 경제발전 목표 확장’ 등이라고 기재했다.
서용구 숙명여대 경영학과 교수는 “쿠팡이 주가 부양을 위해서는 향후 1~2년 내 국내에서 부동의 톱 소매기업에 등극해야 한다”며 “더불어 대만, 싱가포르, 일본 등에서 전개하는 비즈니스가 국내처럼 규모의 경제를 달성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