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4색 공간'으로 변하는 어촌체험마을

by윤종성 기자
2022.11.30 05:30:01

[송상근 해양수산부 차관] 모세현상처럼 하루 두 번 바닷길이 열리는 마을이 있다. 아름다운 두 개의 섬으로 연결되는 길이 열리면 이 때만 학수고대한 관광객들이 걸어서 바다를 건넌다. 마을 앞 갯벌에서는 조개잡이, 쏙잡이, 맨손고기 잡기 체험 등 잊지 못할 바다에서의 추억도 만들 수 있다. 올해 우수 어촌체험휴양마을로 선정된 경남 남해 문항어촌체험휴양마을의 이야기다.

송상근 해수부 차관
우리나라 어촌 곳곳에는 국민에게 휴식과 힐링을 주는 마을들이 있다. 바로 전국 124개가 지정된 어촌체험휴양마을이다. 지난 10년 동안 약 5400만 명이 방문했는데, 같은 기간 경복궁 방문객(약 4700만 명)을 상회하는 국내 대표 관광지로 성장했다. 특히 코로나19가 한창이었던 2020년, 2021년에도 한적하게 바다를 즐길 수 있는 매력에 연평균 100만 명 이상의 관광객을 유치했다. 어촌마을 주민들을 중심으로 철저하게 방역을 시행하고 정부와 지자체는 어촌마을 홍보 등을 적극적으로 지원해 뜻깊은 결과를 만들어냈다.

이런 외적인 성장에도 불구하고 어촌체험휴양마을은 더 발전할 여지가 남아있다. 우선 갯벌체험 위주의 체험 상품을 다양화할 필요가 있다. 최근 관광 트렌드는 나홀로 여행, 체험 여행, 치유 여행 등 개인의 선호와 취향에 따라 다양성을 보인다. 또한, 학생 단체 등 대규모 관광객 중심에서 소규모 여행으로 여행객이 변화하고 있다. 이런 흐름에 발맞춰 해양수산부는 2027년까지 20개소의 어촌체험휴양마을을 유형별로 특화 조성할 계획이다

먼저 ‘해양치유 마을’을 조성한다. 해양치유 마을은 어촌의 자연경관과 해양치유 자원을 활용한 치유시설· 서비스를 갖춘 마을을 일컫는다. 해변에서 노르딕걷기, 해변요가와 같은 신체활동을 하고 해풍목욕탕, 치유족욕탕 등 치유시설에서 지친 몸을 달랠 수 있다. 치유 전문가 출강과 해양치유 민간 업·단체와 협업을 통해 보다 전문직인 해양치유 서비스도 제공한다는 목표다.



바다에서 레포츠를 즐길 수 있는 ‘해양레저 마을’도 조성하려 한다. 해양레저 마을은 오직 바다에서만 경험할 수 있는 스킨스쿠버, 요트 등을 즐기는 마을이다. 해양레저 마을이 조성되면 지역 대학과 연계해 자격증을 가진 대학생·청년이 해양스포츠 강사나 안전관리 인력으로 마을에 상주, 안전한 해양레저 활동을 지원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청년층의 귀어귀촌도 자연스럽게 늘어나는 부가 효과도 기대한다.

‘문화예술 마을’은 바다라는 독특한 공간을 활용해 예술적 상상력을 발휘하도록 조성된 마을이다. 도시에서 작업공간을 찾지 못한 예술인이 자유롭게 활동할 수 있는 공간을 제공해 신진 예술가의 독창적인 작품을 볼 수 있도록 할 예정이다. 또한 남해 죽방렴 어업, 부안 곰소염전, 제주 해녀 등 12개 국가중요어업유산의 문화체험·전승을 위한 프로그램도 문화예술 마을에서 추진한다.

마지막으로 ‘탄소중립 마을’은 바다환경의 가치를 배우며 탄소중립에 동참하는 기회를 제공하는 마을이다. 신재생 에너지 설비를 접목해 친환경적으로 운영하는 마을이다. 관광객은 에너지 소비를 최소화하고, 폐그물·폐어구를 활용한 공예품 만들기, 바다해설사와 함께하는 해변 정화활동 등을 즐길 수 있다.

앞으로 해수부는 4가지 특화 마을 외에도 지역 특성에 맞는 다양한 특화모델을 계속 개발할 예정이다. 어촌체험휴양마을은 한 번 더 큰 도약을 준비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