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피용익 기자
2011.04.19 05:33:05
S&P 경고에 충격..한때 247포인트 밀리기도
[뉴욕=이데일리 피용익 특파원] 뉴욕 증시가 18일(현지시간) 거래를 급락세로 마감했다. 신용평가사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가 미국의 국가신용등급 전망을 `부정적`으로 하향 조정한 여파다.
블루칩 중심의 다우 지수는 전일대비 140.24포인트(1.14%) 하락한 1만2201.59를,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29.27포인트(1.06%) 내린 2735.38을, 대형주 중심의 S&P500 지수는 14.54포인트(1.10%) 떨어진 1305.14를 각각 기록했다.
S&P는 개장 직전 내놓은 보고서에서 미국의 신용등급 전망을 `안정적`에서 `부정적`으로 낮췄다. 또 재정적자 감축 노력이 충분치 않을 경우 2년 내에 현재 `AAA`인 신용등급을 강등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미국의 재정적자 문제가 심각하다는 것은 이미 알려진 사실이었지만, S&P가 등급 전망을 `부정적`으로 제시한 것은 처음이라는 점에서 충격이 컸다.
이로 인해 투자심리가 급랭하면서 다우 지수는 장 중 247포인트 빠졌고, S&P500 지수는 1300선을 내주기도 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전미주택건설업협회(NAHB)가 발표한 4월 주택건설업 지수는 17에서 16으로 하락해 여전히 싸늘한 주택경기를 반영했다.
여기에 중국이 올 들어 네 번째로 지급준비율을 인상했다는 소식은 수요 둔화 우려로 이어지며 에너지주와 원자재주에 부담을 더했다.
이날 전미기업경제학협회(NABE)는 일본에서 발생한 대지진과 높은 국제 유가에도 불구, 미국 경제가 회복세를 지속하고 있다고 진단했지만, 주가에 호재가 되지는 못했다.
다만 기업들의 실적은 대체로 좋았다. 씨티그룹의 1분기 순이익은 전년동기 대비 32% 감소했지만, 월가 예상보다는 높았다. 엘리릴리, 핼리버튼 등의 실적도 예상치를 웃돌았다.
뉴욕 증시는 장 후반으로 갈수록 낙폭을 줄였지만, 여전히 다우 지수는 지난달 16일 일본 대지진 이후 한 달여만에 가장 큰 낙폭을 기록하며 장을 마쳤다.
다우 지수를 구성하는 30개 블루칩 가운데 29개 종목이 하락했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A), 캐터필라, 알코아 등이 2~3%대 빠지며 지수 하락을 견인했다.
S&P500의 모든 업종이 약세를 보인 가운데 에너지주와 금융주의 낙폭이 특히 두드러졌다.
국제 유가가 배럴당 107달러대로 내려앉고, 중국의 지준율 인상 부담이 작용하면서 에너지주인 셰브론은 1.64%, 엑슨모빌은 1.41% 각각 하락했다. 원자재주인 알코아는 2.36% 밀렸다.
금융주 중에서는 BoA가 3.12% 하락했고, JP모간은 2.07% 내렸다. 다만 씨티그룹은 예상보다 좋은 실적을 내놓은 효과로 장 중 강세를 나타내다 보합에서 마쳤다.
다른 실적 발표 기업들의 주가는 엇갈렸다. 제약사 엘리릴리는 예상치를 웃돈 실적에도 1.08% 떨어진 반면, 에너지 기업 핼리버튼은 0.68% 올랐다. 장 마감 후 실적을 내놓는 텍사스인스트루먼트(TI)는 0.57% 하락했다.
S&P는 미국의 국가신용등급 전망을 `안정적`에서 `부정적`으로 하향 조정했다고 밝혔다. S&P가 미국의 등급 전망을 `부정적`으로 제시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국가신용등급은 `AAA`로 유지했다. 그러나 미국이 2년 내에 재정적자 비중을 낮추지 못할 경우 국가신용등급을 강등할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니콜라 G. 스완 S&P 애널리스트는 이번 등급 전망 하향에 대해 "최근 재정위기가 시작된 지 2년이 지나도록 미국 정책 결정자들은 여전히 재정 악화 상태를 반전시키거나 장기적 재정 압력을 해결하는 데 합의하지 않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미국 신용등급 전망을 `부정적`으로 제시한 것은 2년 내 미국의 국가신용등급을 하향 조정할 가능성이 최소 3분의 1(약 30%)이라는 것을 시사한다"고 덧붙였다.
NABE는 일본에서 발생한 대지진과 높은 국제 유가에도 불구, 미국 경제가 회복세를 지속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NABE는 이날 발표한 보고서에서 미국 경제 성장세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으며, 기업들의 높은 매출과 고용이 증가하고 있다고 밝혔다. 특히 기업들의 이익률이 높아진 점이 일자리 창출로 이어지고 있는 것으로 분석했다.
다만 NABE는 원자재 가격과 노동비용 상승으로 인해 재화생산 부문을 중심으로 인플레이션 압력이 높아지고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