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SK, 中 자회사 1100억 매각 추진…전기차 사업확대 '승부수'

by이재호 기자
2015.07.15 04:00:00

우롱車 계열에 리튬전지 소재 업체 넘겨
매각대금 절반 지분 취득…주요주주 등극
합작법인 설립, 배터리 판로 확대 등 기대

[이데일리 이재호 기자] SK(003600)가 중국 전기차 사업 확대를 위해 자회사 매각이라는 승부수를 던졌다. 매각 조건으로 중국 대형 전기차 기업의 지분을 확보하고, 이를 통해 합작법인 설립 등 새로운 사업 기회를 창출해 나갈 방침이다.

SK의 경쟁력 강화에 도움이 될 최적의 파트너를 찾아 서로 윈-윈(win-win)할 수 있는 사업을 추진하는 최태원 회장의 ‘차이나 경영’ 철학이 반영된 결과물이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SK차이나와 SKC(011790)는 자회사인 SK(충칭)리튬전지소재유한공사를 중국 스안(事安)그룹에 매각키로 하고 지난 7일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양측은 2개월 간 추가 협의를 거쳐 오는 9월 초 정식 계약을 체결할 예정이다.

SK(충칭)리튬전지소재유한공사는 전기차 배터리의 핵심 부품 중 하나인 양극소재를 생산하는 업체로, SK차이나와 SKC가 각각 90.91%와 9.09%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매각대금은 7억~8억 홍콩달러(1020억~1166억원) 수준에서 협상 중이다. 이번 계약의 핵심은 SK가 매각대금 중 절반인 500억원 가량을 현금 대신 스안그룹의 지분으로 받는다는 점이다. 지분율은 최소 15% 이상이다.

지분 확보의 목적은 스안그룹의 모회사인 우롱(五龍)자동차와의 협업 강화다. 우롱자동차는 중국 전기차 시장의 신흥 강자로 ‘창장(長江)’이라는 브랜드의 전기 승용차·버스·승합차 등을 생산하고 있다.

SK 관계자는 “중국 전기차 시장 내 영향력이 큰 우롱자동차와 협력을 강화할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유력한 방안은 우롱자동차 및 스안그룹과 합작법인을 설립하고 전기차 판매나 배터리 생산 및 공급 등의 사업을 공동으로 진행하는 것이다. SK이노베이션(096770)이 생산 중인 전기차 배터리의 판로 확대도 기대할 수 있다.

최 회장은 “SK의 중국 사업 전략은 형식적 합작이 아니라 상호 이익과 동반 성장 철학에 맞춰 시장을 함께 개척해 나가는 것”이라고 강조해 왔다. 이에 대해 업계 관계자들은 “최 회장의 파트너링 전략이 SK의 전기차 사업에 활기를 불어넣고 있다”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