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상가상' 정유업계, 석유화학 특화..돌파구 모색

by성문재 기자
2014.12.22 06:00:00

유가 하락·납사 과세 추진으로 부담 증가
카본블랙 등 특화된 석화분야서 먹거리 확보

[이데일리 성문재 기자] 정유업계가 유가 하락 등으로 수익성에 비상이 걸린 가운데 정부의 납사(Naphtha) 과세 추진이라는 또 하나의 악재에 직면했다. 정유사들은 석유화학 분야 특화를 통해 새로운 활로 찾기에 돌입하는 분위기다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 18일 기획재정부는 차관회의에서 납사 제조용 원유에 1%의 수입관세를 부과하는 방안을 통과시켰다. 오는 23일 국무회의에서 이 방안이 확정될 것으로 보인다.

정유업계는 이로 인해 연 1100억 원 규모의 세금을 추가로 부담하게 됐다. 이전까지 납사 제조용 원유는 관세(3%)를 감면받아 왔다.

정유사들은 이미 기록적인 국제 유가 하락으로 상당한 재고평가손실을 입었다. 원유를 들여오는데만 1개월 정도의 시간이 필요한 정유업계로서는 원유를 정제하는 순간부터 손해를 감수해야 하는 실정이다.

국내 최대 정유업체 SK이노베이션(096770)의 경우 지난 9월말 대비 배럴당 약 35달러 하락한 유가로 인해 4000억 원 이상의 재고평가손실이 발생한 것으로 평가된다.

정유업황 부진과 사업환경 악화가 계속되자 정유사들은 정유 부문에 집중된 사업구조를 특화된 석유화학 분야로 확장하고 있다.

현대오일뱅크는 국내 정유사 중 처음으로 카본블랙 사업에 진출했다. 지난 17일 독일계 카본블랙 업체와 합작법인 설립 및 신규 공장 건설을 위한 협력계약을 체결했다. 현대오일뱅크 대산공장 내 8만6000㎡(약 2만6000평) 부지에 들어설 예정인 카본블랙 합작 공장은 연간 16만t의 카본블랙을 생산할 수 있는 규모로 오는 2017년 상업가동할 예정이다.

카본블랙은 석탄에서 나오는 콜타르와 원유 정제과정에서 나오는 슬러리오일 등을 불완전 연소시켜 만든 탄소분말이다. 주로 타이어, 고무 등의 강도를 높이는 배합제나 프린터 잉크의 원료로 쓰인다.

구자인 현대오일뱅크 신사업팀장은 “합작사 영업망을 통해 제품을 국내외 시장에 판매, 연간 3000억 원의 매출을 올릴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정유업체별 신규 진출·육성사업 현황(자료: 각사)
GS칼텍스는 탄소소재 사업과 바이오부탄올 사업에 공을 들이고 있다. 자체 개발한 ‘탄소섬유 LFT(장섬유 강화 열가소성수지)’를 국내 기아차 및 해외 완성차 업체에 공급하는 한편 오는 2016년부터는 바이오부탄올 상업화에 나설 계획이다.

SK이노베이션은 석유화학 100% 자회사인 SK종합화학을 통해 정밀화학 분야 선도기업인 일본 미쓰비시케미칼과 전략적 제휴를 맺고 아크릴산 및 아크릴에스테르 사업을 추진중이다. 아크릴산 및 아크릴에스테르는 프로필렌을 고부가화한 제품으로 페인트 및 접착제, 첨가제 등 정밀화학 제품의 원료로 사용된다.

에쓰오일(S-OIL(010950))은 울산 온산공단에 2016년까지 PO(프로필렌옥사이드) 공장을 건설할 계획이다. 현재 기본설계작업을 진행중이다. 연질 및 경질 폴리우레탄(PU) 원료로 사용되는 PO는 현재 국내 기업 중에서는 SKC(011790)가 유일하게 생산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