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5]새로운 수익원으로 부상하는 '행동 인터넷'

by류성 기자
2021.02.06 06:02:05

박정수 성균관대 교수의 현미경 ''스마트팩토리''
제조업 부흥의 선봉장,''인공지능 기반 스마트팩토리''

[박정수 성균관대 스마트팩토리 융합학과 겸임교수] 4차 산업혁명, 뉴노멀, 코로나19, 유사 이래 동시 다발적으로 변화의 물결을 제조업 스스로 감당해야 하는 시기는 거의 없었던 것 같다.

모든 제조 문화에서 ‘융복합’으로 공급망(Supply Chain)과 가치 창조 방식이 변하고 있다. 과거 고성장 경제에서는 시장을 세분화하고 쪼개면 수익이 창출되는 시장이 많았다. ‘선택과 집중’이 성공의 열쇠였고, 선진 시스템(ERP, MES)를 구축하여 활용을 잘 하면 큰 문제가 없었다.

오늘날이 과거와 다른 점은 시작과 끝이 분명하게 구분되지 않는 특성을 가지고 있다는 것이다. 즉 시작은 되었는데 종결점이 보이지 않는다. 오히려 시작과 동시에 또 다른 변종의 시작이 보고되고 있다. 사물인터넷과 연계된 새로운 디지털 기술의 발달과 함께 빅데이터 활용 기술, 인공지능과 자동화의 발전이 새로운 제조업 혁신의 물결을 일으키고 있고, 그것 또한 시작과 함께 또 다른 시작이다. 모든 것이 새로움의 홍수 속에 있다.

그러나 상품이 범용화되어 물처럼 흔하고 모바일로 쇼핑하는 디지털 시대에서는 과거와 다른 빅데이터 기반의 정보관리 역량으로 사물을 보고, 데이터 관리 기술에 의한 제조와 마케팅을 동기화 시키는 행동 인터넷(Internet of Behaviors)이 새로운 수익원으로 부상하는 융복합적 접근이 필요해졌다. 한 개의 전공 분야, 한 곳의 직장에서 장기 근속, 단일 경력에 ‘올인’하는 것은 이제 위험한 발상이다. 이전 직업과 직장에서 쌓은 노하우를 적용해 다음 직업에서 새로운 가치를 만들 수 있는 사람들이 인재가 되는 시대다. 스펙보다는 유연성과 수용성이 더욱 중요해졌다. 경영과 관리의 시대가 저물고 융합과 창조의 시대가 이미 온 미래이다.

제조 혁신, 즉 스마트팩토리 고도화를 통한 제조 산업의 부흥을 우리 모두는 희망한다.

특히 새롭게 부상하는 빅데이터 관리 기술과 인공지능 활용 기술을 통해 제조 경쟁력이 향상되기를 원한다. 제조 엔지니어링 분야에서는 스마트한 연결 제품(SCP: smart connected products)의 급속한 개발과 구현은 서비스화의 유망한 제조 패러다임, 즉 스마트 제품 서비스 시스템(Smart PSS: smart product-service systems)을 촉발시키고 있다. 인공지능 기반 스마트팩토리 시대에는 시스템이 상품이고 서비스이다. 따라서 스마트 팩토리의 핵심이라고 할 수 있는 제조 엔지니어링 변경 관리는 주로 두 가지 측면에서 기존 솔루션과 다르다.

첫째, 사용 단계에서 이해관계자가 생성되고, 제품과 서비스에 민감한 대규모 데이터를 활용하여 데이터 중심 방식(data-driven manner)으로 시스템을 설계함으로써, 시스템 자체가 상품이고 서비스가 되도록 유연성과 속효성이 극대화되어야 한다. 기존에 구축된 시스템 구조로는 불가능하다. 왜냐하면 스마트팩토리 시스템의 근간은 시장과 고객의 반응을 관리하는 제조반응관리(MRP III: Manufacturing Response Planning)이기 때문이다.

둘째, 기존의 하드웨어 및 소프트웨어 솔루션으로 구성된 디지털 서비스는 물리적 구성 요소만 있는 것이 아니라 유연한 방법으로 변경할 수 있어야 한다. 즉 고객 맞춤형 제품과 서비스를 실현시키기 위한 시스템의 유연성이 보장되어 있어야 한다. 스마트팩토리에서는 끊임없이 변화하는 시장과 고객을 위해 시스템이 활용되는 것이지, 기존처럼 시스템을 위해서 제조가 존재하는 것이 아니다. 그러므로 더 높은 수준의 제조 유연성이 요구되고 있다.

‘스마트팩토리’는 제조 현장 사용자와 서로 다른 기계와 통신하는 산업 장비, 자동화된 프로세스, 메커니즘 등을 활용해 공장과 시장 간 실시간 커뮤니케이션을 촉진함으로써, 역동적인 적응을 지원하고 효율성을 극대화하여 맞춤형으로 고객과 시장에 대응력을 최적화하는 것이다. 즉 새로운 MRP III (Manufacturing .Response Planning: 제조반응관리)을 실현시키기 위해 실감형(XR) 인공지능을 활용하여 새로운 혁신을 주도하게 된다.

스마트팩토리 구축을 위한 방법론은 전문가의 주관성과 지루한 평가를 극복하기 위하여, 제품 서비스 혁신 프로세스를 위한 엔지니어링 변경을 관리하는데 제조 회사에 유용한 지침을 제공할 수 있어야 한다. 즉 제조 혁신은 현장 전문가 중심 변화관리이다. 따라서 아래 그림은 고객과 시장의 현상을 데이터 기반으로 규명해내고 해당 컨텐츠, 스토리, 반응을 취합하여 관련 제품이나 서비스를 총체적으로 파악하는 과정을 보여주고 있다.



예를 들어, 상용 모바일 인력 자동화 앱의 초기에는 생성과 구축이 아니라 애플리케이션을 유지하는 것이 주요 이슈였다. 선각자들은 다음 프로젝트로 이동했고 혁신 앱은 더 이상 지원되지 않았다. 결과적으로 대부분의 관리자들은 ‘모바일 e-서비스’가 돈 낭비라는 것을 알았다. 그렇다면 IoT와 AI와 같은 신기술이 디지털화를 주도하면서 어떻게 함정을 피할 수 있을까? 정답은 기술보다는 거버넌스, 문화, 기술, 기능 프로세스이다. 아래 표는 제품의 서비스화에 대한 애플과 롤스로이스의 예이다





스마트팩토리 사고(Smart Factory Thinking)차원에서 제조업에서는 데이터가 어떻게 작동하고 작동해야 하는지를 아는 주요 인적 자원은 현장 전문가이다. 제조 분야의 CRM, ERP, PLM, MES, SCADA/PLC, 등 이러한 애플리케이션과 데이터 흐름의 상호 작용은 잘 알려져 있으며 핵심 비즈니스 애플리케이션 주위에는 데이터 가치를 향상시키는 많은 지원 애플리케이션이 있다.

초기 디지털화는 단순히 이러한 애플리케이션을 더 잘 통합하는 것이 될 수 있으며, 이후 더 나은 인적 상호 작용과 더 나은 리소스(자원) 관리, 향상된 품질, 민첩성 등으로 확장될 수 있다. 이를 위해서는 어떤 데이터를 보유하고 있는지, 어떤 데이터를 수집할 수 있는지, 이 데이터를 어떻게 조작하여 사용할 수 있는지, 그리고 비즈니스 통찰력을 도출할 수 있는지에 대한 상상력이 필요하다.

그러니까 기술에서 생각하지 말고, 제약조건으로 생각하지 말고, 데이터가 말해 줄 수 있는 것에서부터 시작해야 한다. 제조 프로세스에서 새로운 데이터를 수집하기 위해 새로운 IoT 측정값을 추가하면 어떤 새로운 통찰력이 나타날까? 한 단계 더 나아가, 데이터를 사용하여 회사 전략에 나타나는 주요 비즈니스 KPI(Key Performance Indicator)를 확인/측정하는 방법에 대해 생각해 보면, 혁신 프로젝트의 가치는 이러한 KPI 목표를 달성하는 데 반영될 수 있으며, 기술 주도 제안을 신속하게 필터링(또는 제외)하는 데에도 사용될 수 있다. 더 나은 KPI 목표는 기술자가 해결해야 할 문제를 기술 측면에서가 아니라 비즈니스 가치에서 표현해 보면 그 속에 답이 있다. 그것이 바로 스마트팩토리 철학이자 사고이다.

앞서 말했듯이, 제조 혁신, 즉 스마트팩토리 고도화를 통한 제조 산업의 부흥을 우리 모두는 희망한다. 특히 새롭게 부상하는 빅데이터 관리 기술과 인공지능 활용 기술을 통해 제조 경쟁력이 향상되기를 원한다.

4차 산업혁명이 몰고 온 산업계에 제조업과 서비스업의 경계를 넘나드는 매뉴비스(Manuvice, Manufacture+Service) 모델이 빠르게 늘고 있다. 이는 그 동안 제조업 기반으로 물건을 만들어 팔던 기업이 서비스업으로 사업을 확장하거나, 서비스 기업이 제조업에 뛰어들면서 만들어진 제품과 서비스가 결합된 새로운 형태의 비즈니스 모델을 말한다. 즉 산업의 경계가 흐릿해지고 있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제조업 관점에서 제품의 기능을 서비스화해서 자원의 효율성을 극대화하는 제품의 서비스화(Servitization)와 반대로 서비스 강화를 위해 제품을 부가하거나, 서비스 제공업자가 관련 제품을 출시하는 서비스의 제품화(Productization)를 포괄하는 의미다.

매뉴비스(Manuvice) 현상은 이미 1990년대 후반 경영계의 화두로 떠오른 바 있다. 당시 미국의 GE와 IBM이 변화를 선도했다. GE는 1995년부터 일명 ‘프로덕트 서비스(Product Service)’ 전략을 도입하면서 ‘제조도 하는 서비스기업’을 표방했다. 가전, 항공기 엔진의 제조 기업에서 소프트웨어 기업으로 변화를 시도하며 생산하는 제품과 관련한 유지·관리, 컨설팅 등 솔루션을 판매하기 시작했다. 비슷한 시기 컴퓨터 하드웨어 분야의 강자였던 IBM은 개인용 컴퓨터 등 수익성이 낮은 일부 제조업 분야를 포기한 대신 컴퓨팅 관련 컨설팅(PWC 컨설팅 인수), 소프트웨어·솔루션 분야로 완전히 전환하면서 성과를 거뒀다. 지금도 두 회사 매출의 절반가량은 서비스 분야에서 나온다.

스마트팩토리 구축이 새로운 수익원을 창출할 수 있다. 또한 매뉴비스는 제품과 서비스를 묶음으로 제공하는 과정에서 부가가치를 높일 수 있다. 일반적으로 서비스로 올리는 수입이 새로운 제품을 판매하는 것보다 10배가량 높다. 이런 접근을 통해 판매량은 줄었어도 서비스로 안정적인 수입을 얻는 데 성공한 기업 사례도 있다. 특히 초기 매뉴비스 기업들은 기존의 제조업에서 벗어나 부가가치가 높은 새로운 제조 영역으로 진출하거나 제조업에 비해 상대적으로 수익성이 높은 서비스업으로 업무 영역을 확대하는 방안으로 삼았다.

이는 제품 자체의 경쟁우위 또는 차별성 확보가 점점 어려워짐에 따라 나타나는 현상이기도 하다. 하이테크 제품마저 단기간에 범용화하는 경향이 강해지면서 차별화된 비즈니스 모델의 개발이 필요해진 것이다. 또 기존 제품의 시장이 위축되자 새로운 수익원 확보를 위해 제조·서비스 융합 전략을 선택하기도 한다.

가령 2015년 차량 판매 시장은 2300조 달러, 운송 시장은 5400조 달러로 나타났다. 이미 자동차 시장에서 차량 판매보다 운송 시장의 범위가 커졌으며, 앞으로 이런 차이는 더욱 커질 것으로 분석된다. 전통적인 제조업 기반의 자동차 업체가 서비스 시장으로 뛰어드는 이유다.

100년 넘게 제조업의 대표주자 격으로 자리매김해온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에서, 최근 제조업 모델로부터 벗어나려는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 차량을 기반으로 하는 서비스업에 속속 진출하기 시작한 것이다. GM은 차량용 에어비앤비 ‘메이븐(Maven)’, BMW는 자동차 공유 플랫폼 ‘드라이브 나우(DriveNow)’, 메르세데스 벤츠의 모기업인 다임러도 자동차 공유 서비스 ‘크루브(Croove)’를 선보였다. 도요타 아키오 도요타 사장은 아예 회사의 미래에 대해 ‘자동차 생산 업체’가 아니라 ‘이동 서비스를 제공하는 플랫폼’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단순히 자동차를 만들어 파는 것에서 벗어나 자동차와 이용자, 주행환경이 생산하는 데이터를 수집하고 이를 활용할 수 있는 사업 모델을 지향하겠다는 것이다.

궁극적으로 스마트팩토리 구현 방향은 제품의 서비스화를 위한 제조업의 역량 강화이며, 이제는 제조업에도 디지털 기술이 적용되어 서비스화되고, 스마트팩토리는 제품을 단순 생산하는 것이 아니라 부품조달, 제조, 물류, 유통, 유지보수 단계에서 부품 상태나 주변 현황을 센서로 측정한 데이터를 제공해 주는 서비스부터 출발해야 한다. 더 나아가 측정된 내용은 빅데이터가 되고 이를 인공지능으로 분석하여 고객에게 필요한 최적화된 알고리즘을 지속적으로 만들어가는 것이, 서비스 역량 강화를 위한 인공지능 기반 스마트팩토리 구축 목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