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피용익 기자
2009.09.30 05:37:29
9월 소비자신뢰지수 예상 밖 악화
대도시 주택가격 3개월 연속 상승
엇갈린 경제지표로 회복 의구심 높아져
[뉴욕=이데일리 피용익특파원] 뉴욕 증시가 29일(현지시간) 하루만에 약세로 돌아섰다. 부진한 소비지표가 주택지표 호재를 상쇄했다. 가격부담과 달러강세에 따른 유가 하락도 부담으로 작용했다.
블루칩 중심의 다우 지수는 전일대비 47.16포인트(0.48%) 하락한 9742.20을,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6.70포인트(0.31%) 내린 2124.04를, 대형주 중심의 S&P500 지수는 2.37포인트(0.22%) 떨어진 1060.61을 각각 기록했다.
이날 증시는 전일 급등에 따른 피로감에도 불구, 개장 전 발표된 주택지표 개선을 호재로 반영하며 상승세로 출발했다.
7월 S&P/케이스-쉴러 주택가격지수가 3개월 연속 상승한 것으로 발표되면서 투자심리가 호전됐다. 약국 체인점인 월그린의 실적 호재도 지수 상승을 견인했다. 에 따라 다우 지수는 장 초반 일시적으로 9800선을 넘어서기도 했다.
그러나 곧이어 발표된 소비지표가 예상 밖으로 악화되자 주요 지수는 하락세로 돌아섰다.
실업 문제가 지속된 영향으로 9월 컨퍼런스보드 소비자신뢰지수는 당초 상승 예상을 뒤엎고 전월대비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소비지표의 악화는 이번주 예정된 국내총생산(GDP) 수정치, ISM 제조업지수, 고용보고서 등 주요 경제지표에 대한 우려를 높이며 주식 매도세로 이어졌다.
아울러 리처드 피셔 댈러스 연방준비은행 총재가 경기 회복 후 빠른 속도로 금리인상에 나설 수 있다고 언급한 점도 주식 시장에 부담으로 작용했다.
달러 강세와 국제 유가 하락도 증시에 약세 요인이 됐다. 다만 국채 시장은 소비지표 악화보다 주택지표 개선에 주목하며 주식 시장과 동반 약세를 나타냈다.
증시는 오후 들어 반발 매수세에 힘입어 낙폭을 축소하기도 했다. 그러나 장 후반으로 갈수록 매도세가 집중되며 결국 하락 마감했다.
다우 지수를 구성하는 30개 종목 가운데 4개가 상승했고, 25개가 하락했다. 1개는 보합을 기록했다.
주요 지수가 하락한 가운데서도 금융주는 전반적으로 상승세를 나타냈다.
씨티그룹은 포르투갈 신용카드 사업부문을 바클레이즈에 매각한다고 밝힌 영향으로 3% 가까이 올랐다. 바클레이즈는 씨티그룹에 1억달러 가량을 지급할 것으로 알려졌다.
CIT그룹은 헤지펀드 매니저인 존 폴슨이 인디맥과의 합병을 추진중이라는 뉴욕포스트 보도로 인해 31% 넘게 치솟았다.
JP모간은 투자은행(IB) 부문 최고경영자(CEO)에 제스 스탤리를 선임했다는 소식에 소폭 상승세를 기록했다.
이밖에 회사채 발행 시장이 활기를 띄고 있다는 파이퍼재프리의 보고서로 인해 신용평가사인 무디스가 10% 넘게 올랐고, S&P의 모회사인 맥그로힐은 7% 상승했다.
주택지표 개선으로 인해 미국 3위 주택건설업체인 레나는 1% 넘게 올랐고, 로스앤젤레스(LA) 소재 건설업체 KB홈은 2% 가까이 상승했다.
7월 S&P/케이스-쉴러 주택가격지수는 전월 대비 1.6%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로이터가 집계한 월가 이코노미스트들의 전망치인 0.5% 상승을 세 배 이상 웃돈 것이다.
미국 내 20개 주요 도시 가운데 시애틀과 라스베이거스를 제외한 18개 도시의 집값이 6월보다 상승했다.
주택차압 증가, 대출금리 하락, 생애 첫 주택구입자에 대한 세금 지원 등이 주택 판매 증가로 이어지며 가격이 올랐다.
전년동월 대비로는 13.3% 하락, 17개월만에 가장 작은 하락폭을 기록했다.
컨퍼런스보드는 9월 소비자신뢰지수가 53.1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는 전월 54.5에서 1.4포인트 하락한 것이며, 블룸버그가 집계한 이코노미스트들의 예상치 57을 큰 폭으로 밑돌았다.
현재 상황을 보여주는 지수는 25.4에서 22.7로 떨어져 26년 최저를 기록했던 3월 이후 가장 낮았다. 특히 일자리를 얻기 어렵다는 응답이 44.3%에서 47%로 높아졌다.
6개월 후의 경기에 대한 기대지수는 73.8에서 73.3으로 하락했다. 응답자 5000명 가운데 21.3%만 경기가 개선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리처드 피셔 댈러스 연방준비은행 총재는 긴축 통화정책이 필요해질 경우 빠른 속도로 금리 인상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피셔 총재는 이날 텍사스 크리스찬대학에서 가진 연설에서 "긴축 통화정책을 펼 시기가 되면 연방준비제도이사회(Fed)는 민첩하게 움직일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특히 "필요할 경우 완화 정책을 폈던 것과 같은 속도와 정도로 긴축 정책을 펼 것"이라고 말해 통화정책의 전환이 빠른 속도로 이뤄질 수 있음을 시사했다.
다만 긴축 통화정책으로 전환하는 시기는 "경제 성장이 안정되고 은행 시스템의 대출 여력이 확대될 때"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