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일의 부동산톡] 임대인의 권리금 회수방해와 정당한 사유

by양희동 기자
2018.01.13 05:00:00

[김용일 법무법인 현 부동산전문변호사] 상가건물임대차보호법(이하, ‘상가임대차보호법’)은 임대차기간이 끝나기 3개월 전부터 임대차 종료시까지 임차인이 신규 임차인이 되려는 자로부터 권리금을 지급받으려고 할 때, 임대인은 정당한 사유 없이 임차인이 주선한 신규 임차인이 되려는 자와 임대차계약 체결을 거절하면 안 되고, 이를 위반시 손해배상책임이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즉 임대인은 ‘정당한 사유’가 없는 한 임차인의 권리금 회수를 방해해서는 안 된다는 것인바, 이번 시간에 구체적으로 정리해 보겠다.



상가임대차보호법은 제10조의 4 제2항에서 아래와 같은 경우에는 임대인이 임차인의 권리금 회수기회를 보호하지 않아도 ‘정당한 사유’가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구체적으로 ① 임차인이 주선한 신규 임차인이 되려는 자가 보증금 또는 차임을 지급할 자력이 없는 경우, ② 임차인이 주선한 신규 임차인이 되려는 자가 임차인으로서의 의무를 위반할 우려가 있거나 그 밖에 임대차를 유지하기 어려운 상당한 사유가 있는 경우, ③ 임대차 목적물인 상가건물을 1년 6개월 이상 영리목적으로 사용하지 아니한 경우, ④ 임대인이 선택한 신규 임차인이 임차인과 권리금 계약을 체결하고 그 권리금을 지급한 경우 등이다.

위 사유 중 첫 번째, 즉 임차인이 주선한 신규 임차인이 되려는 자가 보증금 또는 차임을 지급할 자력이 없는 경우와 관련하여, 상가임대차보호법은 ‘임차인은 임대인에게 임차인이 주선한 신규 임차인이 되려는 자의 보증금 및 차임을 지급할 자력 또는 그 밖에 임차인으로서의 의무를 이행할 의사 및 능력에 관하여 자신이 알고 있는 정보를 제공하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따라서, 임대인은 임차인에게 신규 임차인에 대한 정보를 요구할 권리가 있고, 임차인은 협조의무가 있는바, 임대인은 임차인이 제공한 정보에 의해 신규 임차인의 보증금 및 차임 지급능력을 판단할 수 있다.

한편, 상가임대차보호법에는 정당한 사유로 위와 같이 4가지의 경우를 들었으나, 이는 예시에 불과하고, 임대인은 그 외에도 다른 정당한 사유가 있음을 들어 신규 임차인과의 계약체결을 거절 할 수 있다.

기타 정당한 사유로 예를 들면, 기존 임차인이 자신이 하던 영업과 동일한 업종을 하려는 신규 임차인을 주선하였는데, 임대인이 이번에는 다른 업종의 임차인을 원하여 계약을 거절하는 경우를 생각해 볼 수 있다. 이때 임대인의 요구가 주위 상권이나 영업의 종류 등 제반사정을 고려할 때 합리적이라면 정당한 사유로 인정받을 수도 있다.

예를들어, 학교나 주택가 부근에서 기존 임차인이 유흥업소를 하고 있고 계약 종료시 신규 임차인으로 유흥업소만을 고집하고 있으나, 임대인이 건물의 관리 또는 민원 등의 사유로 유흥업소가 아닌 다른 업종으로 변경하고 싶은 경우, 임대인이 이를 사유로 신규 임차인과의 계약체결을 거절시 정당한 사유가 있다고 볼 수도 있다. 이때 신규 임차인은 임대인이 요구하는 업종의 영업을 할 신규 임차인을 주선할 수 있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임대인이 계약체결을 거절시 임대인은 손해배상책임을 부담할 것이다.

또한, 기존 임차인이 자신이 하던 영업과는 다른 영업을 하려는 신규 임차인을 주선하였는데, 임대인이 그 업종을 원하지 않아 계약을 거절한 경우에도 임대인의 요구가 주위 상권이나 영업의 종류 등 제반사정을 고려할 때 합리적이라면 정당한 사유로 인정받을 수도 있다.

예를들어, 상가건물에서 커피전문점을 하던 임차인이 유흥업소를 운영하려는 신규 임차인을 주선하는 경우, 임대인이 관리 또는 민원 등의 사유로 이를 원하지 않아 거절시, 정당한 사유가 있다고 볼 수도 있다. 이때 임차인은 기존 영업 종류인 커피전문점을 운영할 신규 임차인을 임대인에게 주선하여 권리금을 회수할 수 있을 것이다.

한편, 임대인이 앞으로는 해당 상가에서 직접 영업하겠다는 이유로 임차인이 주선한 신규 임차인과의 계약체결을 거부하는 것은 원칙적으로 정당한 사유에 해당하지 않는다. 따라서, 임대인이 이를 이유로 신규 임차인과의 계약체결을 거절시 손해배상책임을 부담할 것이다.





기존 임차인이 임대인과 체결했던 임대차계약서에 ‘신규 임차인이 되려는 자로부터 권리금을 지급받지 않겠다.’와 같은 권리금 포기 취지의 특약을 한 경우, 상가명도소송, 권리금소송 등에서 그 효력이 문제된다.

상가임대차보호법은 ‘이 법의 규정에 위반된 약정으로서 임차인에게 불리한 것은 효력이 없다.’라고 규정하고 있고 이는 강행규정이므로, 원칙적으로 위와 같은 특약은 무효이다. 다만, 그 특약이 임차인에게 불리하지 않다는 특별한 사정이 있다면 유효할 수 있다.

☞김용일 변호사는?

- 서울대학교 경영대학 졸업

- 사법연수원 34기(사법고시 2002년 합격)

- 법무법인 현 파트너 변호사

- 법무법인 현 부동산/상속팀 팀장

- 대한변호사협회 공식 인증 부동산전문변호사

- 대한변호사협회 공식 인증 상속전문변호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