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 연말인사, 키워드 '혁신 인재' 발탁

by류성 기자
2013.11.25 07:00:00

업종별, 기업별 승진이나 인사폭 크게 엇갈릴 듯
삼성은 전자 계열사 중심 대규모 승진잔치 예상
현대차, SK, LG는 변화보다는 조직 안정형 인사예상

[이데일리 류성 선임기자 김현아 김형욱 기자] 올해 재계의 연말 인사에서는 업종이나 기업별로 승진규모나 인사 폭에 있어 희비가 어느 때보다 크게 엇갈릴 것으로 예상된다. 상대적으로 선방한 전기·전자분야는 대규모 승진 잔치가 예상되는 반면에 건설, 조선, 철강, 중화학, 금융 업계는 찬바람이 강하게 불 것으로 점쳐진다.

24일 재계에 따르면 올해 연말 인사에서는 세계 경제의 불확실성이 지속되면서 기업마다 경영위기 돌파를 위해 성과위주의 엄격한 인사가 주류를 이룰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에 따라 실적을 중시하는 엄격한 신상필벌의 인사문화가 더욱 정착할 것으로 보인다. 위기 경영상황에서는 ‘뛰어난 실적’만이 기업의 미래를 보장한다는 확신에서다.

특히 주요 그룹마다 창조형 기업 만들기를 통한 경쟁력 제고와 미래 먹거리 찾기에 본격적으로 나서고 있어 실력이 검증된 ‘혁신형’ 인재들을 대거 발탁 승진하는 인사가 두드러질 것으로 보인다.

재계의 맏형격인 삼성그룹은 올해 연말인사를 어느 해보다 대규모로 실시할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은 12월 초에 사장단과 임원인사를 순차적으로 실시할 계획이다. 그룹 전체적으로는 올해 사상 최고의 실적을 거둔 삼성전자(005930)는 역대 최대 규모의 승진 인사가 점쳐진다.

하지만 상대적으로 실적이 신통치 않은 삼성물산(000830), 삼성중공업(010140), 삼성석유화학, 삼성엔지니어링(028050), 삼성생명(032830), 삼성화재(000810) 등 건설·중화학·금융 분야의 계열사에서는 문책성 인사가 상당 규모로 이뤄질 가능성이 있다. 이건희 삼성회장의 경영권 승계를 완성하기 위한 사전 정지작업 차원의 대대적인 경영진의 물갈이 가능성도 제기된다.

수시인사 스타일을 고수하고 있는 현대차는 경기 불확실성이 지속되면서 올해 연말인사에서는 대규모 인사 가능성은 낮은 것으로 관측된다.

다만 현대제철과 현대하이스코의 합병으로 철강 계열사 중심으로 큰 규모의 연쇄적인 임원인사가 이어질 전망이다. 이달 초 권문식 연구개발본부장(사임) 등 임원진 3명이 사임한 현대차 연구개발(R&D) 부문의 후속 임원인사도 큰 폭으로 이뤄질 가능성이 있다.



그룹의 사장단은 연말에도 큰 변화가 없을 전망이다. 최근 그룹 안팎에서는 선임 부회장 1~2명의 교체설도 흘러나오지만, 위기경영 체제인 만큼 변화보다는 안정에 무게가 실릴 가능성이 크다. 내년 중에는 그룹의 오너인 정의선 부회장의 역할이 더욱 확대될 것이라는 얘기도 흘러나오고 있다.

SK그룹은 오너인 최태원 회장의 부재로 인해 그룹 안정을 최우선하는 인사가 단행될 전망이다. 이에 따라 SK그룹의 연말 인사폭은 그리 크지 않을 것이란 예상이다.

총수부재로 인한 그룹의 위기상황에서 승진 잔치는 이미 물건너 갔다는 전망까지 나오고 있다. 인사 시기도 지난해와 달리 12월 초·중순 경으로 앞당겨질 가능성이 제기된다. 가장 관심을 끄는 것은 SK텔레콤(017670)과 SK하이닉스(000660) 등 실적이 좋았던 계열사의 대표이사 이동이나 승진여부다. SK증권, SK해운, SK건설, SK네트웍스,SK컴즈 등 올해 실적이 급감한 계열사의 경우 인력이동 폭이 클 수 있다.

LG그룹은 올해 인사에서 어느 때보다 신상필벌을 엄격하게 적용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구본무 LG회장은 “시장선도에 대한 업적을 임원 평가에 반영하겠다”고 강조한 바 있어 시장선도 성과를 얼마나 냈는냐에 따라 임원들의 희비가 크게 엇갈릴 전망이다. LG그룹은 이달 말 사장단 및 임원인사를 실시할 방침이다.

그룹 전체적으로 사장단 인사는 소폭에 그칠 것으로 예상된다. 주요 계열사 사장들이 취임한 지 얼마되지 않았고 올해 경영 실적도 무난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