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가전이 하나·숨소리만으로 작동…캄테크·초연결 기술시대 열린다
by박민 기자
2022.12.30 06:00:00
내달 5일 美라스베이거스서 개막
3100여개 전시관..10만명 다녀갈 듯
국내 삼성·SK·LG 주요기업 대거 참석
구글·마크이로소프트·아마존도 복귀
인류의 지속가능위한 신제품·기술 주목
[이데일리 박민 손의연 기자] 전 세계인을 매료시킬 미래 첨단기술의 성지. 세계 최대 정보기술(IT)·가전 전시회 ‘CES 2023’ 개막이 임박했다. 내년 1월 5~8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는 이번 행사에는 전 세계 174개국 3000여개 기업이 참가해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여는 최대 규모의 전시를 펼친다. 이들 기업은 모빌리티와 인공지능(AI), 스마트시티&홈, 메타버스, 디지털 헬스케어 등의 각종 첨단 기술은 물론 ‘탄소중립’과 ‘친환경’을 향한 인류의 발걸음을 앞당길 신기술과 미래 먹거리도 대거 선보일 전망이다.
29일 주최 측인 미국소비자기술협회(CTA)에 따르면 내년 ‘CES 2023’ 전시는 올해 초 열린 ‘CES 2022’ 보다 50% 이상 넓은 18만6000㎡ 공간에서 펼쳐진다. 오미크론 변이로 인해 주요 업체들이 불참했던 CES 2022와 달리 코로나 이후 처음으로 풀 스케일로 열리면서 전시 공간도 커졌다. 우리나라는 삼성전자, SK그룹, LG전자, HD현대, 현대모비스 등 550개 기업이 참가한다. 이 중 350개가 스타트업이다. 글로벌 기업으로는 올해 초 CES에는 불참했던 구글, 마이크로소프트, 아마존 등 미국 빅테크 기업도 복귀하고, 메르세데스-벤츠·BMW·제너럴모터스(GM)·폴스타 등 완성차 업체도 대거 참석한다.
CTA는 전 세계 3000여개 기업이 참가, 총 3100여개 전시관을 운영하며 10만 명 이상의 관람객이 행사장을 찾을 것으로 전망했다. 전시의 핵심 테마로는 ‘오토모티브’, ‘디지털 헬스케어’, 웹3.0·메타버스, ‘지속가능성’, ‘인간 안보’ 등 5가지를 꼽았다. 인류의 진보를 이끌 미래 기술은 물론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의 장기화, 식량·에너지 위기, 글로벌 기후위기 속에서 인류 문제 해결에 도움이 되는 기술 박람회를 만들겠다는 의지다.
이러한 기조 속에서 이번 CES 2023에서 선보이는 기업들의 전시는 크게 3가지 키워드로 압축된다. ‘캄테크’(Calm tech)와 ‘모빌리티(Mobility)’ ‘그린’(Green) 이다.
우선 가전 업체들은 ‘있는 듯, 없는 듯’ 자연스럽게 일상에 녹아드는 ‘캄 테크’ 기술을 선보일 예정이다. 캄테크는 사람들이 인지하지 못한 상태에서 편리한 각종 서비스를 제공하는 기술을 말한다. LG전자는 스타트업 에이슬립과 손잡고 ‘스마트 침실’을 선보인다. 각종 기기로 사용자의 숨소리를 분석해 수면 단계를 진단하고 TV·에어컨 등을 ‘꿀잠 최적화’ 모드로 바꿔주는 것이다. 삼성전자는 캄테크를 바탕으로 TV·스마트폰·에어컨·청소기 등 삼성전자를 비롯해 타사 제품까지 연결하는 ‘초(超) 연결’ 기술을 선보일 예정이다. 초연결 생태계에서 누리는 새롭고 확장된 경험을 선보이겠다는 계획이다.
올해는 ‘오토쇼’라고 불러도 어색하지 않을 만큼 ‘모빌리티’ 관련 전시가 두드러진다. CTA는 ‘세계에서 가장 큰 오토쇼 중 하나’를 표방하며 최근 새롭게 개장한 ‘라스베이거스 컨벤션센터(LVCC) 웨스트홀’에 300여 완성차, 전장 기업의 부스를 채워 넣었다. 메르세데스-벤츠, BMW, 스텔란티스 산하 램트럭과 푸조, 폴스타, 소니 혼다 모빌리티(SHM) 등 주요 완성차 브랜드가 전시관을 운영한다.
부품업계의 경우 ‘자율주행’ 관련 기술 경연을 벌인다. LG이노텍은 주행보조 시스템(ADAS)용 카메라 모듈, 라이다 솔루션 등 미래차 솔루션을 선보인다. 현대자동차·기아는 불참하지만 현대모비스가 목적기반모빌리티(PBV)에 적용되는 첨단 기술을 공개한다. HL만도㈜와 자율주행 전문기업 ㈜HL클레무브는 평행주차와 완전자율주행 수준인 레벨4에 이르는 자율주행 솔루션을 폭넓게 선보인다.
미국 빅테크 기업이 선보이는 미래차 기술도 눈에 띈다. 구글은 음성 명령만으로 쉽게 차량을 제어하고 구동할 수 있는 ‘안드로이드 오토’를 체험할 수 있는 전시관을 운영한다. 마이크로소프트도 자체 모빌리티 기술, 서비스를 소개하는 전시관을 별도로 마련했다. 차량 계기판, 첨단 운전자 지원 시스템 등 차량 소프트웨어를 전시한다. 아마존 역시 ‘아마존 포 오토모티브’라는 이름으로 모빌리티 기술, 서비스 전용 전시관을 꾸린다. 자체 인공지능(AI) 기술 ‘알렉사’를 적용한 새로운 ‘스마트카’ 서비스도 공개한다.
세계 1위 조선사인 HD현대(옛 현대중공업)은 올해에 이어 2년 연속 CES에 참가하며 지속가능한 미래를 향한 해양 비전, ‘오션 트랜스포메이션’을 제시한다. 무인 선박, 원격관제 디지털 솔루션 등의 해양 데이터 플랫폼를 전시할 예정이다.
‘그린’ 분야에서는 SK그룹의 전시를 주목할만하다. 2030년까지 전 세계 탄소 감축 목표량의 1%(2억톤)를 줄이겠다고 공표한 SK는 이번 CES 2023에 총 8개 SK 계열사가 미국 소재 10개 파트너사와 함께 참여한다. 전기차 배터리, 수소, 고효율 반도체, 폐기물 에너지화, 탄소포집·저장·활용(CCUS), 소형모듈원자로(SMR), 도심항공교통(UAM), 헬스케어 등 친환경 기술·제품은 40여개를 선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