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규일 서울외국환중개 대표 "코로나에도 작년 4% 성장…中시장 본격 진출 검토"
by이윤화 기자
2021.08.24 06:00:00
은행 실시간 서버 연결 편의성 높인 API 시스템 도입 본격화
글로벌채권팀 신설 이후 외화채권 중개 거래규모 30% 증가
성장잠재력 높은 중국 시장 수익성 타진…진출 검토 본격화
[이데일리 이윤화 기자] “원달러 현물환(스팟) 중개시장 1위라고 안주할 수 없죠. 채권중개 영향력도 키우고 중국 쪽 수익성도 검토해봐야 합니다.”
취임 한 달을 맞은 정규일() 신임 서울외국환중개(SMBS) 대표이사는 23일 이데일리와의 인터뷰에서 “중개 경쟁력을 키우고 글로벌 시장에서도 영향력 있는 곳으로 키워내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한국은행 부총재보 출신인 정규일 대표는 한은 재직 당시 경제연구원의 통화연구실장과 국제경제연구실장 등으로 근무하면서 금융과 외환시장을 연구해온 거시경제 전문가다. 서울외국환중개는 한국자금중개와 함께 대표적인 국내 금융중개회사 중 하나다. 외국환이나 파생상품, 자금, 채권의 매매나 교환, 대여 등을 중개하는 역할을 한다. 지난해엔 코로나19에도 441억7000만원의 영업이익을 올려 2019년(424억6000만원) 대비 약 4.0% 성장을 이뤄냈다.
정규일 대표는 “현재 국내 외환중개 시장은 외국계 중개회사를 포함한 9곳이 치열한 경쟁을 펼치고 있다”며 “서울외국환중개가 20년여간 축적해온 중개 노하우와 110여명에 달하는 직원들의 전문성을 통해 독보적인 경쟁력을 유지라고 있다”고 말했다.
현재 서울 외국환중개의 주요 수입원은 외환부문과 원 화중개로 각각 35%, 30%를 차지하고 있다. 파생과 채권 부문이 각각 15% 수준을 차지하고 있다. 1위를 지켜온 달러·원 현물환 중개시장 이외에도 전 분야에서 고른 성장을 이루기 위한 전략 마련이 한창이다.
특히 지난해 10월에는 글로벌채권팀을 신설하고 외화채권 중개업무를 개시한 뒤 거래규모가 한 분기 만에 30% 이상 증가하는 성과를 거뒀다. 서울외국환중개가 스팟 거래 이외에 채권 시장에도 발을 넓히는 이유는 간단하다. 국내 기관 등의 외화채권 거래규모가 꾸준히 성장하고 있어 새로운 성장 동력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국내 기관투자가의 해외 외화증권투자 잔액 추이를 보면 지난 10년간(2011~2020년) 연평균 약 27% 증가하고 있다.
중개력 강화를 뒷받침하기 위한 시스템 개발과 확대 노력도 이어갈 계획이다. 올해부터는 국내은행 등과 연계해 API의 도입 활성화를 추진하고 있다. API란 은행들의 트레이딩(거래) 시스템과 서울외국환중개의 중개 시스템 서버 간 전산을 연결해 실시간 외환시장 거래 동향을 알 수 있고 서버 간 거래도 할 수 있게 만든 시스템이다. 시중은행은 API를 통해서 시장의 호가를 실시간으로 받아 고객에게 가격을 제공하고 거래가 들어오면 이에 따라 발생한 포지션을 상황에 따라 자동으로 헤지를 할 수 있어 거래의 정확성과 편의성을 높일 수 있다.
정 대표는 “시중은행 등 최근 일부 국내기관과 API 계약을 체결하고 있다”며 “앞으로 API를 통한 거래가 자리를 잡는다면 서울 외환시장 거래량도 함께 늘어날 것”이라고 기대했다.
글로벌 시장 진출도 정 대표에게 남겨진 큰 숙제다. 서울외국환중개는 2017년 6월부터 중국 상하이 사무소를 개설해 시장 동향 등을 조사해왔다. 중국 정부가 최근 1~2년 전부터 외국 중개회사에 합작 형태가 아닌 100% 독립적인 영업 법인 허가를 내주면서 본격적인 시장 진출을 타진하고 있다.
정 대표는 한국은행의 금리인상과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테이퍼링(Tapering·자산매입 축소) 등 금융시장 변동성이 커지는 시기인 만큼 이에 대한 대비도 필요하다고 했다. 그는 “금리 인상 시기에 금융기관들은 그에 대응해 각자의 특성에 맞게 포지션 조정, 자산운용 전략 변경 등을 시도할 것이고 이는 스팟, 스왑과 금융상품 등 전반적으로 금융기관 간 거래가 증가함을 의미한다”며 “시장의 움직임을 선제적으로 파악해 중개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했다.
△1963년 광주 출생 △광주 대동고 졸업 △성균관대 경제학과 졸업 △미국 캘리포니아대 데이비스교 경제학 석·박사 △1987년 한은 입행 이후 금융경제연구원 통화연구실장, 경제연구원 부원장, 국제협력실장, 경제통계국장, 부총재보 역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