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전설리 기자
2009.01.28 06:28:04
아멕스 등 실적 `안도`
20개 대도시 집값 사상최대 하락
1월 소비심리 `사상최악`
[뉴욕=이데일리 전설리특파원] 27일(현지시간) 뉴욕 주식시장이 경제지표 악재를 딛고 상승세로 마쳤다. 주요 지수는 1% 안팎의 상승률을 기록했다.
미국 최대 신용카드사인 아메리칸 익스프레스 등 일부 기업들의 실적이 월가가 예상했던 최악이 아니었다는 안도감이 투자심리를 지지했다.
이날 뉴욕 증시는 개장 초 경제지표 악재를 만나 잠시 하락권으로 떨어지기도 했으나 기대를 웃돈 실적에 무게가 실리면서 이내 반등했다.
미국의 20개 대도시 주택가격은 사상 최대폭으로 떨어졌다. 1월 소비심리도 사상 최악의 수준으로 위축된 것으로 나타났다.
블루칩 중심의 다우 지수는 8174.73으로 전일대비 58.70포인트(0.72%) 상승했다.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1504.90으로 15.44포인트(1.04%) 올랐다.
대형주 중심의 S&P500 지수는 845.71로 9.14포인트(1.09%) 전진했다.
국제 유가는 경제지표 악화에 따른 수요 위축 우려로 폭락했다.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거래된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 3월물 인도분 가격은 전일대비 배럴당 4.15달러(9.1%) 떨어진 41.58달러로 마쳤다. 이는 지난 7일 이후 3주만에 최대 낙폭이다.
아멕스를 비롯한 금융주가 올라 지수 상승을 주도했다.
아멕스(AXP)가 9.7% 뛰었다. 씨티그룹(C)과 뱅크오브아메리카(BAC)도 각각 6.6%, 8.3% 급등했다.
아멕스는 전날 장 마감 후 지난해 4분기 순이익이 1억7200만달러(주당 15센트)로 전년동기대비 79% 급감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는 월가 전망은 웃돈 수준이다.
휴대폰칩 제조업체 텍사스 인스트루먼츠(TXN)도 기대를 넘어선 실적에 힘입어 3.7% 올랐다.
TI의 4분기 순이익은 1억700만달러(주당 8센트)로 전년동기 7억5600만달러(주당 54센트) 대비 급감했다. 그러나 특별항목을 제외한 주당 순이익은 21센트로 톰슨 로이터가 집계한 월가 전망치인 12센트를 상회했다.
이밖에 US스틸(X)과 트래블러스(TRV), 넷플릭스(NFLX)도 실적을 호재로 각각 6.9%, 6.2%, 15.5% 상승했다.
US스틸의 지난해 4분기 순이익은 3억800만달러(주당 2.65달러)로 전년동기 3500만달러(주당 29센트) 대비 급증했다.
트래블러스의 4분기 순이익은 25% 감소했으나 월가 전망은 웃돌았다.
온라인 DVD 대여업체 넷플릭스의 지난해 4분기 순이익은 45%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3위 화학업체 듀폰(DD)은 실적 악화에도 불구하고 0.4% 전진했다.
듀폰은 4분기 6억2900만달러(주당 70센트)의 순손실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아울러 올해 실적 전망을 하향 조정했다.
반면 미국 통신업체 버라이존(VZ)은 실적이 월가 전망치에 부합했음에도 불구하고 3.3% 하락했다.
월가가 가장 신뢰하는 주택가격 지표인 스탠다드 앤드 푸어스(S&P)/케이스-쉴러 주택가격 지수에 따르면 20대 대도시의 11월 주택가격은 전년동월대비 18.2% 급락했다.
이는 지난 2001년 이 지수가 발표되기 시작한 이래 최대 하락폭. 블룸버그 통신이 집계한 월가 전망치인 18.4%에는 소폭 못미치는 낙폭이다.
대공황 이후 최악의 금융위기와 경기후퇴(recession) 여파로 주택시장의 침체가 더욱 가속화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11월 주택가격은 지난 2006년 중반 주택시장의 정점에 비해서는 25% 추락했다. 10월에 비해서는 2.2% 하락했다.
20개 도시 전역의 주택가격이 일제히 하락했다. 피닉스와 라스베가스, 샌프란시스코의 주택가격이 전년동월대비 각각 33%, 32%, 31% 폭락했다.
MFR의 조슈아 샤피로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주택가격이 여전히 바닥 근처에 이르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민간 연구기관인 컨퍼런스보드는 1월 소비자신뢰지수가 전월의 38.6(수정치)에서 37.7로 하락했다고 밝혔다.
이는 지수가 산정되기 시작한 지난 1967년 이후 최저치. 마켓워치와 블룸버그 통신이 집계한 월가 전망치인 38과 39도 하회한 수준이다.
실업률이 치솟고, 주택가격의 추락이 거듭되면서 미국 경제의 70%를 차지하는 소비 심리가 가파르게 위축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버락 오바마 새정부에 대한 기대감도 소비 심리를 개선시키지는 못했다.
컨퍼런스보드의 린 프랑코 이사는 "새해가 시작됐지만 소비자들의 경제에 대한 비관적인 전망은 지난해 연말과 다름이 없었다"며 "앞으로도 경제 여건과 수입에 대해 꽤 비관적인 자세를 견지할 것"이라고 내다봤다.