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이명철 기자
2016.01.10 08:17:18
서킷브레이커 중단됐지만 경기 우려 등 지속
삼성전자 필두로 국내 4분기 실적시즌 시작
[이데일리 이명철 기자] 이번주 국내증시는 중국증시 급락 여파 속에 위안화 가치 안정 여부에 주목해야할 것으로 보인다. 중국은 서킷 브레이커(주가 급등락에 따른 주식거래 일시정지) 중단과 대주주 지분 매각 제한으로 한숨 돌렸지만 경기지표 악화와 위안화 가치 절하 우려는 여전하다. 국내에서는 삼성전자(005930)가 부진한 실적으로 첫 테이프를 끊은 채 본격적인 4분기 실적시즌에 돌입해 종목별 옥석 가리기가 본격화될 전망이다.
10일 마켓포인트에 따르면 지난주(4~8일) 코스피는 전주대비 2.23%, 43.69포인트 떨어진 1917.62에 마감했다. 중국증시에서의 두 차례 서킷 브레이커 발동과 북한 제4차 핵실험 등 대외 악재로 지수가 롤러코스터를 탔다. 외국인 매도세가 지속되며 한때 1800대까지 추락했지만 하락 저지선이 형성되며 1900대를 유지했다.
위안화의 약세는 국제통화기금(IMF) 특별인출권(SDR) 기반통화 편입 이후 예상된 이슈였다. 다만 예상보다 가파른 위안화 절하로 중국 경기둔화와 자본유출 속도에 대한 걱정이 커지고 있다. 위안화의 역내와 역외간 스프레드가 확대되고 있음에도 중국 당국은 여전히 균형환율을 역외레벨 수준으로 수렴하려는 스탠스를 유지하고 있다. 채현기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주식시장에서는 위안화 약세의 순기능보다 자금 유출 같은 역기능을 더 크게 부각시키기 때문에 위안화가 진정될 때 까지 국내증시에는 악재 요인”이라고 분석했다.
다만 지난해 위안화 절하 경험이 있고 당국의 시장 안정화 의지 등을 고려할 때 충격은 제한적이라는 판단이다. 역외 환율이 점차 안정을 찾아가게 되면 글로벌 금융시장 변동성도 차츰 잦아들 것으로 예상된다. 유럽중앙은행(ECB)의 1월 통화정책회의 대기 구간에 들어가면서 정책 강화에 따른 기대감도 기대 요인이다.
국내에서는 14일 금융통화위원회가 열릴 예정이다. 이번 금통위에서는 대내외 불확실성으로 기준금리를 동결하고 인하 가능성이 없음을 시사할 것으로 예측된다. 경기회복을 지원하기 위해 유동성 공급 확대를 제시할 가능성도 점쳐진다.
코스피 기업들의 4분기 실적은 계절적 특성 등을 감안하면 전분기 대비 감소할 것으로 추정된다. 김병연 NH투자증권 연구원은 “과거 평균과 유사하게 본다면 현재 예상치가 존재하는 기업들의 실적은 전분기대비 32% 가량 하락할 것”이라며 “올해 1분기와 2분기 예상치가 24조원 내외라는 점에서 부정적 영향보다는 1분기를 대비하는 움직임이 나타날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중국발 글로벌 경기 둔화 우려 장기화로 보수적인 접근이 필요하겠지만 하방경직성이 높은 1900선 이하에서는 단기 바닥 확인 가능성도 유효하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했다. 4분기 실적발표를 통해 건설·은행·조선 등의 충당금 설정 규모와 일회성 비용을 확인한 뒤 불확실성 해소와 밸류에이션 매력에 대한 관심도 높아질 것으로 예상됐다. 국내 내수 부양정책에 수혜가 예상되는 유통, 필수소비재도 관심을 둘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