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문현답]“전공 살려 사회생활 시작한 게 가장 좋았죠”

by박철근 기자
2018.02.26 05:00:49

IPP사업단, 실습 애로사항·사회적응 도우미 역할 ‘톡톡’
협약기업 늘려 학생들에 다양한 기회 제공 바람
목포대, 최대 100만원 IPP장학금 지급 등 참여 독려…일학습병행제 전담학과 신설

[이데일리 박철근 기자]

목포대 기계공학과 유대환(왼쪽) 학생이 IPP(기업연계형 장기현장실습)형 일학습병행제 프로그램을 통해 하이테크엔지니어링에서 현장업무를 하고 있다.(사진= 목포대)
“대학의 전공과 상관없이 단순히 취업을 위해 엉뚱한 진로를 택하는 선배들의 안타까운 모습을 많이 봤습니다. 하지만 IPP(기업연계형 장기현장실습)형 일학습병행제 프로그램 참여를 통해 학교에서 전공관련 업체를 연결해 줘 전공을 살릴 수 있었습니다. 또 학교에서 배운 내용을 회사에서 바로 응용할 수 있어 업무 이해가 훨씬 쉬웠습니다.”

목포대 기계공학과를 졸업하고 석유화학플랜트 설계기업인 하이테크엔지니어링 취업에 성공한 유대환(25)씨는 최근 IPP형 일학습병행제 홍보대사 역할을 자처하고 있다. 유씨는 선배 권유로 지난해 8월부터 IPP 일학습병행제 프로그램을 통해 하이테크엔지니어링에서 7개월간의 학습근로기간을 마치고 정사원으로 취업에 성공했기 때문이다.

그는 “스펙과 경력을 차근차근 쌓아가는 친구들이 있는 반면 그렇지 못한 경우도 많다. 사실 난 후자에 속했다”며 “3학년이던 2016년 일학습병행제에 참여중인 선배 권유로 참여하게 됐는데 매우 좋은 기회라고 생각해 후배들에게 참여를 적극 권장하고 있다. 더 많은 후배들이 좋은 기회를 얻었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종합건축자재기업 한화L&C에서 일학습병행제 프로그램을 체험한 김주환(25·경영학과)씨는 “학교 안에서 겪어 볼 수 없었던 다양한 경험과 책에서만으로는 충분하지 않았던 배움을 채울 수 있었다”며 “IPP 장기현장 실습을 진행한 기업에 입사하게 됐고 4개월 동안 배운 업무 경험을 살려서 회사에서 자리를 잡아가는 중”이라고 전했다. 이어 “스펙과 경험, 경제적 여유와 취업까지 모두 다 생각 할 수 있는 종합 선물세트 같은 기회”라고 말했다.

유씨는 “사회초년병들은 실제 산업현장에서 생각보다 어려움을 많이 겪는다”며 “곧바로 취업을 했다면 상의나 의지할 곳이 없을 수도 있는데 일학습병행제는 학교측에서 회사방문 및 학과방문지도를 통해 문제가 생기면 중간에 중재를 해주는 점이 가장 좋았다”고 강조했다.

목포대는 지난 2015년 IPP형 일학습병행제 운영대학으로 선정된 이후 시작부터 종료 후까지 체계적으로 학생들의 취업을 지원하고 있다.

장기현장실습의 경우 64개 기업과 협약을 맺고 지난해 한국전력공사·보해양조·김대중컨벤션센터 등 54개 기업에서 122명이 현장실습을 실시했다.

일학습병행제의 역시 지난해 하이테크엔지니어링·태진인포텍 등 17개사에서 39명이 현장실습을 경험했다. 이는 고용노동부가 제시한 목표(30명)를 초과달성한 수치다. 정종현 목포대 IPP사업단 교수는 “2016년 졸업생의 경우 IPP형 일학습병행제에 참여한 졸업생의 취업률은 78%로 일반졸업생에 비해 20%정도 높게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학생들의 참여를 독려하기 위해 2016년부터 참여 학생들에게 평가 점수에 따라 30만원에서 최대 100만까지의 IPP장학금도 지급하고 있다.

특히 지난해에는 일학습병행제 전담학과를 신설해 지속적인 사업 기반을 마련했다.

서재현 목포대 IPP사업단장은 “교수 6명·학년 정원 25명으로 구성한 1·2학년 과정의 일학습병행제를 전담하는 융합소프트웨어학과를 신설했다”며 “융합소프트웨어학과가 자리잡는 2020년에는 현재 30명 수준인 학습근로자를 50명 수준으로 확대 실시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기업의 평가도 긍정적이다.

오재규 하이테크엔지니어링 팀장은 “다른 제도에 비해 일학습병행제가 까다로운 점은 사실”이라면서도 “우수한 학생들을 채용 전에 충분히 검증하고 채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특히 지역중소기업은 충성도 높고 우수한 지역대학의 인재를 채용해 기업경쟁력을 높일 수 있는 기회”라며 “지역대학과 지역기업의 상생모델이라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IPP형 일학습병행제의 효과에 대한 학생들의 기대가 높아지면서 프로그램 보완에 대한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김씨는 “타지에서 일학습병행제를 경험하는 학생들을 위해 교통비나 숙식비 등 지원도 이뤄졌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유씨는 “요즘처럼 취업이 어려운 시기에 일학습병행제는 가뭄에 단비같은 역할을 하고 있다”며 “다양한 업종의 많은 기업들과 협약을 맺어 학생들의 진로기회가 많아지기 바란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