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대우조선 '어닝서프라이즈' 향한 따가운 눈초리

by남궁민관 기자
2017.08.16 04:40:00

[이데일리 남궁민관 기자] 대우조선해양(042660)이 올해 상반기 영업이익 8880억원을 기록했다. 그야말로 ‘어닝 서프라이즈’다. 2013년부터 4년 연속 연간 기준 영업적자 행진을 이어왔고, 지난해에만 1조6089억원의 막대한 손실을 기록했던 것과는 상반된 드라마틱한 실적반등이다.

국민 혈세 7조1000억원이 투입된 필사의 대우조선해양 살리기가 효과를 거두고 있다는 반증으로 삼을 일인만큼 격려받아야 하지만, 정작 관련 업계의 반응은 시큰둥하다.

먼저 이번 호실적이 지난해 하반기 삼일회계법인이 보수적 회계에 따라 대규모 대손충당금을 손실로 반영한데 따른 ‘착시효과’라는 지적들이 많다. 이에 대해 대우조선해양은 올해 2분기 영업이익 6647억원에는 실제로 대손충당금 환익이 포함돼 있는 것은 맞지만 이를 제외하더라도 순수 영업이익 3000억원에 달한다고 설명하지만 뒷맛은 개운치 않다. 영업이익의 절반 이상이 회계상 이익이기 때문이다.



영업이익률이 같은 업종의 다른 업체와 비교해 지나치게 높은 것 아니냐는 지적도 흘러나온다. 순수 영업이익을 3000억원 수준으로 가정했을때 영업이익률은 9%에 육박한다. 동종업계 2분기 영업이익률을 살펴보면 현대중공업(009540) 조선부문은 5.4%, 삼성중공업(010140)은 0.9% 수준에 불과하다. 이에 대우조선해양 측은 인도지연에 대한 지체보상금 조정에 성공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하지만 업계에서는 여전히 고개를 갸웃거린다.

실적에 대한 의심과 해명이 반복되는 상황은 어찌보면 소모적인 일일지 모른다. 그럼에도 이번 대우조선해양의 상반기 실적에 대한 의심어린 시각들에 대해 대우조선해양 스스로 ‘결자해지(結者解之)’의 마음으로 받아들여만 한다. 두 차례에 걸친 정부 지원 속에서도 파면 팔수록 나오는 비리로 국민들의 신뢰를 저버렸고, 업계로부터는 형평성 논란을 불러일으켰던만큼 대우조선해양을 향한 불신은 어찌 보면 당연하다.

올해 하반기 국내 조선업계는 일감절벽에 맞닥뜨리며 다시 한번 절체절명의 위기의 순간을 맞고 있다. 각 조선업체들에게 지금 필요한 것은 눈에 보이는 숫자보다 보이지 않는 신뢰와 내실이다. “회사 차원에서 투자자 등 대외 신뢰도 회복을 위해 노력하겠다.” 지난 3월 추가 지원이 결정된 직후 대우조선해양이 밝힌 마음가짐처럼 임직원 모두 투명하고 엄격한 경영정상화 노력을 통해 다시 태어난다는 각오를 또 한번 다질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